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8. 1. 17:21ㆍ나의 정원
지난 12월, 동생이 갑작스레 멀리 이사하면서 화초를 둘 내게 주었는데, 그 화초들이 지금껏 한 번도 키워본 적 없는 낯선 화초들이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친구에게 주고, 남은 화분은 제가 맡았지요. 잘 키울 수 있을지 자신이 없더군요.
겨우내 집안에 두었다가 늦은 봄에 꺼내두었는데요.
위 사진은 6월5일날 찍은 것입니다.
썩 호감이 가는 화초는 아니었지만 잎이 퍼럭이면서 단순하게 생겨서 다른 열대 식물에 비해 비호감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키워야 하나? 알 수는 없었지요.
잎에 약간 병이 생긴 것도 같아 잘라냈습니다.
베란다의 다른 모든 식물은 잘 자라는데 이 스파티필룸은 잘 자라는지 아닌지 알 수도 없고...
알고 보니, 18도에서 28도 사이의 기온에서 사는 식물이었습니다.
물이나 빛이 그리 많이 필요치 않다네요.
너무 빛이 많이 들어오는 곳에 둔 것은 아닌지... 그리고 물도 너무 많이 준 것은 아닌지...
어쨌거나 7월 어느날, 이렇게 하얀 것이 올라와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것은 뭘까? 했더니 바로 꽃봉오리입니다.
어떤 꽃이 필지 정말 궁금했습니다.
아무튼 꽃이 두 송이나 되다니!
그동안 무관심했지만 좀더 관심을 기울여 볼 생각입니다.
낯선 생명체에 적응하는 데는 친할 시간이 필요한 법이지요.
마침내 꽃봉오리 둘 중 하나가 벌어졌습니다.
참으로 속이 신기하게 생겼네요.
친구는 속의 하얗고 도깨비 방망이처럼 생긴 부분이 어떤 과자를 떠올리게 한다고 하네요.
혹시 무덥고 비가 자주 온 덕분에 꽃이 핀 것일까요?
빛과 물이 별로 필요치 않은 화초라고 하니 습하면서도 덥고 흐린 날씨를 좋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8월이 되니, 마침내 두 번째 꽃봉오리가 열립니다.
이 화초는 스파티필름(스파티필룸, Spathiphyllum). 천남성과의 식물이었어요.
아메리카나 동남아시아의 열대지방에서 서식하는 식물이라는군요.
peace lily라는 별명이 있다는데, 평화의 백합이라고 해야 하나요...
동생이 놀러오면, 스파티필름의 꽃들을 보고 기뻐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