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2. 7. 12:11ㆍ동네하천에서 만난 새/집오리의 삶과 죽음 2018-19
그동안 일이 바빠 오리 포스팅이 늦어졌습니다. 지난 1월 24일날 이야기를 이제서야 올립니다.
오리들을 만나러 가는 길에 많은 야생새들을 만나게 됩니다.
겨울철이라 단연 오리들이 많아지기도 했지만 여름 철새인 백로와 왜가리도 어느덧 텃새가 되어 겨울철 우리하천에서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돌다리 곁을 지나가는 데 사람들이 웅성웅성, 말소리가 들립니다.
"오리가 사람을 겁내질 않네."하는 아저씨의 목소리.
돌다리 곁에서 청둥오리 암컷이 한참 식사중입니다.
돌다리 근처에 청둥오리 숫컷도 보입니다.
좀전의 암컷오리의 파트너인가 봅니다.
청둥오리 수컷이 자리를 뜨는 동안에도
암컷 오리는 계속 돌다리를 오가면 먹이 먹기에 바쁩니다.
전혀 겁이 없어 보입니다.
주변에 다른 오리들도 보입니다.
그리고 멀리 백로와 왜가리도 보이네요.
오리들이 쓰러진 마른 풀 위에서 햇살을 즐기는 모습이 느긋해보입니다.
백로와 왜가리도 햇살을 즐기는 걸까요?
백로보다 왜가리는 더 움츠려 있습니다.
왜가리가 백로보다 더 추위를 타는 것 같아요.
야생오리들과 백로, 왜가리를 바라보다가 계속 걷다 보면 유기오리 커플이 지내는 곳이 나옵니다.
저희가 물가에 서서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어도 이 오리들은 얼른 헤엄쳐 옵니다.
그런데 뒤쪽에서 야생오리들도 따라오네요.
유리오리 커플이 누룽지를 주길 기다리는 동안 멀리서 야생오리들도 잠시 멈춥니다.
유기오리 커플들이 돌 위에 올려둔 누룽지 조각을 먹는 동안 야생오리들이 관심을 보입니다.
특히 이 흰뺨검둥오리가 가까이 다가와서 유기오리들이 무얼 먹나 궁금해 합니다.
주변에서 다른 야생오리들도 계속 배회합니다.
하지만 아주 가까이 오진 않아요.
흰뺨 검둥오리가 궁금해하는 동안 유기오리들의 식사가 끝이 났습니다.
이제 오리 세식구를 만나러 갈 시간입니다.
오리 세 식구는 어디 있는 걸까요?
오리 섬 3까지 이동했지만 오리들이 보이질 않았습니다.
더 멀리 내려가니 멀리 오리 세 식구가 야생오리들과 어우러져 지내는 모습이 보입니다.
지금껏 보았던 중에서 가장 하류로 내려갔습니다.
오리를 부르면서 평소 밥을 주는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오리들이 나를 본 건지 아니면 내 목소리를 알아들은 건지 알 수는 없지만
오리들이 내 존재를 알아챘습니다.
주변의 야생오리들은 아무런 반응도 없는 데 말이지요.
오리들이 부지런히 우리를 향해서 헤엄쳐 옵니다.
농2가 제일 앞장 섰습니다.
물살에 빠른 곳에서는 물살에 휩쓸리기도 하면서 때로는 빠른 물살을 살짝 피해도 보면서...
이날은 오리들이 밥 주는 곳에서 제법 멀리 떨어져 있어 우리를 향해 오는 길이 그 어느 때보다 멀어 보입니다.
평소대로 뿌려준 기장을 맛나게 먹습니다.
마침 이 주변에 젊은 어머니와 어린 딸 두명이 있어 신경이 쓰였습니다.
오리들이 무척 예민한 동물이라서요.
좀전까지 딸들은 하천을 향해 돌을 던지고 있어 혹시나 하천에 돌을 던지거나 오리들에게 다가가서
오리들이 밥 먹는 데 집중하지 못하고 달아날까봐요.
그래서 우리도 멀리 떨어져 이 아이들에게 오리들이 밥을 먹을 수 있도록 가까이 가지 말자고 이야기를 건넸습니다.
다행히 아이들은 우리 말을 듣고 멀리서 오리들을 바라보다가 잠시 후 어머니랑 그곳을 떠났습니다.
그 사이 농1의 텃세에 야1이 달아납니다.
오리들의 식사는 평소의 모습대로 진행되었어요.
지는 햇살 아래 오리들의 식사를 지켜보는 덕맘.
농1과 농2는 기장 먹기에 열심히고 야1은 다시 자리를 떠납니다.
이날, 야1은 기장먹기를 일찌감치 포기하고 자리를 떠나 스스로 먹이를 챙깁니다.
이제 오리들이 모두 자리를 떠나서 물 속에서 나름대로 먹이를 구합니다.
충분히 식사를 했는지 오리들의 몸단장이 이어집니다.
농1은 농2와 야1 곁에서 떨어져 나와 작은 섬 위에서 몸단장을 합니다.
농2가 몸단장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 신선하네요.
농2는 머리를 물 속에 넣었다 뺐다 하면서 물을 끼얹고 날개도 활짝 펴면서 기지개도 켰습니다.
농1이 평소에 하던 몸단장을 그대로 농2가 따라서 하네요.
농2도 이제 제법 자랐나봅니다. 그동안 농1이 하는 모습을 보고 잘 배운 거겠지요.
누룽지를 뿌려주었더니 농1과 농2는 다시 와서 누룽지 먹기를 계속합니다.
하지만 야1은 누룽지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인지 오질 않네요.
아니면 충분히 먹은 걸까요?
농1과 농2가 부리를 서로 엇갈리면서 부딪칠 듯이 누룽지를 먹는 모습이 귀엽습니다.
유기오리 커플들은 서로 격렬히 먹이경쟁을 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농1과 농2는 한 번도 서로간의 텃세나 먹이경쟁이 없습니다.
사이좋게 식사하는 모습이 예뻐서 바라보았습니다.
이제 오리들의 식사가 끝이 났습니다.
오늘은 부쩍 농1과 농2가 친해보입니다.
야1은 멀리 홀로 떨어져서 몸단장에 집중할 따름입니다.
오리들의 사이가 날마다 다르네요. 우리 사람들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