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오리들의 비밀이 풀리다(하천오리 시리즈185-1)

2019. 9. 4. 12:18하천오리 시리즈

어제, 하천오리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이 내 포스팅에 리플을 단 것을 확인했습니다.

월요일(9/2)에 야일이 안 보인다는 이야기였지요. 그런데 집오리 농원과 농투의 반응이 심상치 않으니 살펴봐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 어제(9/3), 평소보다 조금 이른 시간에 하천가로 나갔습니다. 

초저녁부터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가 있어서요. 

하늘이 흐린 것이 심상치 않은 모습이었어요. 

비가 쏟아질 것 같더군요.

자라돌이 넓어보이는 것이 하천물이 많이 얕아졌음을 알 수 있었지요. 

비가 오긴 해야겠어요.


큰다리1 아래 도착해서 평소처럼 친구가 집오리들을 불렀습니다. 

그런데 아무런 대답이 들리지 않았어요. 

친구는 몇 번을 더 시도해 보았지만 오리들의 대답은 없었습니다. 


평소같으면 동영상 속에서처럼 제법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대답하고 부지런히 헤엄치고 달려올텐데 말이지요. 

동영상 속 모습은 지난 토요일(8/31)에 촬영한 것입니다. 

지난 토요일처럼 동번과 서번이 달려와서는 열심히 잡곡을 먹어줘야 하건만...

평소보다 너무 일찍 하천가를 찾아서인지...

처음 버려졌을 때 지냈던 곳에서도 집오리들의 모습이 보이질 않았고,


큰 다리 근처 섬에도 보이질 않았습니다. 

하늘은 점점더 먹구름빛이 짙어져서 걸음을 부지런히 옮겼습니다. 

돌다리3에서 오리들을 불러보았습니다. 

멀리 큰다리1이 보이네요.

집오리들도 야생오리들도 오리들이라곤 한 마리도 보이질 않고 커다란 검정물고기만이 왔다갔다 합니다. 

물이 너무 얕아져서 물고기가 잘 보이네요. 

오리들 근처에서 종종 눈에 띠는 이 물고기가 무엇인지 한 번 찾아봐야겠습니다. 

어제는 하천에서 공공근로하시는 분들이 산책길가의 풀들을 죄다 베었습니다. 

진드기를 염려하시는 건지... 산책길이 점차 넓어지는 것이 좋다고 생각이 들지 않은데...

어떤 사람들은 지나가면서 풀이 부딪치는 것이 싫다고 하시겠지요. 


아무튼 풀 베는 소리 때문에 오리들이 다들 멀리 달아나버린 걸까요?

오리도 백로도, 왜가리도 보이질 않아서 다들 어디 간 건지 궁금했습니다. 

어쩌면 비가 올 기미 때문에 다른 곳으로 피한 것일 수도 있구요. 

열심히 풀을 잘라놓으셨네요. 

뽕나무에서 뽕잎을 따는 아주머니들이 보여 왜 뽕잎을 따는지 여쭤보았습니다. 

그랬더니 토끼에게 주려고 한다고 대답하시네요. 

하천가에서 풀을 채취하시는 분들의 이유가 참으로 다양하다 싶습니다. 

마침내 오리땅2에 도착했습니다. 

개사료 할머니가 보입니다. 

어제도 어김없이 오리들에게 개사료를 던져주고 계셨습니다. 

할머니께 인사를 드렸더니 지난 번과 달리 반갑게 받아주시네요. 

그런데 농원과 농투만 있고 야일이 보이질 않습니다. 

야일을 찾아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 

흰뺨검둥오리가 다가옵니다. 

오리섬5에는 백로 한 마리가 왔다갔다 하네요.

할머니가 오리들을 잉어가 괴롭힌다고 한탄하십니다.

친구가 할머니께 하천에다 개사료를 너무 주시면 잉어가 온다고 말씀드리니,

할머니는 들은 척도 하지 않으시네요. 

오리들이 너무 마르고 형편없다는 것이 할머니 생각이십니다. 

그래서 개사료를 많이 줘야 한다구요. 

