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둥오리 수컷의 마실

2018. 5. 3. 09:41동네하천에서 만난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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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하천에서 겨우내 지내던 많은 오리들이 어디론가 떠나가고 요즘은 몇 마리의 오리들만 남아서 한가롭게 지냅니다.

남아 있는 청둥오리 수컷 몇 마리 가운데 유독 몸집이 큰 청둥오리 한 마리가 눈에 띱니다. 

청둥오리 세계에서는 가장 큰 오리에 속할 것 같습니다. 

사람으로 치면 2미터 장신이라고나 할까?


지난 일요일 하천가에 산책하러 갔다가 그 오리를 또 만났습니다. 

 

평소라면 하천의 좀더 상류쪽에서 지내는데, 

우리가 산책하는 하류 방향으로 부지런히 헤엄쳐가고 있었습니다. 

어디를 무얼 하러 가는 거지?하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너무 빨리 헤엄쳐가서 나는 갑자기 이 오리의 이름을 지어주고 싶어졌습니다. 

"라피도(rapido)". 

라피도는 쉬지 않고 부지런히 헤엄쳤습니다. 

사진 속에서 물살을 가르는 느낌이 그대로 담긴 것처럼 라피도는 어딘가를 향해 바쁘게 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리가 지내기에 하천의 수질이 나빠보입니다.  

물이 너무 얕아져서인지 흘러나온 오수가 뽀글뽀글 거품을 만들고 있네요. 

라피도는 헤엄쳐가다가 이렇게 돌다리가 나오면 돌다리 위를 걸어갑니다.

그리곤 다시 헤엄쳐 갑니다. 

물이 너무 얕으면 뒤뚱뒤뚱 걸어갑니다. 


라피도의 속도를 따라가려니까 사진찍기도 어렵네요. 

그러다가 나무와 풀에 가려져 잠시 라피도를 놓쳤습니다.


라피도가 어디 간 거지? 하면서 두리번 거리다 보니 라피도가 다른 오리들과 어울립니다.

다른 수컷 청둥오리들과 흰뺨 검둥오리들이 라피도 주변에 있습니다. 


거의 2킬로미터를 헤엄쳐서 내려온 이유는 친구들과 놀기 위해서인가 봅니다. 


재미나게 노는 라피도를 놓아두고 저는 산책을 계속했고 그리고 간단히 간식도 먹었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다리 위에서 보니 라피도가 보입니다. 


다른 오리들이 차례차례 쉬러가거나 더는 상대해 주지 않자 라피도도 이제 다시 헤엄쳐서 지내던 곳으로  돌아가는 중인가 봅니다.


오늘은 라피도가 무얼 하고 있을까요? 살짝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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