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8. 13. 23:30ㆍ동네에서 만난 식물/하천가
이번 주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삼일 동안의 집중호우가 내렸고 잠깐 소강상태였다가 다시 비가 이어졌습니다.
비가 멈춘 저녁무렵 하천가 산책을 나가보았습니다. 하천물의 수위는 낮아졌지만 누런 흙빛입니다.
쌍개울에 조성된 꽃밭이 사라졌습니다. 꽃이 있던 자리에는 흙탕물만 차 있네요.
꽃들이 사라진 것을 보니까 이곳에 꽃밭을 조성한 시에 대해서 좀 화가 났습니다.
많은 비가 내릴 때마다 꽃밭이 망가지는데 반복해서 세금을 들여서 꽃을 심는 이유가 궁금해지더군요.
하천가는 스스로 알아서 자라는 야생화로 충분하다 싶은데...
이번 비로 나무들의 상당수가 쓰러졌습니다.
습지의 풀들도 모두 쓰러져서 아직 일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풀들은 다시 일어서겠지요. 나무들은 다시 스스로 서지는 못하겠지만요.
나무가 뿌리째 뽀힌 채 누워 있습니다.
산책길에 보니까 뿌리째 뽑힌 나무가 한 두 그루가 아니더군요.
복숭아 나무도 쓰러졌습니다.
이번 비에 가장 많이 쓰러진 나무들은 뽕나무였습니다.
이 쓰러진 뽕나무는 하천가 뽕나무들 가운데 맛있는 오디가 열리는 나무라서 지나가다가 오디를 따 먹은 적이 있어 더 안타까운 마음이 큽니다.
평소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참느릅나무도 이번 비에 쓰러졌습니다.
무엇보다 이곳 배롱나무들이 궁금했었지요.
쓰러지긴 했어도 뿌리째 뽑히지는 않았네요.
하천 관리인들이 그 어떤 나무들보다 아끼는 나무들로 보이는데... 아마도 다시 일으켜 세울 것으로 보입니다.
쓰러진 나무에 쓰레기기 감겨 있습니다.
펌프장 곁에 심었던 배롱나무들은 더 심하게 넘어져 있습니다.
쓰레기에 감긴 데다가 뿌리도 드러나 보입니다.
버드나무가 쓰러졌군요.
참느릅나무가 쓰러진 것도 충격이었지만 무엇보다 인도교 근처에서 자라던 키큰 뽕나무 두 그루가 뿌리째 뽑혀버린 것에 정말 놀랐습니다.
원래 이곳에는 어린 뽕나무까지 세 그루의 뽕나무가 있었고, 작년에 어린 뽕나무가 잘리웠는데, 올여름 이렇게 큰 뽕나무도 쓰러져버렸네요.
('인도교 근처 뽕나무'로 내부검색하시면 이곳에 있던 멋진 뽕나무 세 그루에 대한 포스팅을 볼 수 있습니다.)
인도교 아래서 자라던 뽕나무가 이렇게 맥 없이 쓰러지다니요!
인도교에서 서서 바라보던 뽕나무도 뿌리째 넘어졌습니다.
인도교 곁에서 자라던 뽕나무의 작년 5월 모습입니다.
이번 폭우의 최고 수위는 바로 인도교 거의 아래까지 이르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리를 받치고 있는 기둥머리 쪽에 떠내려온 지푸라기가 매달려 있는 것이 보입니다.
올해는 하천가 산책길을 조성하면서 많은 나무들을 베어없앴는데, 올여름 큰 비가 이렇게 또 많은 나무들을 쓰러뜨렸습니다.
하천가의 나무들이 현저하게 줄어들 것을 생각하니 정말 속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