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오리가 좀 나아졌어요!(하천오리 시리즈90)

2019. 3. 2. 23:12동네하천에서 만난 새/집오리의 삶과 죽음 20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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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도 야일이가 아파서 먹지를 못하는 것이 염려되서 하천으로 부지런히 나갔습니다.

연일 계속되는 미세먼지에도 불구하고 말이지요.

밤에도 야일이가 혹시 죽었을까봐 걱정이 되서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야일이가 죽어 물 속에 떠 있는 끔찍한 광경을 상상하기도 했지요. 

야일을 만나러가는 길에도 야일이가 혹시나 죽었을까봐 걱정하며 걸음을 옮겼지요. 

오리 섬 1에는 왜가리가 홀로 서 있었습니다. 

오리들은 다들 어디 있는 거지?하며 주변을 두리번 거렸습니다.  

오리섬 5에 웅크리고 있는 야일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혹시 죽은 걸까요?

오리들을 부르는 소리에 야일이 고개를 들어 우리 쪽을 봅니다.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살아 있군요. 

다음 순간 야일이 벌떡 일어납니다. 

그리고 헤엄쳐 옵니다.

농원과 농투 사이에서 야일이 기장을 먹습니다. 

기장을 먹는 야일이 얼마나 기특한지!

하지만 기장을 조금 먹고는 농원과 농투를 두고 혼자 헤엄쳐 갑니다. 

농원과 농투는 야일이 가던지 말던지 열심히 기장먹기에 바쁩니다. 

야일이 느리지만 헤엄치는 모습을 보니 안도가 됩니다. 

어제는 꼼짝도 않고 물 속에 앉아 있었으니까요. 

평소대로 야일은 자신이 즐겨 먹던 곳에서 뭔가를 먹기 시작합니다. 

평소의 습관을 느리지만 그대로 반복하는 모습을 보니 조금은 안심이 됩니다. 

좀 떨어진 곳에 쇠오리 커플이 보입니다. 

수컷의 머리에 있는 녹색띠가 보이네요. 

다른 오리들이 다들 떠난 지금, 쇠오리들이라도 오리 세 식구 근처에 남아 있으니 얼마나 고마운지요.

친구는 쭈그리고 앉아서 오리들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농원과 농투는 맹렬히 식사에 몰입하고 야일은 천천히 주변을 배회합니다. 

친구가 오리들이 너무 배고파보이니 기장을 더 주면서

농원과 농투가 미처 눈치채기전에 야일 근처 물 속에 기장을 던져주었습니다 .

야일이 물 속 기장을 먹네요. 다행입니다. 

아직은 오리들 틈에서 기장을 먹을 기력이 없을테니까요.

식사를 마친 농투가 친구를 향해서 먹을 것을 더 달라고 조릅니다.

친구가 손바닥을 펴보이며 더는 없음을 알립니다. 

농투가 포기하고 돌아갑니다. 

야일이 좀더 나아진 모습에 안도하면서 오리 세 식구를 떠나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유기오리커플 영역에서 갈매기를 발견했습니다.  

알고 보니 갈매기가 잉어를 잡아서 식사중이었어요. 

까치가 혹시라도 먹을 기회가 오려나... 곁에서 지켜보고 있네요. 

그런데 날쌘돌이와 얌전이는 어디 있는 걸까요?

오리 세 식구를 만나러 가는 길에 날쌘돌이와 얌전이는 돌다리 주변에서 배회하면서 구걸중이라서 

먹이를 미처 주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주려고 했는데, 

벌써 잠이 들었네요...

할 수 없이 다음 날을 기약하는 수밖에요.


오늘도 유기오리들은 무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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