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전설], 핀란드 숲 이야기

2017. 4. 16. 17:43영상/생태계

일요일 오전, [숲의 전설]이란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보았습니다.

2014년에 만들어진 다큐더군요.

빌레 수호넨, 킴 사르닐루오토 감독이 만든 작품입니다.

킴 사르닐 루오토 감독은 2016년에 [호수의 전설]도 만들었다고 하는데,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 속에 자주 등장하는 이 올빼미는 북방올빼미로 보입니다. 

큰 회색올빼미(Great Grey Owl)라고 한다네요.)

(영화는 이 올빼미를 부엉이로 부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올빼미라고 부르니까, 번역이 잘못되었다고 봅니다.

외국에서 부엉이와 올빼미 모두 owl이라고 부르니, 별 생각 없이 번역했겠지만

아이들 교육용 다큐라고 생각한다면 번역에 신중이 필요하다고 여겨지네요.)


* 다큐는 핀란드의 숲, 그리고 그 숲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들을 보여주면서 아버지가 아들에게 숲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저는 아버지가 아들에게 숲 이야기를 들려주는 식보다는 어머니가 아들과 딸에게 숲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더 좋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아마도 감독이 남자라서 아버지와 아들을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 싶네요.


아주 잘 만들어진 다큐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핀란드숲의 생명체들과 숲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볼 만합니다.

아이들을 위한 교육용 다큐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에게 보여주면 좋겠지요.


* 우주를 떠받치는 나무 '세계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사람들은 이 세계수가 죽을까 두려워했다는 이야기두요.

이런 신화를 기억하고 있다면 숲을 좀덜 훼손시키지 않았을까 싶지만, 

현대인들은 이미 신화 따위는 믿지 않는 존재들이니까 나무를 자르고 베는 것에 두려움 따위는 없는 것 같습니다.


영화 속에서는 숲이 산불이나 폭풍으로 자연적인 파괴를 겪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 파괴는 또 다른 생명체들, 특히 곤충이나 세균에게 풍성한 삶의 터전을 제공한다는 것두요.

하지만 오늘날 숲의 파괴는 자연적인 파괴보다는 인간에 의한 것이 더 많으니, 그 대목이 포함된 다큐였다면 더 좋은 교육용 다큐가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숲에는 요괴, 요정 등 기이한 존재들이 살아가는 세상 끝으로 생각했고 인간의 영역으로 생각지 않았다고 합니다.

울창한 숲에 대한 공포가 반영된 것이겠지요.

그 두려움은 숨에 대한 예를 갖추고 숲에 허락을 구하는 겸손한 태도를 갖게 했던 것 같습니다.


나무가 죽으면 요정이 떠나고 나무가 크게 자라면 요정이 머무르는 것으로 생각했다니 재미난 생각입니다.

(나무가 30미터 이상 자라기 시작한 것은 3억년 전 석탄기때부터랍니다. 인간이 존재하기도 전이지요.)

요정의 왕 '히시'는 숲을 돌보고 숲에 함정을 마련해놓기도 했다고 하네요.


숭배하는 나무에는 신의 형상을 새기고 제물을 바치기도 했다는 이야기에서 브르타뉴 지방에서 나무에 신령스러운 존재를 새기는 한 조각가가 떠올랐습니다.

아마도 그 전통 속에 있는 것이 아닐까 하구요.


* 나무 에는 크고 작은 구멍들이 뚫려 있었는데, 그 구멍 속에는 다람쥐도 살고 작은 새도 살고 올빼미도 살고 갖가지 동물들이 집으로 삼고 살고 있었습니다.

구멍 속에서 고개를 내미는 모습이 무척 사랑스럽습니다.


시베리아 어치의 소리를 트롤이 부는 피리소리로 생각했다는 이야기도 재미있네요.

시베리아 어치는 우리나라 어치와는 달랐습니다.


요정이 키우는 새로 생각했다는 뇌조는 겨울날 전나무잎을 먹고 산다고 합니다.

나름 살아남을 수 있는 방식으로 진화한 것으로 보입니다.

오색딱다구리, 다람쥐도 전나무 솔방울을 먹는다고 하네요.

저승사자라는 별명이 부튼 까막 딱다구리는 그 별명과 달리 참으로 사랑스럽게 생긴 새더군요.

검은 빛 깃털 옷에 빨간 베레모를 쓴 듯한 모습이 귀엽기만 했습니다.


영화 속에서 자주 등장하는 북방올빼미는 참으로 멋지고 매력적인 새같습니다.

나무가지에 멈춰있는 모습도 날개를 펴고 나는 모습도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말코 손바닥사슴이라는 사슴은 처음보는 동물이었는데 참 얼굴이 특이하다 싶었습니다.

마지막 빙하기가 1천 2백만년 전에 끝이 났는데 빙하기가 끝나고 9천년전에 핀란드 숲에 출현한 가장 큰 짐승이랍니다.

그래서 인간이 바위에 말코 손바닥 사슴을 그린 것이 아닐까 추측합니다.


숲속의 성으로 여겨졌다는 개미집은 도깨비의 아지트로 생각했다는군요.

그리고 만병통치의 돌은 독사들 무리 속에 있다고 상상하기도 하구요.


*다큐는 보는데, 애벌레, 개구리, 새들의 움직이는 영상이 클로즈업되서 나오니까 이들이 우리와 다를바 없는 생명체로구나 하는 생각이 더 강렬하게 느껴졌습니다.

사실 애벌레나 개구리, 곤충 등과 같은 작은 생명체는 그 크기가 작아서 그 움직이도 자세히 보이지 않아서 더 낯선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움직임이 크게 보이니까 우리와 큰 차이를 느낄 수 없네요.

이들도 모두 표정을 가진 존재로 보입니다.


*어미새가 어느 정도 키운 새끼새를 두고 미련 없이 떠나는 것을 보니, 

새들, 아니 동물의 세계에서 부모는 자녀의 개별성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겨진 새들 중 어떤 새는 살아남고 어떤 새는 죽겠지요. 

하지만 부모는 그런 것까지 신경쓰지는 않는거지요.

인간은 자식 하나하나를 챙기고 신경쓰고 더는 보살필 필요가 없을 정도로 성장해도 품고 돌보는 것이 지극히 인간적 태도로 보입니다.


*다큐는 숲에 들어가면 인간도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느낀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사실 인간은 자신이 자연의 일부라기 보다 인간 이외의 자연은 마음껏 이용하는 대상으로 느낄 뿐인 듯합니다.

인간이 자연의 일부임을 느낀다면 오늘날같은 자연훼손은 일어나지 않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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