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6. 23. 13:10ㆍ동네에서 만난 식물/길가
가죽나무에 열매가 달려 있습니다.
가죽나무 열매는 단풍나무 열매처럼 시과로 날개가 달려 있어 바람을 타고 이동합니다.
가죽나무를 그동안 그리 주목하지 못했지요.
관심있게 지켜보니까, 잎이 옆으로 퍼져 있는, 나무의 자태도 아름답고 하천가 여기저기서 군락을 이루고 자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에 빗물펌프장 주변에서 보았던 큰 가죽나무. 이 나무도 열매를 잔뜩 달았습니다.
씨앗이 좀더 익은 것 같습니다. 약간 붉은 갈색빛이 돕니다.
지금껏 우리 동네 하천가에서 본 가죽나무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고 키가 큰 가죽나무입니다.
나무가 커서 잎도 많아 녹음이 아름답습니다.
그동안 아주 어린 가죽나무만 보다가 이 나무와 연관짓지 못하고 무슨 나무일까 궁금했지요.
열매가 달린 것을 보고 난 후에야 가죽나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가죽나무의 잎은 깃꼴겹잎, 작은 잎이 대개 15-23개 정도 된다고 합니다.
5월말, 빗물펌프장 곁 가죽나무에 녹색꽃봉오리가 맺혀 있었습니다.
하늘을 가리는 깃꼴겹잎의 무성한 잎들.
이때만 해도 이 푸성한 나무의 정체를 알지 못했지요.
가죽나무 수피를 잘 알고 있었다면 이 나무가 가죽나무임을 금방 알아챌 수 있었을텐데...
회갈색 수피의 독특한 무늬. 흰색 벌레가 꾸물꾸물 기어가는 듯이 터져 있는 모양.
잎 뒷면의 색깔이 앞면보다 더 옅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햇살 아래 어린 가죽나무의 잎이 짙은 녹색으로 반짝거립니다.
새로난 가지는 붉은 빛이 도네요.
작은 잎이 무척 많은 것 같아서 한 번 세어보았습니다. 27장입니다. 백과사전은 한결같이 최대 25장이라고 하지만 더 많군요.
지난 5월 중순, 도로가 산책길을 걷다가 하천쪽으로 기울어진 사면에 가죽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지요.
어린 가죽나무들이군요. 일부러 심은 걸까요?
수피를 보니까 분명 가죽나무가 맞습니다.
가죽나무는 추위에도, 수분이 부족해도 잘 견디는 적응력이 뛰어난 나무라고 합니다.
공기를 정화시켜주는 착한 나무이기도 하구요.
가죽나무의 가지가 쭉쭉 벗어나와 많은 잎들을 달고 있어 보기가 좋습니다.
어린 가죽나무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자라는 곳이 있다는 것도 이전에는 알지 못했죠.
5월 중순 새로 자라난 어린 잎들 모습입니다.
갓 돋아난 어린 잎은 적갈색빛을 띠고 있군요.
끝으로 갈수록 갈색빛이 짙고 아래로 내려올수록 녹색빛입니다.
붉은 갈색빛으로 잎이 돋아 가지가 뻗어나가면서 아래쪽 잎부터 더 커지고 색깔도 녹색으로 바뀌는 것으로 보입니다.
어린 가지는 확실히 붉지요?
가죽나무의 작은 잎을 자세히 살펴 보면 잎 아래쪽으로 톱니가 엉성하게 몇 개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잎이 귀엽네요.
가죽나무는 소태나무과에 속하는 나무인데, 소태나무과에는 소태나무와 가죽나무 단 2종류의 나무만 속한다고 합니다.
공기를 맑게 해주는 착한 가죽나무를 하천가에서 만나면 전보다는 더 반갑게 만날 것 같습니다.
가죽나무는 그동안 쓸모없는 나무라고 무시당해왔는데,
알고 보니 우리를 소리없이 돕고 있는 나무였을 뿐 아니라 무척 아름다운 나이테를 나무 속에 숨겨둔 보석같은 나무였어요.
요즘은 가죽나무를 가구의 무늬목으로 애용하고 있다 합니다.
(보충) 6월말 장마비가 내린 후 떨어진 가죽나무 열매들.
미처 익지도 못하고 떨어져버렸다.
날개가 길쭉하게 달려 있다.
긴 날개 속에 열매가 한 알.
이 열매는 성숙할 기회를 놓친 채 먼지가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