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재 감독의 [길위에서], 비구니의 삶

2017. 3. 15. 09:40영상/삶의고민

이창재감독의 [목숨]을 보고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호스피스를 다큐로 다룬 영화로는 처음 본 영화였습니다.

그런데 인터넷에서 [목숨] 이전의 다큐 [길위에서]를 발견한 거예요.

비구니를 다룬 영화라는 점에서 소재자체가 흥미로왔습니다.


1.감독은 비구니의 삶을 카메라로 따라가며  자신의 시선으로 담았지만

많은 나레이션을 더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비구니의 삶은 엿보기 어려운 삶인데, 

정말 섬 속에서 사는 것처럼 보이거든요.

다큐를 따라가다 보니 비구니의 삶도 보통 사람의 삶과 닮은 점도 있고 다른 점도 있더군요.

보통사람보다 덜 소비적이고 좀더 자연에 가까운 삶을 살고 있지만

오늘날의 소비문화에서 완전히 단절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2.그런데 제 시선을 끈 것은 

스님이 빛도 없는 골방에 은둔한 채 한끼 식사만 하면서 수련을 한다는 것입니다.

3년동안 어둡고 좁은 방 속에서 영양도 부족한 상태에서 수련을 한다는 것은 고행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지요.

부처님이 고행하지 말라 했다고 기억하고 있는데 참 이해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제가 나중에 이 얘기를 명상지도자분께 했더니 부처님도 위빠사나 명상 전에는 고행을 하셨다고 하네요.

하지만 이미 부처님이 깨닫고 고행하지 말라했는데 왜 이토록 고행하며 스스로의 육신을 망가뜨리는 걸까요?

마조히즘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한 스님은 3년의 고행을 끝내고 대상포진을 얻었는데,

몸이 완전히 회복되기도 전에 다시 그 수행을 떠나더군요.

참 이해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3.한 스님의 눈물이 기억납니다.

밥을 얻어먹으면서 수행을 하는데 도를 깨우치지 못하면 안 된다는 압박감이 느껴지는 눈물이었습니다.

그래도 그 스님은 순수함이 있구나 싶더군요.

일하지 않으면서 수행만 하는 스님이라면 당연히 고민해야 할 대목이겠지요.

제 생각에는 가만히 앉아서 수행하고 밥을 얻어 먹는 것보다는 일상적으로 자신의 몸 정도는 스스로 돌보면서 수행하는 것이 나을 것 같네요.


4. 영육 2원론에 사로잡혀 있는 종교인들은 몸의 가치를 낮게 평가하는 듯합니다.

하지만 '우리 인간은 몸 자체'라는 생각입니다. 

몸을 바르게 지키지 못하면 마음과 정신을 굳건히 지킬 수 없지요.

마음과 정신이라는 것도 결국 몸의 일부인 뇌의 산물이니까요. 


이런 저런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