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들과 갯버들꽃(하천오리 시리즈 83)

2019. 2. 16. 15:03동네하천에서 만난 새/집오리의 삶과 죽음 20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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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에 유기오리 커플을 만나지 못해서 마음이 쓰여서 

월요일(2월11일)에는 유기오리커플의 영역에 다가갔을 때 주변을 유심히 둘러보았습니다. 

평소 먹이를 주는 곳에 이르렀을 때 멀리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지요.

친구가 먼저 "오리들이다!"라고 알아보았습니다. 

바로 유기오리 커플이 물밖으로 나와 산책하는 사람들을 향해 다가가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오리들이 물밖을 나와 자기들을 향해 다가오니 신기해서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사진찍기에 바빴습니다. 

사실 오리들이 원하는 것은 사진 모델이 아니라 먹이였는데 말이지요.

오리들이 왜 물밖으로 나왔는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오리를 향해 저벅저벅 다가가면서 스마트폰을 내미니,

오리들은 놀라서 물 속으로 달아납니다. 

오리들이 얼른 물 속으로 도망쳐들어 온 모습을 보고 우리는 오리들을 불렀습니다. 

주변에 청둥오리, 흼뺨검둥오리들도 보이네요.

오리들이 얼른 우리를 향해 다가옵니다. 

유기오리커플이 잘 지내고 있어 반갑고 좋았습니다. 

이제 이 오리들과도 조금씩 친해지는 듯합니다.

주변의 야생오리들까지 우리가 부르면 뒤따라옵니다.

이 동영상은 조금 어지러울 수 있습니다. 

오리들을 조금 확대해서 찍어보려다가 서툴러서 어지러운 영상이 되어버려 죄송합니다. 

하지만 어지러움을 감수하고서라도 보시겠다면... 


아무튼 유기오리들에게 누룽지를 주고 우리는 오리 세 식구를 만나러 부지런히 떠났습니다. 

오리 세 식구도 잘 있네요. 

평소와 달리 월요일에 오리들을 찾은 것은 앞선 목요일에 오리들이 너무 배고파보였고 좀 말라보인다 싶어서 먹이주기를 좀 당긴 것이지요. 

오리들도 우리가 무척 반가운가 봅니다. 

농1과 농2가 얼마나 잽싸게 헤엄쳐 오는지 서둘러 뒤따라잡기 위해 야1은 물 위를 약간 날아올라 보조를 맞춥니다. 

아... 이 멋진 장면은 순식간에 벌어져서 미처 카메라로 포착하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아무튼 이 날은 오리들의 격한 환영인사, 꽥꽥거림이 있었습니다. 

물론 평소에도 이렇게 먹이를 기다리는 동안 꽥꽥거리긴 하지요.^^

어쩌면 환영인사가 아니라, '어서 밥줘~'하는 조르는 광경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리들의 편안한 저녁식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친구는 식사하는 오리들을 물끄러미 지켜보고 섰습니다. 

평소대로 일정한 간격을 두고 서서 바라봅니다. 

소심한 오리들의 식사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지요.

지난 주에 야1이 농2에게 덤비는 광경을 지켜보았습니다. 농2가 야1의 기세에 눌려 피했었지요.

그런데 이 날도 야1은 슬쩍 농2에게 힘을 과시해보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농1에게는 기가 눌립니다. 농1의 야1 쫓기는 계속되네요. 

예전처럼 거칠게 내쫓지는 않고 눈치를 주는 정도지만 야1은 알아서 피합니다. 학습효과인 듯한데... 

언젠가 야1이 농1에게도 자신의 힘을 과시해 보일 날이 올런지 모르겠습니다. 

앗! 멀리 새끼 청둥오리 암수가 보입니다. 

동영상 속에서는 잘 분간이 되질 않지만 정말 사랑스럽고 귀여운 모습이예요.

오리 새끼들을 올 겨울에 여러 마리를 보게 됩니다. 

오리 세 식구가 식사하는 모습을 천천히 담아보았습니다. 

야1도 이제 제법 편안하게 기장먹기에 동참합니다. 

물도 먹고 기장도 먹고...

집중해서 식사를 하는 오리들을 지켜보는 시간이 평화롭고 좋습니다. 

오리식당인 이곳을 지키고 있는 갯버들이 꽃을 피우기 시작했네요. 

털코트를 입고 있는 듯한 모습에 갯버들꽃을 버들강아지라고 부른다지요. 

곧 봄이 올 것만 같습니다. 

한차례 식사를 끝낸 오리들이 유유히 물 위를 헤엄치며 소화를 하는 중입니다. 

이렇게 식사하다 조금 헤엄치다 또 식사를 이어가고...

배가 고플 때는 몇 차례 이런 식의 식사를 계속합니다. 

앞선 목요일에 비지를 거부했던 오리들인지라 이날은 기장에 이어 삶은 멸치를 던져주었습니다. 

차례차례 주고 싶었는데 바람이 심하게 불어 제대로 던질 수가 없어서 본의아니게 야1에게 멸치를 충분히 주지 못했습니다. 

미안, 야1아~ 

멸치를 먹은 오리들이 또 한 차례 휴식을 합니다. 

멸치를 먹은 후 누룽지를 나눠주었는데 야1의 모습이 보이질 않네요.  

야1은 누룽지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혼자 떨어져서 다른 것을 구해 먹는 모습입니다. 

야1이 있건 없건 농1과 농2는 열심히 식사를 이어갑니다. 

청둥오리 수컷이 근처를 배회합니다. 

물 속에 혹시 떨어진 누룽지나 멸치까지도 남김없이 먹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 오리들. 

요즘이 무척 배가 고픈 시절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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