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오리 시리즈(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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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오리들이 차례로 죽음을 맞고(하천오리 시리즈 마지막회)
추석 전날 농원이 심한 부상을 입어 걱정이 되서 추석날 오후 오리들을 찾아갔습니다. 농원을 만나러 가는 길에 큰다리1 근처에서 동번을 만났습니다. 홀로 있는 모습이 안 됐습니다. 친구가 잡곡을 주기에 적당한 돌이 없어 곤란해하고 있습니다. 평평한 작은 돌 하나를 찾았지만 너무 길에 가까워서 동번이 쉬이 다가오려 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게다가 4인 가족이 그곳에서 오리를 지켜보고 있어 동번이 가까이 다가올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가족들에게 조금 뒤로 물러나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꼬마가 뒤로 물러나기 동번이 잡곡을 향해 오긴 하지만... 잡곡을 향해 왔다갔다를 계속합니다. 아무래도 서번이 사라지고 난 다음 혼자 지내는 중이라서 불안과 공포가 훨씬 커진 듯합니다. 우리는 잡곡을 놓아두고 자리를 떠났습니다..
2019.09.17 -
집오리의 부상, 걱정이 태산(하천오리시리즈188)
지난 목요일, 추석 전날, 저녁에 집오리들이 잘 있나 살펴보러 나갔습니다. 빗방울이 떨어져서 우산을 쓰고 길을 나섰지요. 큰다리1 근처에서 집오리를 만나지 못하고 큰다리를 지나 돌다리에 이르렀을 때 집오리 한 마리를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친구가 우산을 쓰고 잡곡을 돌다리 위에 놓아주니까 오리가 다가오질 않습니다. 큰 우산을 두려워하는 것 같았습니다. 확실히 오리 한 마리가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남은 오리가 더 겁이 많아진 듯했습니다.친구가 우산을 접고 뒤로 한참 물러섰을 때야 비로소 오리가 잡곡을 먹기 시작합니다. 남은 오리가 동번인지, 아니면 서번인지... 동번이라면 너무 겁이 많아지긴 했습니다. 혼자라서 더 겁이 많아졌을테지요.집오리 한 마리는 아무래도 죽었나 봅니다. 야일이에 이어 두 번째 희생오리..
2019.09.16 -
집오리 또 한 마리는 어디 있는 걸까?(하천오리시리즈187)
날씨가 너무 흐립니다. 곧 비가 내릴 거라는 일기에보가 있어 추석 전날 오리들 밥을 주러 가야겠는데... 비가 방해가 되지 않을까 싶어 좀 염려가 되네요. 지난 일요일(9/8), 태풍 링링이 지나간 다음날, 하천가로 나가보았습니다. 태풍의 바람이 너무 세서 오리들이 과연 잘 피해 있었는지가 궁금했습니다. 가는 길목에 참새떼가 모여 식사중이네요. 자람섬 위에 서 있는 흰뺨검둥오리의 모습도 보입니다. 무사히 태풍을 견뎌낸 오리겠지요?그런데 자세히 보니, 오리가 발이 불편해보입니다. 자꾸 발 하나를 바닥에 딛지 못하고 떼었다 놓았다를 반복합니다. 그러다가 마치 발레리나처럼 불편한 한 쪽 다리를 쭉 펴 봅니다. 다친 것 같은데... 태풍 때문인지, 아니면 물고기 때문인지... 알길은 없지만 걱정스럽네요.가까이서..
2019.09.12 -
집오리 한 마리는 여전히 행방불명(하천오리 시리즈186)
오늘 오전은 햇살 찬란한 아침입니다. 그동안 가을장마에 태풍까지... 정말 비가 내리는 나날들이 이어졌었지요. 지난 주 목요일에도 비가 많이 내려서 하천의 물이 너무 불어나서 오리들이 잘 있을지 궁금해 하천에 나갔습니다. 하천은 누런 흙탕물로 바뀌어서 세차게 흐르고 있었지요. 집오리 동번과 서번은 만나질 못했고, 집오리 농원과 농투만을 멀리서 지켜보았습니다. 야일의 모습은 보이질 않았지요. 아무래도 죽었나 봅니다...어쨌거나 농원과 농투가 사람 발소리에 귀를 쫑긋세우고 있어 (그날은 먹이를 챙겨나가지 않았기 때문에 )들키지 않으려고 숨어서 살펴보았었지요. 그리고 그 다음날(9/6) 먹이를 챙겨서 하천으로 나갔습니다. 가을장마가 소강상태라서 하천물도 제법 맑아졌습니다. 하천가 돌다리2 근처에서 바로 동번과..
