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야, 왜 혼자야?(하천오리 시리즈151)

2019. 7. 8. 08:00동네하천에서 만난 새/집오리의 삶과 죽음 20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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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7/5), 돌다리1을 지나 조금 내려가니 청둥오리 암컷과 수컷이 보였습니다. 

거리가 좀 멀어서 잘 찍지는 못했지만 사진 속에서도 청둥오리 암수 커플이 보입니다. 

이 오리들은 누구일까요? 혹시 다둥이의 일부가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확신하지는 못합니다. 

좀전의 그 청둥오리 커플의 위치를 표시해 보았습니다. 

봄날 이 하천 속 섬처럼 보이는 곳에 고양이가 내려온 적이 있었는데, 오리들에게 안전한 장소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요즘은 풀이 울창하게 자라서 고양이가 다니기 불편할 수도 있을 것도 같네요. 

큰다리1 아래에서 동번과 서번을 바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오리들이 뒤뚱거리면서 달려오는 모습은 언제 봐도 귀엽습니다. 오리가 달려오는 동안 친구가 잡곡을 뿌려줍니다. 

이제 이 오리들도 오리 세 식구처럼 잡곡을 기다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다리 아래서 지내서인지 동번과 서번은 무더위에 덜 지친 모습입니다. 

돌다리5 근처에서 오리떼를 발견하고 조금 놀랐습니다. 

또 오리 세 식구의 식사를 뺏길 수도 있지 않을까? 해서요. 

그런데 삼둥이네는 아니고 아무래도 다둥이 식구인 것 같습니다. 

제가 사진기를 꺼내니 오리들이 쏜살같이 헤엄쳐 가버리고 마지막으로 떠나는 오리를 겨우 제대로 포착했습니다. 


벌써 오리섬2에 도착한 친구가 오리 세 식구를 찾고 있군요. 

오리섬2에 도착하니 오리섬5에서 농투가 헤엄쳐 옵니다. 그런데 농원과 야일은 보이질 않네요. 

그리고 오리섬2 근처 물속에서 식사중인 오리는 누굴까요?

농투가 근처까지 다가오자 이날 우리는 잡곡을 평소 주던 곳이 아니라 오리섬2 물가 중간즈음에서 주기로 결정했습니다. 

평소 잡곡을 주는 곳이라면 혹시 삼둥이나 다른 청둥오리들에게 잡곡을 빼앗기기 쉬울 것 같아서요. 

마침 삼둥이 중 하나인 부긴이가 주변을 배회합니다. 

농투는 친구가 잡곡을 주는 곳을 확인하지도 않고 평소 잡곡을 주던 곳으로 갔기에 농투를 부르느라 조금 애를 먹었지요. 

오리들의 시야가 너무 좁은 것 같습니다. 

바로 옆인데도 잘 보질 못하는 걸 보면요. 

다행히 잡곡을 잘 먹네요. 

농원과 야일이 없어 잡곡을 조금만 주었습니다. 

농투가 잡곡을 먹고 있는 동안, 돌다리5 근처를 지나갔던 바로 그 오리떼가 오리섬1로 내려옵니다. 

세어보니 모두 8마리입니다. 다둥이네가 맞네요. 숫컷 청둥오리 한 마리에 나머지는 모두 암컷 청둥오리입니다. 

올해는 우리 하천에 청둥오리 암컷이 무지 많습니다. 

이 오리들이 신경이 쓰여 조금 긴장했습니다. 

혹시 농투의 잡곡을 빼앗으려 할까봐서요.

그런데 다행히 이 오리들은 건너편 물가에 붙어서 차례차례 줄지어 이동해갔습니다. 

이번엔 모두 7마리네요.

이 가족은 모두 7마리인지, 아니면 8마리인지 정확히 몇 마리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다둥이네가 떠났지만 삼둥이는 그대로 주변을 얼쩡거립니다. 

삼둥이네 오리 두 마리가 가까이서 헤엄치는 모습에 조금 경계심이 생겼지요. 

지난 번에 삼둥이에게 쫓긴 농투가 이번에도 분명 이 오리들에게 겁을 먹고는 일찌감치 도망준비 중입니다. 

