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노을 비친 하천의 오리들, 아름답구나(하천오리 시리즈142-2)

2019. 6. 18. 08:00동네하천에서 만난 새/집오리의 삶과 죽음 20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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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포스팅에 이어지는 지난 토요일(6/15) 저녁 오리들 이야기입니다. 

알고 보니, 오리들은 풀들을 헤치고 빙 둘러 나타났습니다. 

오리들이 사람 앞으로 걸어서 이동하지 않는 것, 

반드시 헤엄쳐서 먹이 주는 장소에 나타난다는 것을 염두에 두었다면 당황하지 않았을텐데요. 

오리들은 오리섬3 끝자락에 뿌려준 잡곡을 나란히 먹습니다.

 해가 제법 기울었네요. 오른편 하천 물 표면에 노을빛이 비칩니다.

야일이 쪼지 않는 걸로 봐서 그렇게 배가 고프지는 않은 모양이군요.

사이좋게 식사하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배가 너무 고프지 않아서 오리섬1 근처에서 우리를 기다리지 않고 일찌감치 오리섬3으로 이동했던 것 아닐까요?

거침없이 자라는 풀들이 오리섬3 위를 덮고 물가의 물들도 하천 위로 고개로 내밀어 물길이 좁아진 느낌을 줍니다. 

농투가 배가 부른 걸까요?

잡곡 식사를 일찌감치 끝내고 오리섬을 따라 상류쪽으로 조금씩 이동하며 다른 먹이를 찾아 먹습니다.

그런데 얕은 물 아래 무슨 맛좋은 먹을거리가 있는 걸까요? 맹렬하게 먹어치웁니다. 

농투도 이제 스스로 먹을거리를 잘 찾아먹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농투가 스스로 먹이를 구하고 있는 동안, 야일과 농원은 여전히 잡곡식사를 계속합니다. 

농투는 물 속 먹이찾기에 집중합니다. 

노을빛 속에 잠긴 농투 모습, 그림 같군요. 

노을빛이 이동했습니다. 

노을빛을 보니 하천이 남서쪽으로 흐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농원과 야일도 농투 곁으로 합류합니다. 

잡곡 식사가 끝이 난 건지...?

다같이 오리섬 테두리에 붙어 진흙 속에서 무언가를 구해 먹습니다. 

오리들이 잠시 떠난 때를 이용해서 한삼덩굴잎을 남은 잡곡 위에 놓았습니다. 

물 위의 노을빛이 아름답습니다. 

오리들을 불러보지만 다시 올 것 같지 않네요. 

그래서 농투를 유인하기로 했습니다.  

누룽지가 든 비닐봉지를 흔들면서 소리로 유혹했지요. 

그리고 누룽지를 뿌려주었습니다. 

누구보다 누룽지를 좋아하는 농투니까요. 

예상했던 대로 농투가 다가와서 누룽지를 먹습니다. 

농투가 오니까, 다른 오리들도 덩달아 다시 돌아옵니다. 

그런데 조금 먹더니 다들 떠나버리네요. 

정말 배고프지 않는 모양입니다. 

누룽지와 한삼덩굴잎, 그리고 남은 잡곡이 오리들을 기다리며 덩그러니 놓여 있습니다. 

해가 제법 많이 기울었습니다. 

헤엄쳐 간 오리들을 부르며 계속 기다려봅니다. 

오리들이 작은 원을 그리며 헤엄치다 다시 돌아오는 것 같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농투는 누룽지를 다시 먹기 시작합니다.

농투가 누룽지를 골라먹는 동안, 농원은 한삼덩굴잎도 잘 먹습니다. 

야일은 좀 시큰둥하네요.

누룽지를 충분히 먹은 농투는 먼저 가버립니다. 

농원은 좀더 본격적으로 한삼덩굴잎을 먹어치웁니다. 

충분히 먹은 모습의 농투는 홀로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는군요.

농투는 대충대충 먹으며 저녁식사를 마무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농원과 야일은 남은 잡곡을 먹습니다. 

이제 농원도 한삼덩굴잎과 잡곡을 충분히 먹었는지 자리를 떠나고 

야일이 홀로 잡곡을 먹고 있네요. 

오리들의 식사도 거의 끝이 나고...

해가 제법 기울어서 우리도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노을빛도 많이 잦아들었습니다. 

이제 곧 어두워지겠지요. 


배부른 오리들을 바라보는 마음이 흐뭇하고 좋습니다. 

오리들도 저도 편안한 토요일 저녁을 맞을 수 있겠지요.


결국 비는 쏟아지지 않았습니다. 돌풍도 불지 않았구요. 일기예보는 늘 그렇듯 잘 맞질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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