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떡갈나무, 봄날, 생의 끝을 맞다?(3/28-5/6, 2023/7/4)

2022. 5. 6. 21:57동네에서 만난 식물/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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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산책길 사면에서 자라는 어린 떡갈나무들, 3월말에도 아직 잠을 자고 있었지요.

4월 초, 새 잎을 틔우기 시작했어요. 

다음 날, 큰 변화는 없어 보입니다.

며칠이 지난 후 귀여운 잎들이 제법 꼴을 갖췄습니다. 

햇살아래 잎 가장자리가 발그레한 연한 녹색잎이 마치 수줍은 듯한 모습처럼 느껴졌습니다. 

다시 사흘 후, 붉은 빛이 좀 덜해졌네요. 

잎이 자라는 속도가 빠르군요. 

떡갈나무 잎이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모습이 기특하기만 합니다. 

4월 말을 향해가는 시간, 떡갈나무 잎이 제법 커졌습니다. 

작년에는 이맘 때 이 떡갈나무의 어린 잎들이 벌레들의 공격을 받아 구멍이 숭숭 뚫렸었는데, 올해는 참 예쁘게 자란다 싶었지요. 

('어린 떡갈나무'로 내부검색하시면 작년 이 떡갈나무 잎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또 작년 가을, 겨울의 모습도 보실 수 있구요.)

떡갈나무 잎은 그 어떤 참나무 잎보다 사랑스럽다고 생각합니다. 잎 가장자리의 굴곡이 완만해서 그런 생각이 드네요.

5월 초가 되니까, 정말 잎이 커졌습니다. 떡을 싸 먹고 싶어질 정도입니다. 

과거에는 떡갈나무 잎으로 떡을 쌌다고 해서 나무 이름이 '떡갈나무'가 되었다지요.  

그런데 오늘 산책길에 보니까 누군가 이 떡갈나무들을 모두 꺾어버렸습니다. 

관리하는 사람이 적절한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꺾은 것인지, 아니면 지나가다가 누군가 심술을 피운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떡갈나무의 생이 너무 짧네요. 

작은 기쁨을 안겨주었던 떡갈나무를 애도하고 추억하는 포스팅을 해보았습니다. 

안녕...

 

(후기) 떡갈나무가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2023년 7월4일 현재 떡갈나무가 있던 그 자리에 어린 떡갈나무가 자라고 있어서 놀랐습니다.

같은 나무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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