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1. 12. 11:55ㆍ동네에서 만난 식물/길가
수년전부터 이 가로수길의 나무가 무엇인지 궁금했지요.
캐나다 설탕단풍나무의 잎이랑 비슷한 듯해서 단풍나무인가? 했었습니다.
11월 중순 한참 단풍이 든 나무들은 알록달록, 울긋불긋 참 보기가 좋습니다.
그런데 이 나무가 단풍나무가 아니라 참나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캐나다와 미국, 즉 북아메리카에서 건너온 귀화나무들인 거죠.
그런데 북아메리카에서 들어온 이 참나무들이 핀참나무인지 아니면 루브라참나무인지 궁금했어요.
지식백과나 식물도감을 뒤져도 그 정체를 알기가 어렵고...
위키피디아를 이용해서 살펴봐도 딱히 구분이 쉽지 않습니다.
위 사진 속 나무의 잎과 수피를 보면 루브라참나무로 보이긴 합니다.
영어권 위키피아에서 제시한 루브라참나무의 잎과 닮긴 했습니다.
적어도 핀참나무의 잎은 U자모양으로 깊이 파인 갈래를 하고 있으니까, 핀참나무잎은 아닌 것이 분명해보입니다.
핀참나무는 세월이 흘러도 수피가 깊이 패이지 않고 매끈한 것이 특징이라고 하는데 이 참나무는 수피가 울퉁불퉁 패이려고 하고,
잎도 갈래가 깊지 않습니다.
핀참나무도 루브라참나무도 모두 붉은참나무(Red Oak)그룹에 속해서 가을이 되면 잎이 붉게 단풍이 든다는 점이 닮았습니다.
그런데 핀참나무도 루브라참나무도 모두 잎 끝에 가시가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왜 영어권과 우리나라에서 핀참나무라는 이름을 사용해서 혼동을 주는지 궁금합니다.
학명을 살펴보면, 핀참나무는 Quercus palustris, 루브라 참나무는 Quercus rubra입니다.
학명을 번역하면 핀참나무는 습지참나무이고, 루브라참나무는 붉은 참나무이지요.
그런데 핀참나무도 가을이 되면 붉어진다는 점을 생각하면 붉은 참나무란 이름도 성의없고 불분명하긴 마찬가지로 보이긴 합니다.
게다가 핀참나무가 습기찬 땅을 아주 좋아하는 것도 아니니 습지참나무란 이름도 적당해보이진 않습니다.
잎을 가만히 살펴보면 각 갈래가 다시 갈라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가래 끝에는 뾰족한 가시가 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잎이 전체적으로 타원형이지만 밑으로 갈수록 많이 좁아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나무의 자태나 키를 보아서는 핀참나무와 루브라참나무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가로수길이 너무 어두워서 사진촬영이 쉽지 않아서 스마트폰 촬영을 했는데, 근거리촬영은 선명해서 나쁘지 않지만 원거리 촬영은 카메라 촬영보다 색상, 영상이 모두 좋지 않다 싶네요.)
바닥에 떨어져 있는 낙엽을 관찰해보았지요.
그런에 이 잎들은 루브라참나무잎같아 보이는 것도 있고 핀참나무잎같아 보이는 것도 있습니다.
루브라참나무잎은 핀참나무잎보다 크기가 훨씬 큰 것으로 알고 있어요.
위키피디아를 참고하니까, 핀참나무잎은 (불어판에서는) 5-11cm정도, (영어판에서는) 5-16cm정도라고 합니다.
루브라참나무 잎은 8-20cm(두산백과, 국립중앙과학관 식물정보), 또는12-22cm(불어 위키)정도라고 해요.
사진 속 큰 잎은 길이가 20cm를 훌쩍 넘었습니다. 모양이가 잎의 크기를 보았을 때 루브라참나무로 보입니다.
그런데 붉은 작은 잎은 길이가 10cm 정도로 보입니다.
크기나 잎의 형태가 꼭 핀참나무같아 보입니다.
주위에 도토리모자도 떨어져 있습니다. 확실히 참나무네요.
큰 잎은 루브라참나무잎, 작은 잎은 핀참나무잎 같아보입니다.
혹시 이 가로수길에는 핀참나무와 루브라참나무를 섞어서 심은 걸까요?
한 나무에 작은 잎과 큰 잎이 함께 난 것인지는 확인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나무들의 키가 워낙 커서요.
떨어져 썪고 있는 어린 도토리도 보입니다.
색깔이 너무 아름다운 잎을 발견해서 사진도 찍고 집으로 가져왔습니다.
루브라참나무잎으로 보입니다.
집으로 가져온 참나무낙엽들인데, 모두 루브라참나무잎으로 보입니다.
루브라참나무의 잎은 중앙잎맥 주변인 넓은 편이고, 핀참나무의 잎은 중앙잎맥쪽으로 깊이 패여 좁은 편.
도토리도 좀 주워왔습니다. 도토리의 크기가 큰 편입니다.
도토리지름이 2cm정도, 길이가 2.7cm정도 되네요.
루브라참나무의 도토리로 보입니다.
핀참나무의 도토리는 그보다 작다고 하거든요. 1cm정도라지요.
(보충) 작년 6월에 찍은 이 가로수길의 참나무 사진들입니다.
이 잎들을 봐도 핀참나무라기보다 루브라참나무잎으로 보입니다.
루브라참나무는 나이가 들면 수피가 패이고 울퉁불퉁해진다지요.
이때만 해도 단풍나무의 한 종류가 아닐까 생각했었지요.
루브라참나무도 핀참나무도 모두 키가 빨리 자라는 것으로 유명하지요.
세월이 흘러 제법 가로수길이 울창한 느낌이 납니다.
여름의 햇살을 잘 가려줘서 고마운 나무지요.
확실히 이 나무는 루브라 참나무로 보입니다.
잎의 굴곡이 U자로 깊이 패여 있지 않고 갈래가 7갈래 이상 나 있는 점도 그렇구요.
아무래도 이 가로수길의 참나무는 대부분이 루브라참나무로 생각됩니다.
혹시 핀참나무가 한, 두 그루 섞여 있을 수도 있겠지만... 아직 확실하게 대답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루브라 참나무길이라고 말해도 될 것 같습니다.
(보충2) 2016년에 찍었던 이 가로수길 참나무사진들.
당시 포스팅을 해서 이 나무에 대해 알려달라고 했을 때 누군가 참나무라는 것을 알려주시기도 했지요.
하지만 그 분도 이 나무가 어떤 참나무인지 알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잎을 보니까 확실히 루브라참나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