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0. 6. 21:26ㆍ동네하천에서 만난 새/집오리의 삶과 죽음 2018-19
목요일날에는 평소와 달리 오후 4시경, 한참 더운 시간에 하천가를 찾았습니다.
날씨가 더워서 오리들이 졸고 있지 않을까 싶었지요.
예상했던 것과 달리, 오리들이 졸고 있지 않네요.
셋이서 나란히 있는 모습이 반가웠습니다.
친구가 오리들을 부르니까 야1까지 모두 기장을 먹으러 달려옵니다.
이제 야1도 기장 먹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로 했나 봅니다.
물론 농1과 농2가 부르는 소리에 응하기 시작하면 야1도 뒤늦게 따라오는 겁니다.
정말 놀라운 일이네요.
야생오리인 야1이 농1과 농2 곁에서 인간이 주는 먹이를 함께 먹다니요!
보통 야생오리들은 인간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절대로 인간이 먹이를 준다고 해서 먹지 않는데 말입니다.
야1이 제법 기장을 먹었을 때 농1이 알아차렸나 봅니다.
야1을 내쫓네요.
내쫓긴 야1이 농1과 농1 뒤에서 잠시 머뭅니다.
기회를 엿보는 거지요.
하지만 기회를 얻기가 쉽지 않으니 다시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그러다가 야1이 다시 은근슬쩍 농2 곁에 머물면서 기장에 도전합니다.
농2는 야1에게 그다지 공격적이지 않아 보였는데요...
알고 보니 농2도 야1의 기장 먹기에 관대한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심하게 공격하지는 않지만 한 번씩 야1에게 먹지말라는 신호를 보냈습니다.
야1이 기장 먹을 기회를 제법 얻어냈습니다.
농1과 농2 둘다 먹는 데 바빠서 야1을 주목하지 못합니다.
이 날은 농1과 농2의 텃세에도 불구하고 야1이 어느 정도 기장 먹기에 성공해서 좋네요.
결국 농1이 야1이 기장먹는 광격을 포착하고는 거세게 공격을 합니다.
야1은 재빨리 도망합니다.
농1과 농2도 기장을 먹을 만큼 먹었는지 다시 헤엄치며 물 속에서 뭔가를 먹습니다.
야1은 멀리 달아나 있습니다.
농1과 농2는 다시 돌아와서 기장을 먹기 시작합니다.
야1은 더는 기장 먹길 포기하고 오리섬 6에서 홀로 깃털을 고르네요.
어서 와서 같이 먹어!라고 야1에게 말해보지만 저희들 말은 안 들리나 봅니다.
그런데 농1과 농2가 충분히 먹고 난 후 멀리 가서 깃털을 고르는 사이, 눈치를 보던 야1이 슬그머니 와서 기장을 다시 먹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농1과 농2가 야1이 기장을 먹는 것을 알아채고 다시 기장을 먹으러 다가오고 야1은 다시 자리를 피합니다.
농1과 농2는 배가 고파서라기보다 야1에게 기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배가 불러도 기장을 먹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우리는 농2과 농2에게 '욕심쟁이!'하고 욕을 해도 들은 척도 않네요.
물 위의 이 깃털의 정체는 무얼까요?
백로의 깃털일까요? 궁금...
야2은 이날 기장을 먹기 위해 나름 열심히 분투했지만 결국 포기하고 하천오리들과 어울려서 오리섬 1을 향해 헤엄치고 놉니다.
주변이 소란스러워 둘러보니 아저씨들이 기계로 하천가의 풀을 베고 있네요.
소음 때문에 오리들이 자리를 떠난 것 같기도 해요.
우리도 소음을 피해 자리를 떴습니다.
오리들을 좀더 보기 위해 오리섬 1쪽으로 우리도 이동했습니다.
기장을 먹을 때는 그렇게 야1을 박해하던 농1과 농2도 헤엄치고 놀거나 여뀌꽃 등 다른 먹이를 자연 속에서 구할 때는 서로 경계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오직 기장에 대해서만 배타적인 텃세를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아저씨들은 왜 물 위로 드리워진 풀들까지 왜 베어내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천오리들 뿐만 아니라 다른 야생오리들도 하천위를 헤엄치며 하천가에 늘어진 풀, 꽃 등을 따먹는데 말입니다.
아저씨의 풀베기에 속이 상했습니다.
저 아저씨들에게 오리와 같은 새들은 크게 안중에 없는 것 같고 다만 이들은 풀을 기계적으로 기계로 베고 있을 뿐으로 보입니다.
아저씨들이 오리섬 2 가까이까서 와서 풀을 베기 시작하니 오리들이 다시 오리섬 1을 떠나 이동합니다.
우리도 떠나는 오리들을 바라보면 자리를 떠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