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2. 17. 18:03ㆍ동네밖 식물/수목원 식물원
지난 10월 첫 날, 한택식물원 호주관에 가서 신기한 나무들을 보고 즐거워했던 기억이 새록새록합니다.
이곳에서 보았던 올레미소나무와 뱅크시아는 포스팅을 벌써 했지만 정작 바오밥나무 포스팅을 하질 못했네요.
사실 바오밥 나무를 보러 한택식물원을 찾았었는데 말이지요.
바오밥나무를 영어로는 bottle tree, 학명은 Brachiychiton rupestris라고 한다고 안내판에 소개하고 있습니다.
사실 바오밥나무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덕분인데, 그 책에 나오는 나무는 아프리카 바오밥나무(Adansonia digitata)라고 합니다.
학명을 보면, 한택식물원의 호주 바오밥은 속명이 Brachiychiton인데 마다가스카르의 바오밥 속명은 adansonia여서 서로 속명이 다릅니다. 전자는 Sterculiaceae(벽오동과)에 속하고, 후자는 malvaceae(아욱과)에 속합니다.
따라서 차이가 있군요.
위키피디아에 의하면, 바오밥나무속(adansonia)가 모두 몇 종류냐, 하는 것에도 논쟁이 있나 봅니다. 8종류라고도 하고 9종류라고도 하고 12종류라고도 하고... 알 수 없군요. 확실한 것은 마다가스카르에 가장 많은 종류의 바오밥나무가 산다는 것이지요.
호주에는 한 종류가 있다고 하는데, 학명이 adansonia gregorii. 이 나무는 분명 Brachiychiton rupestris와 다른 나무겠지요.
전자는 호주북서부에 있고, 후자는 퀸즈랜드에 있다고 하는군요. 퀸즈랜드는 호주대륙의 동부에 있으니까 서로 반대되는 곳에서 사는 나무들이군요.
Adansonia속 바오밥은 우기와 건기에 살아남도록 적응한 나무로서 사바나 지역에서 산다지요.
몸통에 최대 10만리터까지의 물을 저장하고 있어 코끼리가 물을 얻기 위해 수피를 벗겨내기도 한답니다.
전문가들은 이 나무가 최대 2천살 이상 살기 어렵다고 하지만 남아프리카에 한때 6천살이 된 바오밥이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무엇보다 바오밥나무는 나무나이테로 나이를 가늠하기가 어렵다는군요.
아무튼 [어린왕자]의 바오밥은 아니지만 호주관의 바오밥나무도 그 나무와 닮아 있으니 만족해야하는 것인지...
한택식물원 호주관에는 여러 그루의 바오밥 나무(Brachiychiton rupestris)가 있습니다.
이 바오밥나무는 옮겨심어도 잘 살아남을 정도로 생존력이 있고 영하10도부터 영상50도까지 폭넑은 기온을 견뎌내는 강한 나무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한국땅에 옮겨와서도 식물원에서 건강하게 잘 살아남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Adansonia 나무들은 열대지방에서 사는 나무라서 아무래도 우리 땅에서 적응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사진 속 나무의 잎은 길쭉하고 끝이 뾰족합니다.
그런데 잎모양은 길쭉하기도 하지만 타원형도 있고... 아무튼 다양하다고 합니다.
몸통은 물병처럼 생겼네요. 몸통에 물을 많이 포함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영어로 bottle tree라고 부르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나무가 워낙 천천히 자라서 15년이 넘어가서야 물병 모양이 나타난다고 하네요.
답답한 온실 속에서 자라느라 나무는 힘들겠지만 덕분에 이 나무를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바오밥 나무들을 조금 더 눈에 담아두려고 나름 열심히 살펴보았습니다.
몸통의 세로로 갈라진 모습이 보기가 좋습니다.
언젠가 [어린왕자]의 그 바오밥나무를 직접 볼 기회가 있을지...
아니면 물향기 수목원의 바오밥나무가 자라길 기다려야 할지...
<참고로> 물향기수목원 물방울 온실에 어린 바오밥나무가 있는데, 아프리카 바오밥나무(Adansonia digitata)입니다.
지난 4월말에 이 나무를 보았는데 실망하고 돌아온 기억이 있습니다. 앞선 포스팅을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