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1. 3. 08:00ㆍ동네하천에서 만난 새/집오리의 삶과 죽음 2018-19
전날(월요일) 하천오리들에게 기장을 주러 갈 때, 하천가 오솔길을 걸어가며 다른 유기오리 두 마리를 찾아보았는데 보이질 않아서 마음이 안 좋았습니다.
다음날 화요일에는 좀더 주위를 두리번거리면서 적극적으로 오리들을 찾아보았습니다.
(평소 이 오리들에게 먹이를 주지 않는 것이 조금 마음이 불편했거든요.
혹시 아무도 이 오리들에게 먹이를 주지 않아, 우리까지 외면해서
이 오리들이 굶어죽거나 아니면 기운이 없어 주변 포식자들(고양이 등)에게 잡혀먹으면 어떡하지?하는 걱정이 들었지요.)
오리들은 사람의 시선이 쉽게 닿지 않는, 좀 숨겨진 곳에서 깃털에 고개를 파묻고 있었습니다.
기장을 좀 주고 싶었지만 오리들의 휴식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 그냥 살아 있음을 확인하고 떠났습니다.
너무 늦은 시간에 나왔나 봅니다.
가을색이 하루가 다르게 더 깊어만 갑니다.
하천오리들이 보이질 않네요. 흰뺨검둥오리 커플만이 눈에 띱니다.
오리들을 찾아다니다가 친구가 화장실 간 사이, 잠시 가을풍경을 즐겨보았습니다.
코스모스와 단풍든 잎들이 가을의 멋에 빠져들도록 만듭니다.
하천 반대편에서 보니, 오리섬 1 근처에 오리들이 있는 듯합니다.
친구가 우리 오리들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오리들은 흰뺨 검둥오리 커플이네요.
도대체 우리 오리들은 어딜 간 걸까요?
반대편쪽 길로 좀더 걸어올라가 보았습니다.
참새들만 잔뜩 보입니다.
앗! 마침내 하천 오리들 발견.
풀을 먹고 있습니다.
평소 기장을 주는 곳에서 그리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있었는데 찾질 못했군요.
친구가 "오리야~"하고 오리들을 부릅니다.
오리들이 친구의 "오리야~"를 알아듣는 것이 분명합니다.
오리들이 금방 반응하고 헤엄쳐 옵니다.
야1은 농1과 농2와 달리 뒤처지지 않기 위해 세차게 물을 지치며 앞서 나옵니다.
이 장면을 동영상에 담지 못해 아쉽네요.
농1과 농2는 단 한 번도 물을 지친 적이 없는데 말이지요.
우리가 야1은 야생오리가 아닐까 추정하는 까닭도 바로 이 물 지치기 동작 때문입니다.
이날은 오리들에게 기장 주는 일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오리들을 찾느라 한참동안 하천 주변을 걸으면 배회했기 때문입니다.
저녁 모임에 가기 전에 오리들에게 저녁식사를 주고 가려고 결심했기에 오리들 찾기를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농1과 농2의 텃세를 피해서 여기저기 옮겨다니는 야1의 귀여운 몸놀림을 보고 있으니, 미소가 떠오릅니다.
정말 귀엽네요.
이렇게 오리의 일상이 변함없이 흘러가고
오리들이 오늘 하루도 무사하다는 것에 안도의 숨을 쉬면서...
친구와 함께 부지런히 모임을 향해 길을 떠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