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 물고기 잡다!(하천오리 시리즈 107)

2019. 4. 10. 14:33동네하천에서 만난 새/집오리의 삶과 죽음 20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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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4/7) 오후, 친구랑 벚꽃구경을 하러 하천근처 벚꽃길을 찾았습니다.

벚꽃을 보다가 하천쪽을 내려다 보는데...

갑자기 친구가 습지 건너편에 유기오리들이 있다고 해서 보니, 농투와 농원이 나란히 있습니다.

정말 깜짝 놀랐지요. 

오리들이 평소 영역을 벗어나 이렇게 상류쪽으로 이동한 것을 본 것이 처음입니다. 

물론 예전에 더 상류쪽에 버려져서 그곳에 산 적이 있긴 하지만요.

오리들은 무얼 저렇게 맛나게 먹고 있는 걸까요?

요즘 하천이 얕아져 물살이 세지 않아 여기까지 먹이를 구하러 이동한 모양입니다.

이까지가 제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고, 이제 다음부터는 친구의 스마트폰을 빌려 찍었습니다.

벚꽃 찍느라 메모리를 모두 써버렸네요.

오리들은 헤엄치다 걷다가 하며 하류쪽으로 천천히 이동합니다. 

이동하면서 여기저기서 먹이를 구하네요.

이날은 오리에게 밥주려 한 것이 아니라서 줄 것이 아무것도 없어서 그냥 멀리서 지켜만 보았습니다. 

농투가 먼저 출발해서 다리 아래로 내려갑니다. 

농원은 아직도 먹는 데 열중하고 있군요.

이제 농원도 뒤따릅니다. 

농투의 귀여운 뒷모습!

눈이 나빠서 제대로 보진 못했지만 친구의 이야기에 일단 사진을 찍었습니다.

아... 정말로 농원이 입에 물고기를 물고 있네요.

놀라운 일입니다!

그동안 유기오리들이 물고기를 잡아먹는지 무척 궁금했거든요.

적어도 농원은 물고기를 잡을 줄 안다는 것을 확인한 순간이었습니다.

농원과 농투가 다리 밑을 유유히 지나갑니다. 

이제 자기 영역으로 돌아가는 걸까요?

오리들은 천천히 물길을 내려가고...

멀리 개나리 노란꽃과 분홍빛 벚꽃이 만발한 봄풍경에서 포근함이 느껴집니다.

앗! 하류로 내려가던 오리들이 다시 방향을 틉니다.

건너편 산책길에는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산책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

농원과 농투가 다시 방향을 틀어서 다리 근처로 다가옵니다. 

얕은 물 속에 거대한 잉어들이 보입니다. 

오리들 발을 잉어가 물까봐 좀 걱정이네요. 

오리들이 우리 가까이 다가왔지만 전혀 알아보질 못하네요.

일단 우리들의 옷차림이 완전히 바뀌었으니 알아볼 턱이 없겠지요. 

오리들이 뒤돌아 가 버립니다. 흑.

잉어만 왔다갔다 하네요...

이제 오리들의 평소 영역의 경계인 돌다리가 보입니다. 

오리들은 다시 돌다리를 넘어 자신들이 머무르는 곳을 향해 가겠지요.

에고... 그런데 일요일 오후라서 그런지 산책나온 사람들이 너무 많군요.

돌다리 위에 사람들이 분주히 오고가는 통에 오리들이 거리를 두고 멈췄습니다. 

오리 울음소리가 나서 둘러보니 야일이 울고 있었습니다.

마침내 야일을 발견했습니다.

야일은 오리섬1 주위를 떠나지 않고 있었군요. 

사람들이 없는 틈을 타서 농투는 돌다리 사이로 헤엄쳐 건너나오고

농원은 돌다리를 훌쩍 날아 넘었습니다.

물론 농원이 돌다리를 훌쩍 넘는 것을 저는 보질 못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농원이 아주 잠깐 나는 것을 본 적은 있지요.

농원은 약간 물을 지치면서 잠깐 나는 정도의 움직임을 할 수 있나 봅니다.

하지만 지금껏 농투가 나는 것은 본 적이 없네요.

오리섬 1 주변의 풀이 무척 많이 자라나서 완연한 녹색입니다. 

버드나무의 연두색 꽃들도 축축 늘어진 가지에 매달려 하늘거립니다.

마침내 농원과 농투, 그리고 야일이 만났습니다. 

야일의 울음도 그쳤네요. 

오리 세 식구는 다 함께 하류로 헤엄쳐갑니다. 

멀리서 바라보니 오리들이 잘 보이질 않네요.

오리들이 평소 밥을 주는 곳 근처 뭍에 올라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농원과 농투의 깃털이 잠깐잠깐 보였거든요. 

밥을 가지고 오질 않아서 오리들을 두고 우리는 산책을 계속하기로 했습니다. 

좀더 하류로 내려와서 인도교 위에서 하천을 내려다 보았습니다. 

좀전 오리들이 지나온 다리, 돌다리, 오리섬3이 보입니다. 

우리는 인도교를 지나 건너편 길로 오리들이 있다 살펴보면서 천천히 산책을 계속했습니다. 

농원은 물고기를 먹었으니 배가 고프지 않았을테고, 

농투는... 좀 배고팠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스스로 무언가를 찾아먹었으니 아주 배고프지는 않았으리라 생각됩니다. 


우리는 반대편쪽을 걸어 사진 속 돌다리를 건넜는데, 

오리섬5에서 휴식을 취하려는 오리들을 방해하는 사람을 발견했습니다. 

사진을 찍겠다면서 하천물 얕은 곳을 지나 오리섬까지 들어가서는 오리들에게 사진기를 들이대는 그 인간 때문에 짜증이 났습니다. 

멀리서도 충분히 사진은 찍을 수 있었을텐데 말이죠.

오리들은 그를 피해 헤엄쳐 달아났습니다. 


아이나 어른이나 동물들을 귀찮게 하고 위협하는 자는 어딜가나 있게 마련이지만...실망스럽네요.


봄날 평화로운 일요일 오후를 망치는 사람 이야기로 끝맺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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