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0. 27. 08:00ㆍ동네하천에서 만난 새/집오리의 삶과 죽음 2018-19
어제는 아침부터 추적추적 비가 내렸습니다.
오후에 볼 일이 있어 나가는 김에 오리들에게 줄 기장도 챙겼습니다.
볼일을 보고 나서 다리를 건너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하천을 내려다 보니, 유기오리들 두 마리가 보였습니다.
아니, 정확히 확인하지 못했지만 그 오리들이 아닐까 싶네요.
이 오리들도 배가 고프겠지요...
지나가다 보이면 밥을 줄까 잠시 생각했지만 저는 하천가 오솔길이 아니라 공원 옆길을 선택했습니다.
단풍이 아름다운 가을입니다.
비가 내린 때문에 떨어진 낙엽들이 가을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오리섬 1에 농1,농2, 야1이 고개를 파묻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고개를 든 농1도 곧 고개를 파묻고 잘 준비를 하는 것 같습니다.
기장을 포기한 모습입니다.
배가 고프니 에너지를 절약할 겸 잠을 일찍 청하기로 한 걸까요?
제가 오리섬1에서 오리들을 불렀을 때는 오리들이 들은 척도 하질 않더니,
평소 기장을 주는 장소에 가만히 서서 오리들을 바라보니 금방 알아채고 헤엄쳐 옵니다.
아무래도 기장을 기다린 모양입니다.
비가 와서 평소 기장을 넓게 펼쳐주던 곳이 좁아졌습니다.
할 수 없이 기장을 좁게 주었더니 야1이 소외되네요.
농1의 경계가 심합니다.
야1이 끼여서 기장을 먹어보려하지만 쉽지가 않네요.
그래도 아주 조금 먹긴 했습니다.
하지만 눈치가 보여 충분히 먹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물이라도 꼴깍.
야1이 다른 방향으로 어찌 기장을 좀 먹어볼까 하지만...
쉽지 않아서 그런지... 땅으로 올라와서 우두커니 서 있습니다.
무슨 생각하는 거니?
결국 기장은 포기한 걸까요?
야1은 풀을 먹는 것 같네요.
갑자기 낯선 소리를 들은 것인지 오리들이 먹는 것을 중단하고 고개를 듭니다.
그러다가 다시 식사를 계속합니다.
저는 식사하는 오리들을 두고 자리를 떴습니다.
공원 옆길을 택해서 돌아오는데 단풍든 낙엽들이 길을 덮은 모습이 깊어가는 가을을 느끼게 합니다.
돌아오면서 올 11월 장기 여행으로 오리들에게 기장을 주기 어려운데 어떡하나...? 하는 걱정을 하며 걸었습니다.
본격적인 겨울이 아니니까, 나름대로 사는 법을 터득하겠지...하고 생각해보지만...
가기 전에 좀더 기장을 매일 줘야겠다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