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2. 27. 18:37ㆍ동네하천에서 만난 새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에 하천가를 산책하다가 백로떼를 발견했습니다.
1월초에 하천에서 백로떼를 만나곤 했는데, 올해는 12월 말에 백로떼가 하천에 등장한 거죠.
이 백로들은 대백로(Great Egret)이거나 아니면 중대백로(Large Egret)일 것으로 추측되네요.
두 백로는 전문가가 아닌 이상 쉬이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둘다 몸집 차이도 색상 차이도 없기 때문이예요.
이 백로 무리를 살펴보면 대개 서른 마리 정도가 군집을 이루고 있습니다.
중대백로들 무리 속에 쇠백로들이 어우러져 있어 백로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쇠백로를 중대백로의 어린 새끼새로 오해하기도 하지요.
크리스마스 이브 하천가의 백로떼는 모두 세 무리였다. 모두 합하면 100여마리 정도 될 것 같습니다.
백로가 많으니까 하늘을 나는 백로들을 바라보는 것이 즐거워요.
중대백로도 대백로도 모두 겨울에는 부리가 노란색입니다.
여름 번식기가 되면 부리가 검정색으로 바뀌어요.
중대백로와 대백로의 차이가 무엇일지 찾아보니까 국립중앙과학관에 의하면, 두 새의 차이는 입아귀가 눈 뒤쪽까지 찢어진 새가 대백로라고 합니다. 그런데 중대백로와 중백로의 차이를 설명할 때 역시 중대백로가 입꼬리가 눈 뒤까지 이어져 있다는 것이 중백로로 다른 점이라고 설명하고 있어 설명에 혼선이 있는 것 같군요.
아무튼 대백로는 한국에서 보기 드문 새라고 하니까 우리 하천의 백로떼는 중대백로가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 시에서는 '대백로'라고 안내하고 있지만...
많은 안내판에서 오류가 있는 것으로 보아 그것 역시 믿기 어려워요.
그냥 큰 백로니까 '대백로'라고 설명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드네요.
다음 날인 크리스마스에도 하천에는 백로떼가 머물고 있었습니다.
중대백로들 사이에 쇠백로도 보입니다.
크리스마스에는 백로의 수가 전날에 비해 반으로 줄었다. 두 무리 정도를 볼 수 있었지요.
백로떼가 세 무리 이상, 100마리 이상 우리 하천에 등장하는 날은 한 해 하루 정도인 것 같아요.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나서는 백로떼가 한 무리 정도가 남았을 뿐입니다.
다들 어디로 날아간 걸까요?
겨울이 지나면 백로도 이렇게 무리를 짓지 않습니다.
1, 2,3 마리 정도 함께 있을 뿐이지요.
이번에 만난 백로떼는 내게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느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