2019.09.10 -
하천오리들의 비밀이 풀리다(하천오리 시리즈185-1)
어제, 하천오리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이 내 포스팅에 리플을 단 것을 확인했습니다.월요일(9/2)에 야일이 안 보인다는 이야기였지요. 그런데 집오리 농원과 농투의 반응이 심상치 않으니 살펴봐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 어제(9/3), 평소보다 조금 이른 시간에 하천가로 나갔습니다. 초저녁부터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가 있어서요. 하늘이 흐린 것이 심상치 않은 모습이었어요. 비가 쏟아질 것 같더군요.자라돌이 넓어보이는 것이 하천물이 많이 얕아졌음을 알 수 있었지요. 비가 오긴 해야겠어요. 큰다리1 아래 도착해서 평소처럼 친구가 집오리들을 불렀습니다. 그런데 아무런 대답이 들리지 않았어요. 친구는 몇 번을 더 시도해 보았지만 오리들의 대답은 없었습니다. 평소같으면 동영상 속에서처럼 제법 멀리 떨어진 곳..
2019.09.04 -
흰뺨검둥오리들, 하천곳곳 자리잡다(하천오리 시리즈184)
지난 주 화요일(8/27), 저녁6시경, 하천가를 찾았습니다. 큰다리1 아래서 맨홀쪽으로 살펴보니까, 오리 한 마리가 보입니다. 집오리인지, 아니면 야생오리인지...흰뺨검둥오리였습니다. 집오리들이 달려오네요. 흰뺨검둥오리는 멀뚱거립니다.집오리 동번과 서번이 잡곡을 잘 먹습니다. 둘다 제법 많이 자랐습니다. 부리색와 발색이 많이 옅어졌네요. 물이 많이 얕아져서 돌쌓는 아저씨의 작품이 물 위로 두드러져 보입니다. 하트가 선명하게 보입니다.동번과 서번은 열심히 식사 중.좀전에 보았던 흰뺨검둥오리가 멀리서 식사 중입니다. 한 마리가 아니고 두 마리네요. 풀을 맛나게 냠냠. 스스로 먹이를 잘 찾아먹는 야생오리들이 기특합니다.습지를 지나다 보니 흰뺨검둥오리 두 마리가 또 보입니다. 풀 아래 식사를 하는 오리들의 꽁..
2019.09.03 -
오리들, 개사료 때문에 뚱보되다(하천오리시리즈183)
지난 주 토요일(8/24), 친구가 방문했는데, 이 친구와 함께 오리들을 만나러 갔습니다. 이 친구는 오리들의 밥을 주는 덕맘 역할을 한 적이 있어서 오리들의 근황이 궁금할 것 같았습니다. 집오리 동번과 서번을 큰다리1 아래서 불러보았는데, 대답을 하고는 도무지 올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오리들을 찾아 좀더 하류로 내려갔지요. 돌다리 3 근처에 도착해서 돌다리에서 보니 동번과 서번도 보이고 야생오리인 청둥오리 암컷 한 마리도 보였습니다. 청둥오리 먼저 헤엄쳐 오기 시작했습니다. 보니까 에밀리네요. 벨과 스윅의 어미인데 딸들을 독립시킨 후 홀로 지내는 중이지요. 뒤따라온 동번과 서번이 에밀리 곁으로 이동하니까, 에밀리가 피합니다. 예전에 딸들을 데리고 있을 때는 동번과 서번이 피했는데 말이지요. ..
2019.08.29 -
"오리들아, 와줘서 반갑고 고마워~"(하천오리 시리즈182)
어제(8/22) 오전, 하천 나팔꽃을 보고 싶다는 마음에 일찌감치 하천에 나가보기로 했습니다. 나가는 김에 집오리 동번과 서번에게 밥도 주자 싶었지요. 앗! 자라돌에 어미 자라와 새끼 자라가 햇볕에 몸을 말리고 있네요. 자동 카메라인 탓에 마음대로 촛점을 앞 풀들에 맞추서 자라가 잘 보이질 않지만 분명 두 마리가 맞습니다. 그런데 동영상을 촬영하려고 거리조절을 하는데 그 소리를 용케 알아듣고 물 속으로 풍덩! 자라들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돌 위의 똥은 자라 똥일까요? 큰다리1 아래 도착했을 때 친구는 "오리야~"하며 큰소리로 불렀습니다. 멀리서 오리들의 "꽥꽥"하는 대답이 들렸습니다. 조금 기다리니까 오리들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평소와 같이 우리를 향해 걸어왔지만 서두르는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천천히 ..
