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 만나러가다 너구리 만난 날(하천오리 시리즈 150-1)

2019. 7. 7. 13:03동네하천에서 만난 새/집오리의 삶과 죽음 2018-19

반응형

날마다 무더위가 계속되는 나날, 오리 걱정으로 마음 불편한 날이 이어집니다. 

지난 목요일(7/4)에는 큰다리1 근처에 왔을 때 멀리서 동번과 서번이 보여서 금방 밥을 줄 수 있었습니다. 

동번과 서번이 뒤뚱거리면서 걸어오는 모습이 반갑고 좋습니다. 

오리들을 찾아 헤매지 않고 금방 밥을 줄 수 있으니까요.

친구가 큰다리1 하류쪽에 밥을 줍니다. 

오리들이 상류쪽까지 달려오려면 힘들 것 같아서요. 

동번과 서번은 오리 세 식구보다 우리를 더 경계하기 때문에 잡곡을 뿌려두는 동안 충분한 거리를 두고 기다립니다.

잡곡을 뿌려두자 마자 우리는 뒤로 한참 물러납니다. 

오리들이 맘 편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말이죠.

잘 먹네요. 요즘은 매일 밥을 주는 데도 오리들은 항상 배고파 보이네요.

이곳은 산책하는 사람들이 굳이 다가오지 않으면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이라서 좋습니다. 

사람들이 오리가 밥을 먹고 있으면 다가와서 식사를 방해하거든요.

동번과 서번의 식사하는 모습은 끝까지 지켜보지 못하고 항상 금방 자리를 뜹니다. 

오리 세 식구에게도 밥을 줘야 하니까요. 

돌다리4 근처에 왔을 때 멀리 오리떼가 보입니다.

숫컷 청둥오리 한 마리 암컷 네 마리입니다. 

얼마 전부터 이곳에서 종종 만나는 오리들인데, 누굴까 궁금했지만 이제서야 제대로 알게 되었습니다. 

삼둥이네와는 다른 오리들입니다. 다른 청둥오리 가족인 거죠. 

이 날은 왜가리가 평소 이 오리들이 즐겨 머무는 돌 위에 서 있어 오리들이 좀더 상류쪽으로 이동했습니다. 

이 청둥오리들은 삼둥이보다 덜 애쁘네요. 아무튼 이 오리떼의 최대 인원은 지금껏 목격한 것으로는 일곱 마리였습니다. 

이들 가족은 일단 다둥이 가족이라고 부르기로 하지요.

다둥이 가족을 보고 난 후 다시 공사중인 습지쪽으로 이동했습니다. 

한참 공사중인데 돌의자들이 여기 저기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멀리 큰다리2가 보입니다. 

큰 다리2 밑에 도착했을 때였습니다. 

건너편에 동물이 보였어요. 

다리 아래 앉아 계시던 할아버지 할머니 부부께서 그 동물을 바라보면 이야기 중이십니다. 

할아버지 말씀하시길, "개가 아니야. 너구리야."

원거리 촬영이 잘 안 되는 카메라였지만 한 번 시도해보았습니다.

흔들리는 영상이 보기 좀 불편하지만 그래도 동영상 속의 움직이는 모습을 보니 확실히 너구리 맞습니다.

(친구가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1)

너구리가 두리번 두리번거립니다. 

너구리는 야행성 동물인데... 저녁 7시가 넘어서인지 해가 질 무렵이라 잠시 나들이 나온 걸까요?

(친구가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2)

너구리는 개과에 속하는 동물이라서 광견병이 우려되어 만나면 조금 겁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멸종이 우려되서 관심을 기울이는 동물이라고 하니 우리 하천에 나타난 것을 반가워해야겠지요?

우리 하천가에서 너구리를 목격한 것은 두 번째 입니다.

너구리는 귀가 작고 동글하고 몸이 통통하고 네 다리가 짧고 꼬리는 뭉툭합니다. 

전체털은 황갈색인데, 얼굴의 눈 주변 뺨, 목, 가슴, 어깨, 등, 네 다리, 꼬리끝의 털은 검은 빛이 돕니다. 

최고 10년정도 살고 주로 동아시아, 유럽의 산 속, 계곡등지에서 산다고 하는데, 어떻게 우리 하천가에 자리를 잡은 걸까요?

아무래도 먹을 것이 많아서인지 모르겠습니다. 

너구리는 잡식성인데, 지렁이, 뱀, 곤충, 들쥐, 열매 등을 먹는답니다. 그리고 먹보라는군요. 

우리 하천주변에는 뱀, 쥐, 지렁이, 곤충, 열매가 많지요.  살기 나쁘지 않은 편인 보네요. 

11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는 겨울잠을 자고 잠에서 깬 3월이 번식기인데 두 달 정도 임신을 하고 새끼는 최대 8마리까지 낳는다고 합니다.

어쩌면 앞으로 너구리를 더 많이 만날 것도 같아요.

돌다리5에 도착했을 때 오리 한 마리가 보였습니다. 

바로 농투였지요. 

농투는 물 속에서 먹이를 찾아 먹느라 제가 도착한 줄도 모르고 계속 머리를 물 속에 박으며 식사에만 집중합니다. 

지켜보다가 내버려두고 오리섬2쪽으로 이동했습니다. 

오리섬2에 서 있으니 오리섬5로부터 농원과 야일이 금방 우리의 도착을 알아보고 부지런히 헤엄쳐 옵니다. 

농원이 선두로 부지런히 이동하는 모습을 보니 아픈 것 같지는 않습니다. 

비록 얼굴과 목이 온통 붉어져서 열기가 가득한 것 같지만요.

야일은 크게 힘들어보이질 않는데... 얼굴과 목색이 짙어서 그런 건지...

그러고 보니 야일의 깃털도 뽑힌 것 같기도 합니다. 

다들 무더위로 털갈이를 하는 것인지...

 어쨌거나 농원의 얼굴이 울긋불긋한 것이 영 보기가 안 됐습니다.

잡곡을 열심히 먹는 농원과 야일. 

그런데 농투는 아직도 올 생각을 않고 혼자 오리섬1 과 돌다리 근처에서 머물러 있나 봅니다.

풀이 무성한 오리섬1, 돌다리5를 향해 바라보지만 농투는 올 생각을 않고..

그런데 오리섬5 근처에서 오리 한 마리가 부지런히 헤엄쳐 오는데... 

꽥꽥 울면서  오리섬2까지 와서 풀 뒤로 다가갑니다. 

너는 누구냐? 


이 오리가 누구인지? 농투는 잡곡을 먹으러 올 것인지? 이 다음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