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1. 12. 17:06ㆍ동네에서 만난 식물/하천가
빗물펌프장곁에서 자라는 가죽나무는 우리 동네에서 제가 특별히 좋아하는 나무라서 계속해서 포스팅을 하고 있는데, 올해도 이 가죽나무를 연말이 지나기 전에 다시 포스팅해보려 합니다.
4월초의 가죽나무는 앙상한 느낌입니다.
그 가죽나무가 내려다 보는 사면에는 어린 자식 나무로 보이는 가죽나무들이 줄지어 자라고 있는데, 4월 중순 새 잎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단 며칠이 지났을 뿐인데, 잎이 더 많아졌습니다.
오고 가는 사람들이 가죽나무의 어린 싹을 싹둑싹둑 잘라가는 일이 많습니다.
가죽나물이라고 해서, 가죽나무의 어린 잎을 별미 식재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혹시나 먹으려고 채취하는 것일까요?
독특한 향이 있는데, 전을 부치거나 나물로 먹으면 맛이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4월말, 어미 가죽나무도 잎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새로 난 잎이 발그레한 빛을 띱니다.
가죽나무는 학명이 Ailanthus altissima.
영어나 불어로 하늘나무라(Tree of heaven, arbre de ciel)는 별칭이 있습니다.
가죽나무의 영, 불어권 이름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하늘나무라고 부르는 것이 좋습니다.
예전 프랑스에서 지내던 아파트 창 바로 곁에 자라던 나무가 바로 가죽나무여서, 이 나무와 관련해서는 특별한 추억도 있어 더 마음이 가는 나무이기도 합니다.
4월말, 새끼 가죽나무들의 잎이 훨씬 더 많아졌습니다.
깃꼴겹잎인 잎이 조금씩 펼쳐지면서 원래 잎모양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5월초, 가죽나무의 잎이 많이 자라나서 더 훨씬 녹색입니다.
5월의 가죽나무 잎은 옅은 녹색빛과 붉은 잎이 함께 있습니다.
끝으로 갈수록 붉습니다. 잎이 완전히 펼쳐지면서 붉은 빛이 사라집니다.
가죽나무의 수피는 예전 포스팅에서도 썼었지만 벌레가 꾸물꾸물 기어가는 듯합니다. 수피가 터져서 흰 빛이 드러나면서 마치 벌레처럼 보여요.
비록 터진 부분이 있어도 전체적으로 매끈한 회색빛 수피가 보기가 좋습니다.
가죽나무 주변에 나무판 바닥을 너무 바짝 맞춰놓아 가죽나무가 자라면서 죄어들어 항상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올해 4월초에 보니까 그 부분을 잘라서 나무가 편안해졌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눌리고 패인 상처가 역력하네요.
위 사진은 작년 5월초의 가죽나무 모습입니다.
올해보다 잎이 좀더 빨리 무성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천 건너편에는 소란스러운 상수도 대공사가 이뤄지고 있는 중에도 가죽나무들은 부지런히 잎을 달고 봄을 향유하고 있습니다.
어린 가죽나무들의 잎이 한결 많아졌습니다.
예전에 이 가죽나무의 잎을 세어보니까, 작은 잎이 최대 27개나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식물백과에서 제시한 가죽나무의 작은 잎이 최대 25개라는 설명과는 좀 차이가 나는 셈이지요.
5월 중순으로 접어들어가니까, 가죽나무의 잎들이 무성해졌습니다.
이제 깃꼴겹잎의 잎 모양이 완연하게 보입니다.
작년 6월초의 가죽나무 모습인데, 꽃이 보입니다. 원추꽃차례의 녹색빛을 띤 꽃입니다.
작년 6월에 핀 가죽나무의 꽃은 다른 포스팅을 통해서 더 잘 볼 수 있습니다. ('가죽나무'로 내부검색해보세요.)
올해 7월의 가죽나무 사진은 없군요.
('가죽나무'로 내부검색하면 7월의 가죽나무를 볼 수 있습니다.)
7월에도 가죽나무 꽃이 핀다고 식물백과에서는 언급하고 있지만 우리 동네의 이 가죽나무는 7월이면 더는 꽃을 볼 수 없습니다.
나무는 열매의 계절로 접어듭니다.
8월은 가죽나무 열매가 잘 익어가는 계절입니다.
가죽나무의 열매는 시과, 타원형의 날개 한 가운데 씨앗이 들어 있습니다.
이 모습 역시 다른 포스팅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8월말, 어린 가죽나무들의 잎이 진초록색으로 무성한 모습입니다.
덩굴식물들이 가죽나무들을 칭칭 감고 오른 모습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9월말, 가죽나무가 좀 지쳐보입니다.
가죽나무의 잎 앞면과 뒷면의 색깔이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잎의 앞면에 비해 뒷면의 색깔이 더 옅습니다.
이 어린 가죽나무들은 어려서인지 꽃도 열매도 보기가 어렵네요. 오직 잎만 무성하게 자랍니다.
9월말, 어미 가죽나무는 열매를 잔뜩 매달았습니다.
열매는 옅은 갈색빛을 띠고 있어 초록색 잎과 어우러져 독특한 모습입니다.
푸른 가을 하늘과 갈색 빛 열매를 단 가죽나무가 멋진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열매를 자세히 보면 날개 중간의 씨앗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9월이 거의 끝나갈 즈음, 어린 가죽나무를 감은 나팔꽃 덩굴이 보라색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가죽나무의 키는 최대 25미터에 이른다고 합니다. 키 큰 나무지요.
11월초, 빗물펌프장 근처의 어미 가죽나무와 어린 가죽나무들의 군락을 함께 사진에 담아보았습니다.
어린 가죽나무는 아직 잎이 붙어 있지만 어미 가죽나무는 잎을 다 떼어냈습니다.
가죽나무가 서서히 겨울을 향해 가는 느낌입니다.
열매만 단 가죽나무의 모습도 무척 아름답습니다.
(보충) 가죽나무의 12월, 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