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을 품는걸까?(농123 시리즈 13)

2018. 7. 31. 17:24동네하천에서 만난 새/집오리의 삶과 죽음 20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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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태풍 종다리는 기대와 달리, 우리동네의 무더위를 걷어주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지난 토요일 오후 잠시 빗방울을 뿌려주긴 했지요. 

그래서인지 토요일날 저녁산책 때는 왜가리도 농123도 만날 수 없었습니다. 

다들 비를 피해서 어디로 숨었을까요?

다만 흰뺨 검둥오리 몇 마리만이 농12가 요즘 지내는 곳 주위를 서성이고 있었답니다. 

어린 조카를 데리고 농123를 찾아보았지만 도무지 만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일요일, 월요일에도 하천가를 찾지는 못했습니다. 

아마 다시 그곳에서 잘 지내고 있겠지요?


지난 주 금요일 저녁, 기장을 들고 하천가를 다시 찾았을 때였습니다.

오리들이 멀리 보였습니다.

하천의 물이 많이 빠지면서 오리들이 새로이 섬이 된 곳을 자주 이용하는 것 같네요. 

전날처럼 농3의 모습은 보이질 않고 농1, 농2만 보입니다.

제가 오리들을 불렀지만 알아채지 못하네요.

그래서 기장이 든 봉지소리를 내어보았습니다.

농2가 제가 내는 소리를 듣고 다가옵니다.

언제나 그렇듯, 농2가 앞서도 뒤늦게 농1이 움직입니다. 

기장을 물에 뿌려주니 농2가 맛나게 냠냠 먹습니다.

그런데 농1은 그 근처에서 꼼짝도 하질 않네요. 

동영상으로 찍은 모습도 거의 사진 같음.

농2가 기장을 먹고 잠시 자리를 벗어나는 동안에도 농1은 꼼짝도 않습니다.

농2가 다시 와서 기장을 먹기 시작하는데, 이번에는 아예 고개를 돌리네요.

농1을 위해 농1 근처에 다시 기장을 뿌려주었더니 이번에도 농2가 와서 먹습니다. 

농1은 있던 자리에서 멀리 떨어집니다. 

혹시 농1이 겁이 많아서 못 먹나 싶어 자리를 피해 보았습니다. 

농2는 여전히 먹기에 바쁘네요. 

왜 농1은 쉽게 기장을 먹지를 못하는 걸까요?

기장이 맛이 없어서?

이미 많이 먹어서?

겁이 많아서?

불현듯 어쩌면 서열과 관련되는 것은 아닐까?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농2가 농1에 비해 서열이 더 높은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요.

그래서 농2가 실컷 먹고 난 다음 농1이 먹는 것은 아닌가 하는 추측?

알 수는 없네요.

전날처럼 농3가 풀숲에 쭈그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평소 기장을 주는 곳을 떠나 풀숲 근처로 다시 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농3가 풀숲에 숨어 있네요. 

돌다리를 건너다니는 사람 누구도 농3가 풀숲에 숨어 있는지 알아채지 못합니다. 

도대체 농3는 왜 풀숲에 숨어 있는 걸까요?

친구는 농3가 알을 낳고 품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합니다.

보통 오리나 거위는 봄에 알을 낳고 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여름에 알을 낳고 품을까요?

집오리라서 언제 알을 낳고 품어야 하는지 잘 몰라서 지금 알을 낳고 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농3를 방해하지 않고 돌다리를 건너 산책길에 올랐습니다. 

지나가다가 요즘 잘 지내는 섬에 이미 올라와 있는 농1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해가 지고 산책길에서 돌아오는 길에 다시 한 번 보았더니 농1,농2가 함께 머물러 있네요. 

이때도 농3는 없었습니다. 

여전히 풀숲에 있을까요?

어두워서 풀숲은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농123에도 확실히 뭔가 변화가 생겼나 봅니다.


혹시 농3가 알을 품은 거라면 성공적으로 새끼오리가 태어날 수 있으면 좋겠다 싶네요.

하지만 새끼오리가 태어나기까지 정말 많은 장애물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무더위, 태풍 등 날씨가 힘든 장애물일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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