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불암의 보리수나무, 보리수과 아니고 '피나무과' 나무

2023. 5. 9. 15:37노목

반응형

어제는 염불암(염불사)를 다녀왔습니다. 

600살이 넘었다는 보리수나무를 보기 위해서였지요. 

보리수나무(염불암)

보리수 나무는 염불사 대웅전 앞에 있습니다. 

염불사

부처님 오신 날이 다가와서인지-올해는 5월 27일-대웅전 앞에 연등이 색색깔로 매달려 있네요.

보리수나무(염불암)

이 보리수 나무는 경기도 안양시에서는 가장 나이가 많은 노목입니다. 

사실 전세계에서 본다면,  600살보다 더 나이 많은 노목도 적지 않으니, 이 정도 나이의 나무는 나이가 많이 들었다고 할 수도 없겠지만...

아무튼 보리수라 불리는 나무들이 많아서 도대체 어떤 나무인지 궁금했지요. 

보리수라고 불리는 나무에는 니구율수(Ficus bengalesnsis), 보리자나무(Tilia miqueliana), 염주나무(Tilia megaphylla), 유럽피나무(Tilia europaea), 보리수나무(Elaeaguns umbellata)가 있습니다. 

염불암의 보리수나무에 대한 설명을 보면, 'Bo tree'라고 되어 있습니다.

"보리수나무과로 일본, 중국, 인도 등지에 분포하며 낙엽관목이다. 전국 표고 1200m 이하의 산기슭에서 자생하며, 5-6월에 개화하고 10-11월에 결실하며 열매는 식용으로 쓰인다.

나무의 나이는 600살, 높이는 12m, 가슴높이굵기 1.2m, 폭 8m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석수1도 산 17"

보리수나무

 설명대로라면 이 나무는 보리수나무과(Elaeagnus)에 속합니다. 

하지만 잎 모양을 보면 보리수나무과가 아니라 피나무과(Tilia)로 보입니다. 

보리수나무과의 보리수나무는 잎이 이 나무의 잎처럼 넓적하지 않지요. 

[우리생활 속의 나무]에서도 절에서 심고 '보리수나무'라고 부르는 나무가 사실 피나무과 나무라고 설명합니다.

동그란 열매를 염주재료로 이용했다고 하지요.

보리수나무(염불암)

살펴보니까 이 나무는 현재 꽃봉오리가 맺혀 있습니다.

확대해서 살펴보니까 산방상 취산꽃차례가 아닐까 싶네요. 

보리자나무는 산방상 취산꽃차례, 염주나무는 산방꽃차례라고 하는데 이 나무는 보리자나무로 추측됩니다.

보리자나무는 키가 12-20m정도라고 하고, 염주나무는 5-6미터 정도라고 합니다.

이 나무의 키가 12미터라고 하니까 보리자나무일까요?

나무 아래쪽에 잔가지가 많이 나와 잎들이 무성합니다.

왜 이토록 아래쪽 가지들을 내버려둔 건지...? 

보리수나무 잎

아랫쪽의 잎을 관찰해보니까 넓적한 잎인데 끝이 뾰족합니다. 가장자리에는 톱니가 있구요. 

보리자나무의 잎보다 염주나무의 잎이 더 크다고 하는데...

잎을 보면 염주나무 같기도 하고...

어쨌거나 염주나무도 보리자나무도 모두 열매를 염주의 재료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열매가 견고하지는 못하다구요.

분명한 것은 우리 절에 심는 보리수나무는 보리자나무 또는 염주나무이고 실제 불교와는 무관한 식물입니다.

염불암의 깨달음의 나무는 안내판에서 설명하고 있는 나무가 아닌 것은 분명합니다.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나무인 니구율수(Ficus bengalensis)는 인도동부가 원산지인 무화과과 나무로 우리나라에서 자생하지 못합니다.

요즘 원예식물로 많이 키우는 나무이기는 하지요.

무척 이름이 많은 나무인데, 반얀나무, 니야그로다, 니그로다, 니구다, 벵갈보리수, 벵갈고무나무...로 불리고 있습니다.

키는 30미터에 달하고 잎도 무척 큽니다. 잎 가장자리에 톱니도 없지요.

아무튼 염불암(염불사)의 보리수는 14세기에 심은 나무라는 설명은 맞겠지요?

보리자나무는 중국원산, 염주나무는 우리나라 원산인 나무랍니다.

유럽피나무는 유럽원산이겠지요.

나무가 나이가 들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대웅전 앞에 심어둬서 오고가는 사람이 밟아서 흙은 다지니까 뿌리에 좋은 환경이 아니랍니다.  나무의 건강이 우려된다구요.

물향기 수목원에 갔을 때 이 나무에 대한 정보를 얻었었는데, 실제로 보니까 나무가 상태가 좋지는 못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