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6. 7. 11:43ㆍ동네에서 만난 식물/하천가
5월 마지막 날, 하천가 산책때는 지칭개가 가장 눈에 들어왔습니다.
지칭개의 키가 주변의 다른 풀들에 비해 제법 큰 편인데다가, 열매가 성숙해서 떠날 준비를 하는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아서지요.
지칭개의 열매가 익어 하얀 깃털모양의 관모를 달고 바람을 타고 갈 준비를 끝낸 모습은 미칭광이가 흰 머리를 풀어헤치고 있는 듯합니다.
지칭개의 열매는 수과, 즉 여윈열매로 흑갈색의 가느다란 작은 씨앗입니다.
이 씨앗은 하얀 깃털(관모)을 달고 바람을 타고 멀리멀리 날아가지요.
한자말로는 '풍산포'라고 합니다.
5월 말만 해도 지칭개의 꽃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어제 하천가를 걸어보니까 꽃이 거의 보이질 않았습니다.
[국립생물자원관 생물다양성 정보]에 의하면 지칭개의 꽃은 9월까지 핀다고 합니다.
우리 동네에서도 9월에 지칭개의 꽃을 본 적이 있는지 기억이 나질 않군요.
우리 하천가에서는 5월말이 지칭개 꽃의 절정기입니다.
6월로 들어서면 지칭개는 열매의 시간에 들어서 씨앗을 날리느라 바쁘지요.
위 사진을 보면 지칭개의 보라색 꽃, 그 꽃이 성숙해지는 모습, 관모를 달고 씨앗이 날아갈 준비가 끝난 모습, 씨앗이 떠난 후의 모습까지 동시에 살펴볼 수 있습니다.
지칭개의 보라색 꽃은 머리모양 꽃차례로 귀엽게 생겼습니다.
엉겅퀴꽃과 혼동하기도 하지요.
요즘은 부쩍 바람부는 날이 잦은 것 같은데요, 마스크를 벗고 걸을 때면 흰 털을 달고 나는 지칭개의 씨앗 때문에 재채기를 하곤 합니다.
보라색 꽃이 점차 누르스름한 색으로 바뀌면서 열매가 익어갑니다. 열매가 익으면 펑!하고 터지면서 씨앗이 흰 털과 함께 밖으로 나옵니다.
사진 속에서도 흰 털이 달린 흑갈색의 작은 씨앗이 보입니다.
위 사진에서 좀더 자세하게 지칭개의 씨앗을 볼 수 있습니다.
흑갈색의 씨앗 끝에 흰 털이 달린 모습도 보이지요?
지칭개는 제법 키가 큽니다. 정확히 재어보지 않았지만 최대로 자라면 대략 80cm에 이른다고 하네요.
하천가에 나무가 사라지고 난 후 하천가에 지칭개가 훨씬 더 많아졌습니다.
지칭개가 햇살 좋은 들판에서 잘 자란다고 하니까, 나무 그늘이 없어져서 지칭개의 생존이 훨씬 더 유리해져서인 듯합니다.
지칭개는 아시아를 비롯한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식물로 우리나라에서는 고유종으로 보네요.
지칭개 속(Hemistepta)에는 지칭개(Hemistepta lyrata Burge) 한 종류밖에 없다고 합니다.
국화과에 속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