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오리일까?

2020. 4. 10. 17:05동네하천에서 만난 새/집오리 바미의 홀로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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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의 집오리들이 지난 해 10월초까지 모두 죽고 사라져 내내 우울했지요. 

그런데 그해 연말, 정확히는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시선을 끄는 오리 한 마리가 나타났습니다. 

2019.12.24. 오후 3시경

겨울의 하루 중 가장 따뜻한 시간을 골라 하천가를 산책하던 중이었습니다. 

야생오리들과 다른 큰 몸집의 검게 보이는 오리 한 마리가 눈에 띠었습니다. 

오리는 열심히 몸단장 중이었어요. 

몸집으로 보자면 그동안 돌봐왔던 집오리와 닮았습니다. 

야생오리인 터오리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몸집. 버려진 집오리가 아닐까 싶었어요. 

다른 오리들과 어울리지 않고 홀로 돌 위에 있는 그 오리에게 관심이 갔습니다. 

 

그리고 그 오리를 다시 만났을 때는 해가 바뀌고 나서였습니다. 

2020.1.1.오후 3시경

오리는 지난 번에 만났던 장소보다 훨씬 상류로 올라왔습니다. 

주변에는 백로, 터오리, 청둥오리 등 많은 새들이 있었지만 역시나 홀로 떨어져 있었습니다.  

멀리서 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스마트폰의 디지털 줌을 이용해서 사진의 선명도가 낮습니다. 

분명하지는 않지만 목과 배부분이 흰색이고 몸 전체는 어두운 색, 거의 검게 보일 지경이어서 당시에는 검은 오리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여러 날이 흘러 오리를 다시 만났을 때는 이번에는 훨씬 더 하류쪽으로 이동해 있었습니다. 

2010.1.9.오후 3시경

넓적한 바위 위에서 홀로 있기는 마찬가지였지요. 

오리의 정확한 정체는 알 수 없었지만, 이 오리를 보러 하천가를 산책하러가는 일이 즐거워졌습니다. 

한참을 걷다 뒤돌아보았습니다. 멀리 바위 위에 오리가 점처럼 머물러 있습니다. 

줌을 당겨 찍어 보았는데, 흐릿하네요. 

아무튼 이 날 이후로 이 오리를 다시 만나지 못했기에 난 이 오리 역시 다른 집오리들처럼 죽었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이 오리를 다시 만났습니다. 어제, 4월 9일, 정확히 3개월이 지나서였습니다!

오리가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만해도 기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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