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6. 18. 13:07ㆍ동네하천에서 만난 새/집오리 바미의 홀로생활
요즘은 해지기 직전이나 늦은 저녁에 산책을 많이 다니다 보니까 집오리 바미를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바미가 지내는 초승달섬 건너편쪽 산책길을 걸으면서 멀리서 바미의 생존을 확인하는 것으로 만족하곤 합니다.
거리가 멀어서 사진이 선명하지 않은 점... 양해하시고...
지난 주 금요일, 그리고 보니 딱 일주일 전이군요.
저녁 6시무렵, 바미는 벌써 초승달섬 풀숲에서 홀로 숨어 있었습니다.
고개를 돌려 깃털단장을 하는 모습이 멀리서 보였습니다.
잘 준비를 하려나 봅니다.
깃털단장이 끝났는지 바미가 고개를 들었네요.
저는 건너편 하천가의 뽕나무 아래서 바미를 살펴보았습니다.
초승달섬에서 홀로 머물고 있는 바미. 문득 집오리 바미가 무인도 섬에 표류한 로빈슨 크루소 같다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하천가 앞 옆으로는 아파트단지가 즐비하고 그 아파트 단지들이 병풍을 만들고 있는 하천 안의 초승달섬.
초승달섬은 한강 방향으로 바라보면 왼편에 치우쳐 있습니다.
풀이 많이 자라서 완연한 녹색섬이 되었습니다.
어제도 바미는 섬 가장자리에 홀로 서 있었습니다.
해가 지기는 이런 시간이었지만 한차례가 비가 내린 후라서 하늘이 회색빛인 초저녁.
야생오리도, 백로도, 왜가리도 보이지 않고 오직 집오리 바미가 섬에 우두커니 있었지요.
비가 온 후라 야생조류들은 모두 비를 피해 어딘가에 숨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날아서 어딘가로 이동해 비를 피할 수 없는 바미는 혼자서 섬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바미는 섬을 홀로 차지하고 있어 만족할까요?
아니면 친구들이 없어 외로울까요?
어제는 운이 좋아서 세월교 위에서 바미를 지켜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이제 곧 장마가 될텐데... 올여름 장마도 바미는 무사히 잘 피해갈 수 있을지 염려스럽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