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7. 15. 20:25ㆍ영상/삶의고민
책 [행복목욕탕]을 읽고 영화를 보니 글과 이미지라는 차이만 있을 뿐 거의 똑같네요.
책 자체가 나카노 료타 감독이 쓴 것이라서 그런가 봅니다.
원래 원작 소설이 있고 그것을 영화한 경우와는 달리, 시나리오를 소설로 풀어낸 것이라서 영화와 책이 차이가 없지 않았나 싶습니다.
목욕탕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가족이야기.
가족이란 결혼과 혈연에 기초하는 것이라기 보다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아닐까 하는 물음을 던집니다.
물론 영화 속 가족도 결혼과 혈연에 기초하고 있긴 하지만 소위 결혼한 두 남녀와 그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라는 정상가족 도식은 벗어나 있습니다.
후마타는 가즈히로의 두 번째 부인이고, 그는 가즈히로가 첫번째 부인, 바람피운 여자 사이에서 각각 낳은 두 딸을 키웁니다.
후타바에게 두 딸은 자신이 낳은 딸들은 아니지만 그래도 마음으로 딸로 삼지요.
그리고 후타바의 따뜻한 마음에 이끌려 모여든 사람, 타구미란 청년과 탐정과 그의 딸.
이들은 피라미드를 만들어 서로를 의지하듯 영화 속에서도 따뜻한 관계 속에 서로 이어져 있습니다.
암으로 죽는 후타바는 자신이 좋아했던 목욕탕, 가족 곁에서 삶을 마무리합니다.
그런데 죽어 가까이 하는 것보다 살아 가까이 하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인데요,
호스피스에 보내서 삶을 마감케 하는 것보다 집에서 삶을 마감할 수 있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런 점에서 영화의 마지막 스토리는 다소 엽기적입니다.
책을 보고 난 뒤 이 영화가 무척 궁금했었는데, 막상 보고 나서는 너무 똑같아서 조금 실망하긴 했습니다.
책을 보기보다는 영화를 보는 것을 권합니다.
영화를 볼 수 없는 사람만 책을 읽으면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