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삼덩굴의 끈질긴 생명력

2020. 8. 14. 08:46동네에서 만난 식물/하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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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삼덩굴은 우리 하천 곳곳에 끈질기게 자리잡고 자라는 풀인데, 유해식물이라는 딱지가 붙어 계속해서 생존을 위협받고 있지만 끄떡 없네요.

지난 봄 시에서 하천정비사업을 한다면서 땅을 갈아엎고 다시 씨를 뿌리고 풀을 심었습니다. 

시가 퇴치하고 싶은 한삼덩굴, 과연 정말로 없어질까? 궁금했지요. 

하지만 갈아엎은 땅에도 얼마후 한삼덩굴은 그 어떤 풀보다 먼저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이 어리고 귀여운 한삼덩굴 풀을 보면서 빙그레 웃었습니다. 

마치 인간들이 아무리 우리를 없애려고 애써봐라, 아무 소용 없는 일이야, 하는 듯 한삼 덩굴은 나날이 자신의 존재감을 내보였습니다. 

무성한 풀 사이를 비집고 정체를 드러내는 한삼덩굴을 발견할 때마다 어떤 통쾌함 마저 느껴지더군요. 

한삼덩굴의 생명력, 경이롭네요. 

8월에 들어서니 한삼덩굴의 꽃줄기가 나왔습니다. 

장마비에 다른 풀과 나무들이 지쳐갈 때도 한삼덩굴은 건재합니다. 

황폐하고 더러운 곳이라면 한삼덩굴이 나타나서 책임져주는 모습이 든든하기까지 합니다. 

어린 한삼덩굴잎이 푸릇푸릇 사랑스럽습니다. 

저는 한삼덩굴이야말로 인간의 치부를 감춰주고 인간이 땅에 자행한 폭력을 치유해주고 인간의 몸을 고쳐주는, 사실은 고마운 풀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한삼덩굴이 자랄 수밖에 없는지부터 우리 인간은 질문해야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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