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5. 19. 16:31ㆍ카테고리 없음
5월부터 코스모스를 닮은 노란꽃을 피우는 큰금계국(Coreopsis lanceolata), 다시 하천가 곳곳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큰금계국과 금계국(Coreopsis drummondii)의 차이에 대해 계속해서 찾아보고 있는데,
큰금계국은 여러해살이, 금계국은 한두해살이라는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해살이냐, 한두해살이냐로 구분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아요.
현재, [한국화재식물도감]에서처럼 큰금계국과 금계국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섞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금계국을 여러해살이라고 설명하고 있지요.
우리 하천가의 식물 안내판을 보면 이 노란꽃이 피는 식물을 '금계국'이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화훼농가에서 '금계국'으로 안내한 것이 아닐까 싶은데요...
[두산백과]에서는 큰금계국은 최대 1미터, 금계국은 최대 60센티미터라고 키차이를 이야기하지만
큰금계국, 금계국 모두 키가 작으면 30센티미터 정도이기 때문에
키가 큰 큰금계국은 구분해낼 수 있어도 키가 60센티미터 이하인 경우는 금계국과 구분이 어렵다는 것이지요.
금계국, 큰금계국의 꽃은 크기에서 차이가 난다고 하지만, 꽃 사진을 보아서는 제대로 구분하긴 어렵습니다.
어떤 블로거는 큰꽃금계국(Coreopsis grandiflora)을 금계국으로 주장하면서 큰금계국과 다르다는 포스팅을 하기도 하네요.
큰꽃금계국 역시 큰금계국처럼 북아메리카 원산의 여러해살이입니다.
하지만 큰꽃금계국과 큰금계국과의 차이를 살펴보면, 큰꽃금계국은 꽃의 중간부분, 즉 관상화(통꽃)부분와 설상화(혀꽃)이 만나는 부분이 갈색빛을 띱니다.
결국 제가 내린 큰금계국과 금계국의 차이는 '잎으로 가능하다' 입니다.
[두산백과]에 의하면 금계국은 1회 깃꼴겹잎으로 작은 잎은 타원형이라는군요.
큰금계국 잎은 마주나면서 모양은 피침형(창모양)입니다.
그렇다면 사진 속 꽃은 큰금계국의 꽃이 맞아 보입니다. 잎이 깃꼴겹잎이 아니고 피침형이니까요.
사실상 우리나라에 1950년에서 1963년까지 수입되어 보급된 큰금계국을 고려해 본다면
우리나라 곳곳을 점령하고 있는 식물은 금계국이 아니라 큰금계국으로 추정하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꽃이 코스모스와 닮았는데, 코스모스는 가을에 피는 반면,
봄부터 여름까지 노란색꽃을 피우고 건조하고 햇빛이 잘 드는 곳이라면 잘 자라는 큰금계국은 사랑을 받아왔지요.
하지만 여러해살이라서 토착식물들을 몰아내고 자리잡아온 외래종으로 위험한 식물로 분류합니다.
MBC [뉴스데스크] 2017년 6월의 뉴스를 보면 일본에서는 2006년부터 큰금계국을 생태계 위험종으로 퇴치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지자체에서 적은 돈으로 보기좋은 조경을 만든다는 이유로 너도나도 심고 있다는 것이지요.
우리 시도 예외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하천가 조경을 위한다면서 외래종 식물들을 마구 심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큰금계국을 금계국이라 부르면서 지식왜곡까지 하는 이유는... 글쎄요.
아마도 대중이 꽃이름에 접근하기 쉽게 하려는 시도? 큰방가지똥을 방가지똥이라고 이름을 안내하는 것처럼요.
아니면 화훼농가에서 식물 이름을 잘못 전달한 때문? 알 수는 없습니다.
어쨌거나 이 노랗고 아름다운 꽃이 우리 토착식물들을 마구 몰아낸다면 정말 큰일이 아닐 수 없네요.
뿌리를 번식시키면서 자리를 확장해나간다고 하는데...
왜 시에서는 큰금계국을 하천가에 마구 심고 번식시키는 걸까요?
어쩌면 도시 하천가는 이미 생태계가 파괴되고 교란된 것으로 보고, 정원처럼 가꾸기로 한 것일 수도...
한 번 추측해 보았습니다.
우리 하천가에서 큰금계국이 왕성하게 번식하는 것으로 보아도 도저히 한두해살이 금계국으로 생각하기는 어렵네요.
계명대 생물학과 김종원 교수는 큰금계국이 우리생태계를 파괴하는 측면에서 볼 때 유해식물로 규정된 돼지풀보다 더 위험한 존재라고 주장합니다.
먹기에 좋으나 몸에 나쁜 음식처럼 보기에는 좋으나 생태계에는 나쁜 식물이라니... 안타깝네요.
올봄에도 큰금계국은 변함없이 만발해 하천가 주변을 노란빛으로 출렁이게 합니다.
생태하천을 만들고 자연경관을 조성한다면서 지자체는 외래종을 심어 꽃밭가꾸기를 계속하는데...
가짜 생태환경 정책이라고 해야겠지요.
아직까지도 시관계자들의 환경의식은 충분해 보이지 않습니다.
기왕이면 토착종을 심는 쪽으로,
이미 황폐된 곳이라 토착종 적응이 어렵다면 외래종이라도 한두해살이를 심어 조경도 신경쓰고 토착종도 나름 보호하는 쪽으로
시 정책을 고심해 볼 수 있지 않나 싶네요.
무리지어 노란꽃을 피워대는 큰금계국들을 마냥 아름답다고 넋을 잃고 볼 수만은 없는 심정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