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뺨검둥오리, "나도 같이 먹자~"(하천오리 시리즈 84)

2019. 2. 18. 13:57동네하천에서 만난 새/집오리의 삶과 죽음 20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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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은 눈이 내렸지요. 

일기예보는 저녁이 되서야 눈이 내린다고 했지만 오리밥 주러간 오후에도 눈은 내렸습니다. 

우산을 꺼내들고 하천가로 나왔더니 길바닥에 눈이 얇게 깔려 있네요. 

눈이 오는 날이지만 까치, 백로는 개의치 않고 먹이구하기에 집중하고 있었어요.

먹고 사는 일이 어디 쉬운 일일까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생존을 위한 먹이 구하기는 계속될 수밖에요.

눈이 내리는 중이라 그런지 하천가에는 옅은 물안개가 낀 것처럼 보입니다.  

평소 유기오리 커플에게 밥을 주는 곳에 도착하니 왜가리가 있었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다가가니 훌쩍 날아올라 사라집니다. 

멀리 돌다리가 보이고, 돌다리를 건너는 사람도 보입니다. 

가까이 다가가니 유기오리 커플이 지나가는 사람에게 구걸을 하고 있네요. 

돌다리를 건너는 사람에게 꽥꽥하며 먹이를 달라고 보채보지만 반응 없이 가버리고 유기오리커플은 돌다리 주변에서 배회합니다. 

이 돌다리가 유기오리 커플의 영역끝입니다. 

친구랑 약속시간을 지켜야 하니 일단 오리들에게 먹이를 주지 못하고 지나쳐갔습니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주기로 했지요. 

사람들은 눈 때문에 우산을 쓰고 다니지만 야생 오리들은 눈이 오건 말건 먹이 구하기에 바쁩니다. 

또 다른 백로가 보입니다. 확실히 우리 하천에 백로가 늘어나긴 했습니다. 

멀리 친구가 걸어오는 모습이 보이네요. 

함께 오리 세식구를 만나러 갔습니다. 

오리들은 오리섬3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오리들이 친구가 부르는 소리에 뒤뚱뒤뚱 걷다가 금방 물 위를 헤엄쳐 옵니다. 

농1, 농2, 야1의 순서로.  

갯버들 가지 사이로 오리들이 기장을 향해 다가오는 모습을 찍어봅니다. 

눈이 아주 많이 내리지는 않아서 물가에는 눈이 보이질 않네요. 

오리들이 사이좋게 기장을 먹습니다. 

친구의 검정우산 위에도 눈이 조금 묻어 있습니다. 

갯버들의 앙상한 가지 위의 꽃, 마른 풀 위의 눈... 겨울이 조금씩 떠나가고 봄이 조금씩 다가오는 풍경이 아름답네요. 

앗! 흰뺨검둥오리가 근처를 배회하면서 물 위로 떠서 가는 기장알갱이들을 건져먹습니다. 

흰뺨검둥오리는 오리 세 식구를 향해 조금씩 다가옵니다. 기장맛을 알게 된 거죠.

청둥오리 숫컷들도 보입니다. 

오리 세 식구가 한차례 식사를 끝내고 물 위를 헤엄치는 동안 잽싸게 좀전의 흰뺨검둥오리가 남은 기장을 접수하기 위해 물가에 나타났습니다. 

흼뺨검둥오리가 오리 세 식구가 자리를 비운 사이 남은 기장을 맛나게 먹고 있는데, 

헤엄치다 돌아온 오리들이 기장을 먹고 있는 흰뺨검둥오리를 발견하고 화들짝 놀랍니다. 

농1이 흰뺨검둥오리를 내쫓네요. 

하지만 흰뺨검둥오리는 포기를 못하고 주변을 계속 배회하면서 눈치를 봅니다.

농1과 농2는 흰뺨검둥오리에게 텃세를 합니다. 

일단 분위기를 보니 먹기 힘들 것 같아 흰뺨검둥오리는 물 속으로 일보 후퇴합니다. 

눈발이 점점 더 거세집니다. 

흰뺨 검둥오리가 다시 돌아옵니다. 

이번에는 청둥오리까지 한 번 끼어볼까 눈치를 봅니다.

하지만 유기오리들의 강경한 대응으로 끼어 먹기가 쉽지 않네요. 

포기를 못하는 흰뺨검둥오리가 조금 안됐어요. 

비둘기 때와는 조금 마음이 달라지는 것이 왜 인지...

흰뺨검둥오리는 물위로 살금살금 걸어가며 기회를 엿보지만 

농1의 눈치에 다시 도망을 가고..

다시 기회를 엿보며 다가오지만... 여의치 않습니다. 

이번에는 청둥오리 숫컷이 나타나 기장 먹을 기회를 엿보지만... 쉽지 않네요.

결국 흰뺨검둥오리도 청둥오리 숫컷도 기장먹길 포기하고 오리 세 식구의 평화로운 식사가 계속됩니다. 

비록 눈은 점점 더 세차게 내리지만 식사를 방해하지는 못합니다. 

식사하는 오리들을 두고 다시 유기오리커플에게 밥을 주기 위해 떠납니다. 

멀리 백로와 왜가리가 눈이 내리니 움츠려 있습니다. 

친구가 유기오리커플을 찾아 불러보지만...

유기오리커플은 어디에도 보이질 않습니다. 

눈발이 세져서 어딘가 숨어 있나 봅니다. 

결국 한참을 오리를 찾아보다 포기하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오리들을 만나러 올 때와 달리 길 위에는 눈이 제법 쌓였습니다. 

하천 주변에 안개가 껴서 신비로운 느낌마저 줍니다. 

아직 겨울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오리들의 계절이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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