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7. 9. 18:12ㆍ동네하천에서 만난 새/집오리의 삶과 죽음 2018-19
지난 목요일, 농123가 지내는 곳을 찾아냈고, 그 다음날 하천가의 물이 좀 줄어들었나 싶어 저녁나절 다시 하천가로 나섰습니다.
돌다리를 건너기가 힘들 것 같아 일찌감치 다리로 건너기로 했습니다.
다리 위에서 내려다 보니 물이 그리 줄어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리들이 어디 있을지 오리가 지내는 곳을 향해 바라보았습니다.
돌다리 근처 풀이 있는 곳이 원래 오리들이 지내던 곳인데 물에 잠겨버려서 오리는 더 하류쪽으로 이동했습니다.
사진 상으로 조금 더 위쪽의 작은 섬, 하천 중간에 풀이 나 있는 곳이 오리가 요즘 지내는 곳입니다.
가만히 바라보니 섬 왼편에 오리들이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제가 눈이 나쁜데도 이렇게 작은 오리의 모습을 간파할 수 있다니, 관심의 힘이 무섭네요.
다리를 건너서 오리가 머물고 있는 곳 근처을 지나는 데, 오리들이 정말로 보입니다.
농1과 농2.
다리 위에서 제가 본 것이 맞긴 맞네요.
농1은 벌써 털을 손질하고 있습니다.
물 속에 들어가서 먹이를 먹고 잘 준비를 하려나 봅니다.
그런데 농2는 어딜 갔을까요?
아직도 물 속에서 헤엄치는 농2가 보입니다.
제가 오리야!하고 불렀더니 농2는 제가 서 있는 곳 바로 아래까지 왔지만 물 위로 올라오지는 않습니다.
그냥 물 아래서 뭔가를 먹고 있네요.
농1(앞), 농2(뒤)도 꼼짝도 하지 않습니다.
이미 털손질도 끝났는데 다시 물에 들어갈 수 없다는 뜻일까요?
아니면, 먹이도 주지 않는 제가 부르는 소리를 무시하기로 한 걸까요?
아니면 제 목소리 따위는 기억하지 못하는 걸까요?
제 속에서 여러 질문이 떠오르는 순간 오리들이 모두 제 앞쪽으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물 위로 올라오지는 않았지요.
목소리를 알아듣기는 한 걸까요?
다시 산책길을 올라 산책을 하고 해가 거의 진 무렵, 다시 오리들을 찾았습니다.
다들 털고르기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물이 확실히 전날보다 더 빠졌습니다.
다음날(토요일)도 오리를 보러 갔습니다.
조금 늦게 하천을 찾을 때문인지 오리들은 모두 부리를 깃털에 파묻고 잠들어 있었습니다.
잠을 깨울까 부르지는 않고 잠시 바라만 보다가 산책을 계속했지요.
오늘은 온종일 비가 내리네요.
다시 하천에는 물이 불어났을테고, 오리들은 또 머무를 곳을 찾아 분주했겠지요.
내일 아침에는 비가 그친다고 하니까, 내일 저녁에 다시 하천가로 나가봐야겠습니다.
오리들은 비가 와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하천의 물이 불어나고 머무를 거처가 없어질 때는 사정이 다르겠지요.
먹이를 먹고 목욕하고 털을 고르고 해가 지면 잠들고,,,,,,,
참으로 규칙적이다 싶은 오리들의 일상도 날씨에 따라서 변화무쌍해질 수도 있겠다 싶네요.
낯선 곳을 싫어하는 겁많은 오리들이 걱정입니다.
오리들의 근황이 다시 궁금해지는 비오는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