다행히 삼둥이가 돌다리5쪽으로 헤엄치다 날아갑니다. 

애석하게도 차례로 날아가는 장면을 제대로 찍질 못했습니다. 

삼둥이는 날기도 참 잘 납니다. 어미로부터 교육을 잘 받았는지...

아무튼 삼둥이가 떠났으니 다행입니다.

삼둥이가 떠나니 농투가 다시 돌아와서 잡곡먹기를 계속합니다. 

농투가 잡곡을 거의 다 먹어갈 때즈음, 우리는 농원과 야일을 찾아 나서기로 했습니다. 

그랬더니 농투가 꽥꽥 울면서 우리 뒤를 쫓아오려고 합니다. 

최근에는 이렇게 우리 뒤를 따라오는 경우는 없었는데, 아무래도 잡곡이 좀 부족했나 보네요. 

잡곡을 더 달라는 보챔같아 보였거든요. 

그래도 무시하고 오리섬3을 향했습니다. 

그런데 농투가 오리섬3까지 우리를 쫓아왔어요.

농투가 왔다갔다 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농투가 울면서 이동합니다. 농원과 야일을 부르는 걸까요?

예전에 오리섬3에 잡곡을 주었던 곳으로 농투가 농원을 데리고 이동해왔습니다. 

뒤쳐져 야일도 헤엄쳐 오네요.

농원과 농투는 벌써 잡곡을 먹고 있습니다. 

농투는 이미 오리섬2에서도 잡곡을 먹었는데도 여전히 잘 먹네요. 이날따라 배가 고팠던 건지...

농원과 농투는 야일이 오건 말건 식사에 열중합니다 

농투가 움푹패인 곳으로 이동하는 동안 물고기 한 마리가 헤엄쳐서 바위 근처로 다가옵니다. 

그 물고기는 다름 아닌 메기!

하천에서 메기는 처음 봤습니다. 아니, 실제로 메기를 본 것이 처음이라고 해야 맞겠네요. 놀라움!

메기를 보고 있는 동안 오리들이 모두 이동해서 풀을 먹기도 하고 물 속에서 먹이를 구합니다.

친구가 주변의 한삼덩굴잎을 따서 주려고 하니 오리들이 다들 놀라서 도망칩니다. 

결국 친구가 물에 던진 한삼덩굴잎이 마냥 떠내려가네요. 

아무래도 오리들은 오리섬3 하류 끝에 모여서 돌아올 생각을 않습니다. 

풀 뒤편에 오리들이 모여 있는데 키가 자란 풀들 때문에 보이질 않군요. 

망초, 개망초, 소리쟁이 등의 풀들이 정말 많이도 자랐습니다. 


오리들이 마무리 식사를 하고 편히 쉬도록 내버려두고 우리는 집으로 떠나기로 했지요.

오리섬3에서 산책길로 올라가려는 그때,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오리 있나봐. 내려가보자."하는 아이의 목소리. 

어머니가 말리는 데도 아이는 고집을 부립니다. 

제가 길에 올라서면서 아이에게 말했습니다. "없어."

아이는 제게 "뭐가 없어요?"

나는 아이에게 "오리가 없어." "가 버렸어."

그러자 아이는 어머니와 함께 가던 길을 계속 갔습니다.

이 아이는 자매, 엄마와 종종 하천가를 거닐면서 오리를 보겠다며 물가로 내려와서 오리들의 식사를 방해하곤 했었지요.

그래서 새끼 청둥오리들 못지 않게 오리 세 식구의 식사 방해꾼이기도 합니다.^^

물론 다들 악의는 없겠지만요.  

이제 우리 오리들은 편안한 저녁을 보내겠지요?

아이들도 돌다리를 건너가고 뒤이어 친구도 돌다리로 가고 있네요. 

돌다리5 근처에는 삼둥이 중 한 마리가 깃털을 고르며 있었습니다.

조금 지켜보다가 가던 길을 갔습니다. 

이날 동번과 서번, 그리고 농원, 농투, 야일, 다섯 마리 오리들을 만나서 밥을 다 주었으니 할 일은 제대로 한 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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