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하천오리 시리즈114)

2019. 4. 22. 17:23동네하천에서 만난 새/집오리의 삶과 죽음 20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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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일요일이기도 했고, 벚꽃이 모두 져버렸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해서 하천가를 나갔습니다. 

벚꽃길을 걷다가 아래를 내려다 보니 동번이와 서번이가 헤엄쳐가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일요일 오후를 잘 보내고 있네요. 

농원이와 농투, 야일은 무얼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다리근처 습지부터 찬찬히 살펴보면서 내려왔지만

오리들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리섬에도 오리들이 보이질 않네요.

오리섬 위를아이들이 성큼성큼 걸어다니고 있었습니다. 

하천물이 너무 줄어서 얕아졌기 때문입니다. 

하천가 뽕나무에 새잎이 돋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앗! 야일이가 혼자 있는 것이 보이네요. 

제가 야일을 향해 사진기를 꺼내들고 있는데 야일이 나를 쳐다봅니다. 

알아볼까 조금 떨렸지만, 

아무 소리도 내질 않고, 옷차림도 평소와 달라서 알아볼리가 없지, 하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역시나 알아보질 못했습니다. 


농원과 농투는 돌아오는 길에 평소 밥주는 곳 근처에 있는 것을 발견했지만 

내 모습을 들키지 않기 위해 사진도 찍지 않고 얼른 자리를 피해버렸습니다. 

혹시나 알아보고 밥 달라고 조르면 큰일이니까요.

미안한 일이지요. 


이번에 든 생각은 오리들은 시간개념이 해가 지고 뜨는 것으로 파악할 것 같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평소 해가 지기 1시간 전 정도 밥을 주니까, 오리들이 점점 밥주는 시간을 일몰시간에 따라 늦게 판단할 거라는 것이지요.

요즘은 7시가 넘어서 해가 지니까, 평소보다 오리들이 밥주는 곳을 찾는 시간이 더 늦을 거라는 추측이 맞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모든 오리들이 무사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돌아오는 길에 발걸음이 가벼웠습니다. 


오늘은 평소보다 좀더 늦은 시간에 하천가에 밥을 들고 나가보려 합니다. 

제 추리가 맞다면 오리들을 쉽게 만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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