아무래도 할머니는 오리들을 비만으로 키우시려나 봅니다. 

뿐만 아니라 잉어떼가 몰려오는 원인을 제공하시구요.

할머니가 개사료를 많이 던져 주셨지만 농원과 농투는 금방 자리를 떠나버렸습니다.

할머니 말씀이 사람을 피한다고 하십니다. 

도대체 오리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할머니가 던져준 개사료 때문인지 흰뺨검둥오리 두 마리가 헤엄쳐 오네요. 

야일이 안 보인다고 하니까, 3일 전에 보시고 못 보셨다고 하네요. 

토요일날 야일을 보았다는 것이지요. 

우리가 야일을 마지막 본 것이 지난 금요일. 

리플 다신 분이 월요일날 못 보셨다고 하고. 

그렇다면 일요일이나 월요일날에 야일이 사라졌다는 것인데...


할머니께서 야일이 오리섬1 근처에 형성된 작은 섬 속 풀 속에 웅크리고 안 나온다고 하십니다. 

잘 보이질 않아 돌다리를 건너가서 반대편에서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보이질 않는데... 친구는 풀 속에 오리가 웅크리고 있다고 주장하네요. 

다시 할머니가 계신 쪽으로 돌아와서 친구가 직접 물 속으로 이동해서 확인해 보겠다고 나섰습니다. 

만약 오리가 있으면 죽었건 살았건 데리고 나오겠다면서요.

확인해 보니 풀 속에는 오리가 없었습니다. 

친구는 포기하지 않고 주변을 둘러보면서 오리를 불렀습니다. 

하지만 야일은 보이지 않았지요. 


할머니는 장화를 가져와서 확인해보려 하셨다네요.

친구가 확인해 할머니의 수고로움을 드셨으니 다행입니다.

개사료 할머니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확인한 사실들 몇 가지.

야일이 야생오리가 아니라 집오리라는 것.

농원, 농투, 야일은 소유주가 있다는 것, 

그 소유주와 개사료 할머니가 전화를 나누는 친한 사이라는 것, 

소유주 할머니께서 원래 오리들을 다른  하천에서 키웠는데, 하천 물도 너무 자주 마르고, 너구리 때문에 오리들의 피해가 심해서 이곳으로 옮겨두었다는 것.

농삼이 죽고 난 후 야일을 데려다 놓은 거라는 것.

오리 소유주 할머니는 동물을 너무 사랑하시는 분이라서 하천에서 키우는 오리들을 잡아먹기 위해 키우는 것은 아니라는 것.

동번과 서번은 오리 세식구의 소유주인 할머니가 데려다 놓은 것은 아니라는 것.


덕분에 그동안의 궁금증이 풀렸네요. 

야일이 정체불명의 야생오리라고 생각했었는데, 집오리라서 야생오리의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지요. 

그리고 다른 야생오리들은 농원과 농투가 식구로 받아들이지 않았는데, 야일만은 식구로 받아들였다는 점도 이유를 알 수 있었지요.


아무튼 오리 세 식구는 집오리 세 식구이고 유기오리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풀 속에 야일이 있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한 할머니가 자리를 뜨시고 

우리는 농원과 농투를 좀더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농원과 농투가 거의 움직이지 않고 쉽니다.

너무 많이 먹기도 한 것 같습니다.

개사료 할머니는 조금밖에 먹지 않았다고 하시지만...

앞서 누군가가 오리들에게 먹을 것을 주었겠지요.

집오리들 주변에 흰뺨검둥오리커플이 함께 머물고 있네요. 

이 야생오리들은 집오리 식사를 옆에서 조금씩 혜택보고 있어 쉽게 떠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야일도 곁에 없는데, 흰뺨검둥오리들이 곁에 있어 더 나을까요?

농원과 농투가 자리잡은 곳은 사람들이 제일 접근하기 어려운 곳으로 보입니다. 

오리섬5의 귀퉁이부분. 

주위를 둘러보니 풀이 무척 많이 자라 있습니다. 

야일은 어디 간 걸까요?


이어지는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확인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