거위들을 찾아 하천가를 배회한 오후

2020. 8. 3. 19:57동네하천에서 만난 새/거위들과 짧은 만남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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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비가 지독히도 내리는 오늘 오후, 인도교에 올라가서 거위가 있는지 살펴보았지만 근처 어디에도 거위는 보이질 않았어요.

인도교에서 내려다보니 작은 섬들, 바위들도 모두 물 속에 가라앉았습니다. 

지난 밤 비로 하천의 수위는 올여름 최고로 올라간 것으로 보입니다. 

산책을 나간 시간에는 비가 좀 약해졌고 수위도 내려간 상태라서 거위들도 찾아볼 겸 하천가 산책길로 내려가 하류쪽으로 걸어보았습니다. 

죽은 물고기들이 쓰러진 풀 사이, 풀밭 위에 죽어 있었습니다.  

최고 수위였을 때 하천가의 풀들은 모두 물 속에 잠겼던가 봅니다. 

경사면을 살펴보니 사면 중간까지 물이 올라갔던 흔적이 보입니다. 

부처꽃 꽃밭의 부처꽃들이 모두 쓰러져서 일어서질 못하고 누워있네요.

쌍개울의 꽃밭도 물 속에 한 번 들어갔다 나온 모습입니다. 

쌍개울 다리 근처 애기부들과 한삼덩굴도 모두 물 속에 빠져버렸네요. 

다리 난간 한 쪽이 뜯겨나갔습니다. 

밀려온 쓰레기가 쌓여 있습니다.

흙탕물이 빠른 속도로 흘러가네요.

버드나무가 수난입니다. 여러 그루가 기울어져서 곧 쓰러질 것만 같습니다. 

하늘은 아직 더 비를 보내야겠다 신호를 보냅니다. 

돌아오는 길에 인도교 근처 건너편쪽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동안 거위들이 지냈던 곳입니다.

도대체 거위들은 어딜 간 걸까요?

밤에는 거위들이 머물던 곳도 모두 잠겼을텐데... 잘 피해서 더 높은 곳으로 도망쳤을까요?

아니면 빠른 속도의 하천물살에 떠밀려 멀리멀리 떠내려가버린 것일까요? 

빗방울이 조금씩 더 굵어집니다.

오늘밤에도 하천물 수위가 더 높아질 수도 있겠네요.

돌다리는 모두 잠겼고 돌다리로 내려가는 계단도 잠긴 상태입니다. 

건너편 기둥에는 가마우지가 보이질 않습니다. 비가 내리니까 날개를 말릴 일도 없고...어디 숨었겠지요?

예전에 집오리가 머물던 곳 근처 산책길 일부가 물 속에 잠겨버렸습니다. 

오리가 지내던 섬도 사라졌네요.

하천가로 내려가지 못하도록 접근금지 테이프가 붙어 있습니다. 

 

거위들을 만나지 못해 걱정스런 마음을 안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지금도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혹시 거위들이 무사하더라도 오늘밤 역시 지내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 불쌍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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