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의 새 깃털깃이 자라나다!(하천오리 시리즈 39)

2018. 9. 21. 08:00동네하천에서 만난 새/집오리의 삶과 죽음 20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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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하루 종일 비가 내렸습니다. 

저녁무렵이 되니 비가 그치지 않을까 좀 조바심이 났습니다. 

마침 비가 잠깐 그쳐 오리들에게 기장을 주러 나갔습니다. 


그런데 오리들이 오리섬 1에도 오리섬 3에도 오리섬 5에도 하천 어디에도 보이질 않아서 조금 불안한 마음이 들었지요. 

친구는 "오리야~오리야~"하며 큰 목소리로 오리들을 불렀습니다. 

오리들의 응답이 없으니 점차적으로 더 불안해졌습니다. 

오리 두 마리 모두 보이질 않으니, 혹시 사람이 오리들을 해쳤을까?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불안감이 커지니까, 머리가 좀 아파왔습니다. 

친구에게 하천따라 좀더 내려가 보자고 제안했습니다. 

오리섬3보다 좀더 아래 내려가니, "꽥꽥"하는 오리 소리가 들렸습니다. 

친구의 부름에 오리가 답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얼마나 반갑고 안도가 되던지요. 

오리는 친구를 따라 하천을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저는 오리들 뒤를 따라갔습니다. 

친구는 기장을 물 속에 던져주었습니다. 

오리들이 좀더 먹기 쉬우라고 그랬다는군요. 

오리들이 기장을 물과 함께 먹으니 친구말이 맞을 겁니다. 

그런데 농2의 상태가 좀 나아보입니다. 

목주변 털도 자랐고 깃털깃도 조금씩 자라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 속에서 농2의 푸른 깃털깃이 살짝 보입니다. 

자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말 다행이네요. 

오리들이 털갈이를 조금씩 지속적으로 한다는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는데, 

농2가 깃털깃을 잃은 자리에 새깃이 자라올라오는 것 아닐까요?

친구가 모이를 먹고 있는 오리들 근처에 방해가 되는 것으로 보이는 풀을 치워주는 동작을 취하자마자

오리들이 놀라서 멀리 달아납니다. 

확실히 겁이 많아졌네요. 

멀리 떨어져서 

농1은 깃털을 다듬고 물을 마십니다.

농2은 풀 근처에서 뭔가를 먹고 물도 마십니다. 

오리들이 겁을 먹고 다시 기장을 먹으러 오지 않을까봐 조금 걱정이 되었습니다. 

농2는 오리섬5 근처의 쓰러진 풀 속에서 뭔가를 찾아 먹네요. 

농1은 잠시 식사를 멈춘 김에 깃털 다듬기에 집중합니다. 

농1의 솜털이 물 위로 떠내려가네요. 

오리들은 잠시 불안해져 멀리 떨어져서 상황을 지켜보더니 결국 다시 기장을 먹으러 다가왔습니다. 

친구는 오리의 불안을 줄여주기 위해 거리를 두고 쭈그리고 앉았습니다. 

다시 이슬비가 내립니다.

오리들이 다시 기장을 먹기 시작하니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식사중인 농2을 쳐다보면서 혹시 농2의 깃털깃은 스트레스로 인해 빠진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목을 물리는 공격을 받자 두려움에 사로잡힌 농2가 살아남았지만 트라우마가 생겨 깃털깃이 뭉텅 빠진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요.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을 때 머리카락이 왕창 빠지는 것처럼 말이지요. 

아무튼 농2의 깃털깃이 자라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친구가 오리의 식사가 끝나갈 무렵, 소리쟁이 연한 잎을 따서 오리들에게 던져주었지만 오리들이 먹지 않네요. 

소리쟁이는 좋아하지 않는 모양이예요. 


우리는 오리들에게 "내일 보자"는 인사를 건네고 헤어졌습니다. 

오늘 하루도 무사한 오리들을 보니 오늘 밤 잠이 잘 올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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