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0. 27. 20:10ㆍ나의 정원
올해는 우메보시에 넣을 차조기를 키웠습니다.
그런데 꽃을 피우고 있는 차조기는 야생차조기로 하천가에서 뽑아와서 키웠지요.
지난 9월 중순 이 차조기가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차조기는 들깨나 무척 닮았지만 잎 색깔이 붉고 꽃도 연보라색 꽃이 핍니다.
이렇게 꽃을 피우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아무튼 이 야생 차조기는 차조기 특유의 향이 적어서 우메보시에 넣지 않았습니다.
끝까지 키워 씨앗을 거둬서 다시 원래 있던 하천가에 보내기로 결심했지요.
씨앗을 모두 거둔 차조기를 잎이 질 때까지 살 수 있는 데까지 살아보라고 두었었지요.
그런데 어제 아침 베란다에 나가보니까 어느새 차조기 잎이 한 잎밖에 남지 않았더군요.
씨앗을 거둔 차조기 열매는 이렇게 펼쳐둔 신문 위에서 잘 말라가고 있습니다.
앙상한 가지에 한 잎만 남아 있고 남겨둔 잎들이 흩어져 떨어져 있는 모습.
얼마 후 다시 베란다에 나가보니까 아침에 남아 있던 바로 그 한 잎조차 떨어져 바닥에 뒹구로 있었습니다.
차조기는 이제 한 생을 마감할 때임을 알았나 봅니다.
이 마지막 잎을 거둬서 사진을 찍고 박 씨 위에 올려두었습니다.
그리고 앙상한 가지는 뽑아서 쓰레기통에 버렸습니다.
차조기가 떠난 빈 화분에는 벤자민을 심었지요.
이렇게 차조기의 한 생이 끝나니까 뭔가 뭉클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최선을 다해 살고 삶 뒤에는 열매, 씨앗을 남기고 불평 없이 떠나는 한해살이 식물의 죽음에서 우리 생도 이래야 되지 않나?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