2019.08.23 -
오리와 잉어의 새우깡 먹기 대결(하천오리 시리즈181)
화요일(8/20), 낮 최고 기온이 32도였던 날, 아직도 여름이 물러날 기세가 보이지 않던 날, 저녁 6시가 좀 넘은 시간, 하천가로 나가보기로 했습니다. 집오리 동번과 서번은 충분히 몸집 불리기가 되지 않았으니까, 매일은 아니더라도 일주일에 2번 정도는 밥을 주기로 했지요. 오리 세 식구는 너무 비대해져서 지켜만 보기로 하구요. 하천수위를 알아보기 위해 지나갈 때마다 찾아보는 자라돌. 그런데 자라돌 위에 누군가 똥을 싸뒀군요!!똥의 주인은 누구일까요? 자라? 아니면 오리? 아니면 누구?무덥고 맑은 날 저녁 나절에는 자라나 거북이 만나기가 힘든데도, 자라돌이나 거북돌을 보면 혹시 자라 있나? 거북 있나? 살펴보게 됩니다. 아쉽지만 자라돌 위에도 거북돌 위에도 자라도 거북도 없네요. 거북돌을 지나가면 큰..
2019.08.22 -
집오리커플, '사이좋게 먹자~'(하천오리 시리즈180)
지난 토요일(8/17)에는 동번과 서번에게만 밥을 주고 느긋하게 산책을 하기로 했습니다. 요즘 우리 하천에 터오리가 부쩍 많아진 것 같습니다. 원래 다른 야생오리들에 비해 터오리가 많긴 했지만 그 사이 잘 안 보였는데, 요즘 다시 그 수가 늘어난 것 같습니다. 동번과 서번이 "꽥꽥!" 울면서 여전히 우리를 반깁니다. 오리 세 식구와 달리 이 집오리들에게는 규칙적으로, 자주 밥을 주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네요. 동번과 서번도 제법 많이 자라긴 했습니다. 이 오리들이 하천에 버려진 지도 대략 1년이 되었습니다. 잡곡을 좁은 돌 위에 놓아주었더니 오리들의 몸이 서로 뒤엉키네요. 하지만 이 오리들은 서로를 쪼거나 하진 않습니다. 의지할 존재가 둘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듯합니다. 좁은 돌 위에 ..
2019.08.20 -
오리들, '너무' 배부른 날(하천오리 시리즈 179)
오늘은 하루종일 세찬 소나기가 쏟아졌다 그쳤다 하면서 비가 오락가락한 날이었습니다. 비 덕분에 날씨가 그리 덥지 않아서 좋긴 했지요. 지난 수요일(8/14), 낮 최고기온이 34도였던 날, 오리들과 덕맘들을 만난 이야기를 전해 드립니다. 큰다리1 아래서 오리들을 부르니 동번과 서번이 귀여운 걸음으로 달려옵니다. 동번과 서번 살찌우기 작전을 위해 잡곡을 조금 더 주기로 했습니다. 오리들의 식사를 끝까지 지켜보질 못하고 오리 세 식구를 향해 부지런히 걸어갔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평소 오리들에게 잡곡을 주는 곳에 어떤 아주머니께서 오리들에게 먹이를 던져주고 계셨습니다. 시간이 저녁 6시를 조금 넘고 있을 때였습니다. 아주머니께서 오리들에게 먹이를 주시니 우리는 이 날 먹이를 주지 않기로 하고 멀리서 살펴보기로..
2019.08.17 -
집오리들의 시큰둥(하천오리 시리즈178)
아직도 한낮에는 34도에 이르는 무더운 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월요일(8/12)에는 새벽에 비바람이 몰아치고 오전에도 비가 내렸지요. 하지만 그날도 무더위는 만만치 않았습니다. 습한 무더위 때문에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흐르는 날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리들이 밤사이 잠을 잘 자지 못하고 전날 밥을 주지 못해서 잘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배고프고 피로하면 힘들 것 같아 밥을 주자,며 길을 나섰습니다. 하천가 산책길은 채 마르지 못해 젖은 상태였습니다. 하천은 완전히 흙탕물이었습니다. 자라돌을 살펴보며 하천 수위를 가늠해보려하는데...자라돌이 조금 물 위로 나와 있구나, 생각하려는 순간, 알고 보니 자라돌이 아니라 자라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천수위가 높아져 이미 자라돌은 물 속에 가라앉았던 거죠. 그..
2019.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