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가 성격이 거칠어진 까닭은?(하천오리 시리즈98)

2019. 3. 21. 08:00동네하천에서 만난 새/집오리의 삶과 죽음 20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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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토요일에 서울에 다녀오는 길에 이마트에서 오리들에게 줄 곡식을 구입했습니다. 

그동안 기장을 주었는데, 이제 오리들도 많이 자라서 식사량도 많아지고 해서 기장보다 잡곡을 주기로 결정했지요. 

9가지 곡식이 섞여 있는 것을 택했습니다. 귀리, 현미, 찹쌀현미, 기장, 수수, 완두콩 등이 들어 있는 것입니다. 

곡식 4킬로그램을 지고 하천가를 지나가면서 살며시 오리들의 근황을 멀리서 지켜보았습니다. 

동네 꼬마들이 우르르 오리구경을 하나 싶더니, 

오리들을 향해서 나뭇가지를 휘두르고 하천에 돌을 던지는 모습을 보고 좀 놀랐습니다. 

오리들을 놀라게 하는 것을 크게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놀이처럼 여기는 듯해서요. 

아이들이 돌로 오리를 겨냥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아서 개입하지는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동물과 관계맺기를 제대로 할줄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컸습니다. 


이날은 오리들에게 먹이를 주지 않고 왔구요, 

이번 주 월요일(3/18)에 오리들에게 토요일날 산 잡곡을 주러 갔습니다.  

농원이와 농투가 우리를 발견하고 부지런히 헤엄쳐 옵니다. 

야일이 보이질 않았지만, 일단 농원과 농투에게 잡곡을 조금 줘보기로 했습니다. 

잘 먹나 어쩌나 싶어서요.

친구는 야일을 찾아나섰습니다. 

발견한 모양입니다. 손짓을 하네요.

농원과 농투는 잡곡을 무척 잘 먹습니다. 다행입니다. 

기장보다 더 잘 먹는다 싶습니다. 

혹시 알갱이가 더 굵어서일까요?

야일이 친구를 알아보지 못해서 친구가 돌다리를 건너 야일을 찾으러 갔습니다. 

야일이 결국 저를 발견했습니다. 헤엄쳐오네요.

야일이 꽥꽥 울면서 헤엄쳐 옵니다. 

야일이 농원과 농투가 우리를 찾아 헤엄쳐 온 것을 알지 못하고는 혼자서 울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야일이 날로 단단해져 갑니다.  

뒤늦게 식사에 합류한 야일. 

농원과 농투가 먼저 준 잡곡은 거의다 먹어치웠습니다.

자신을 따돌리고 둘이서 먼저 식사를 하고 있어서 화가 난 걸까요?

유달리 농투를 물고 부리로 찌르고 괴롭힙니다. 

아니면 너무 배가 고파서 만만한 농투를 공격하는 걸까요?

농투는 농원 곁에서 식사를 계속합니다. 

결국 야일의 공격이 너무 거세지니 조금 자리를 피합니다. 

야일과 농원의 식사는 계속됩니다. 

야일은 농원까지 공격하네요. 

하지만 농원은 그냥 공격당하고 있지 않습니다. 

야일에게 몇 배로 갚아줍니다. 

분명한 것은 지난 번에 야일이 앓고 난 후 더는 농원도 농투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야일은 농투는 만만한 상대로 여기는 것 같고 농투는 야일의 공격에 대응하지 않고 피합니다.

야일은 농원도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농원은 야일이 공격하면 함께 공격을 되갚아줍니다.

지켜보는 저로서는 속상합니다. 

야일이 너무 농투를 공격해서요. 

아무래도 배가 고파서 더 거칠어진 것 같아 다음 날 다시 와서 좀더 식사량을 늘여서 줘야겠다 싶었습니다. 

잡곡이 기장보다는 저렴하니까 좀더 많이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유기오리 커플은 발견하지 못해서 먹이를 주지 못했습니다. 

워낙 동에서 번쩍 서에서 번쩍하는 존재들이라...

그래서 날쌘돌이, 얌전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동번, 서번으로 새 이름을 주기로 했습니다. 

이들의 영역은 지금 더 넓게 확장되었습니다. 

물도 차면서 낮게 날기도 하니까 영역이 더 넓어지겠지요. 

앗! 민물가마우지가 잠수하면서 먹이를 구하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이렇게 가까이 가마우지의 물고기사냥을 보기는 처음입니다. 

가마우지가 물고기 사냥을 끝내고 하늘을 훨훨 날아가는 장면을 겨우 끝에 붙잡았습니다. 

언제 또 만날 날이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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