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 도미노(하천오리 시리즈108)

2019. 4. 11. 08:00동네하천에서 만난 새/집오리의 삶과 죽음 20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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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월요일에는 잡곡에 삶은 멸치까지 챙겨서 하천을 찾았습니다. 

유기오리 커플을 바로 만나서 기뻤습니다. 

주변에 아직도 머물고 있는 청둥오리가 있네요. 떠날 때도 되었건만...

비가 오질 않아 하천물이 너무 더럽습니다. 

이런 더러운 물을 먹는 오리들이 걱정이네요. 

우리가 준 누룽지와 잡곡을 맞나게 잘 먹어 귀엽습니다.

오리 커플에게 밥을 주고 오리 세 식구를 만나러 가는 길에 쇠백로를 만났습니다. 

쇠백로는 몸집이 작아서 꼭 어린 백로같아 보입니다. 

야일이가 뭍에서 햇살을 쬐며 앉아 있네요. 

주변에서 흰뺨검둥오리가 배회합니다. 

우리를 보고 야일이는 물 속으로 이동했습니다. 

뒤늦게 농투와 농원도 나타났습니다. 

오늘은 농투가 제일 먼저 헤엄쳐옵니다.

농투에 이어 야일, 농원, 그리고 흰뺨검둥오리까지.

언제나 그렇듯, 야일은 조금 떨어져 잡곡주기를 기다립니다. 

우리가 잡곡을 주고 떨어지면 그때서야 비로소 야일이 잡곡먹기에 합류합니다.

경계심이 많아서요.

흰뺨검둥오리가 살금살금 접근합니다.

이날따라 야일이 농투를 너무 구박합니다. 

부리로 찌르고 물고... 화가 나서 야일을 혼내주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구요.

식사가 끝날 때까지 야일의 농투 구박은 계속 이어집니다.

흰뺨검둥오리 커플이 오리 세 식구를 눈치를 보면서 물에 떠내려오는 잡곡을 먹습니다. 

비둘기도 살며시 뭍에서 눈치를 봅니다.

흰뺨검둥오리가 뭍으로 올라왔습니다. 

농원은 어느새 흰뺨검둥오리를 내쫓습니다. 

오리 세 식구의 식사를 넘보는 새들이 많네요. 

흰뺨검둥오리, 참새, 비둘기까지요.

농투를 구박하던 야일이 결국 농원에게 혼이 났습니다. 

야일은 멀리 달아났고 달아나면서 주위에 있던 흰뺨검둥오리를 부리로 위협하네요. 

이 모습을 보는데, 웃음이 났습니다. 

마치 도미노가 쓰러지는 광경같아 보였거든요. 

농원이 농투를, 농투가 흰뺨검둥오리를 차례로 구박하는 모습이 웃겼지요. 

그리고 농원이 야일을 혼내주니 속이 시원했습니다.


야일은 잡곡은 열심히 먹었지만 뒤이어 나눠준 삶은 멸치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살아 있는, 싱싱한 물고기를 직접 잡아먹어서 익은 멸치 따위는 거들떠 보질 않는 걸까요?

야일의 식성은 야생오리들의 식성같아요. 

누룽지도, 삶은 멸치도, 그밖의 다른 먹거리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나마 먹는 것은 곡식이네요.

잡곡은 좋아하면서 잘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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