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8. 14. 10:31ㆍ동네하천에서 만난 새/집오리의 삶과 죽음 2018-19
오리들과 약속한 대로, 일요일에도 조금 일찍 하천가로 향했습니다.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오리집 부근에 도착해서인지 오리를 찾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일단 산책부터 하자 싶었지요.
그리고 다시 오리집에 다가갔을 때였습니다.
오리들이 얼마나 시끄러운 소리로 울면서 달려오던지요...
귀가 멍할 지경이었습니다.
기장을 줄 때야 비로소 울음소리가 잦아들었습니다.
세 마리의 오리들이 머리를 맞대고 기장을 쉴새없이 부들부들 떨면서 먹는 모습이 정말로 배고팠구나, 싶었지요.
이날도 농1은 지체없이 기장을 향해 달려왔습니다.
우리 농1이 달라졌어요!
농1이 농3를 부리로 공격하니까, 농3가 멀리 도망갑니다.
이번에는 농1이 농2를 부리로 공격합니다.
농2도 농1을 멀리합니다.
농2와 농3는 농1과 거리를 두고 먹습니다.
어느 정도 충분히 먹었는지 잠시 먹는 일을 중단하고 헤엄도 치고 물도 먹고 합니다.
한결 평화로와진 모습입니다.
농1이 가려운지 부리로 솜털을 벅벅 긁었습니다.
부리에 솜털이 붙어 있는 모습이 귀엽습니다.
그런데 농1, 너 왜 그렇게 폭군처럼 변해버렸니?
농2,농3가 먼저 달려와서 기장을 먹어도 먹는 둥 마는 둥 하더니?
왜 그렇게 변했어?
주말동안 지켜본 바대로라면 농1은 결코 서열에서 하위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농1이 제일 높은 서열이라는 결론입니다.
그리고 농2, 농3 순서.
몸집의 크기와도 같은 순서로 생각되네요.
도대체 그동안 농1은 왜 기장을 농2,농3에게 양보했던 걸까요?
배가 고프지 않아서?
아니면 먹이가 나쁜 것인지 아닌지 신중하게 판단하기 위해서?
알 수 없습니다.
한참동안 오리를지켜 보다가 자리를 뜨는 데 꽥꽥꽥 합니다.
'잘가'하고 인사하는 걸까요?
아니면 '배고프니까 다시 와'라고 애원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