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5. 30. 21:19ㆍ동네하천에서 만난 새/집오리의 삶과 죽음 2018-19
어제(5/29)는 저녁 무렵 오리들을 만나러 갈 시간이 없어서 오전에 먹이를 주려고 9시경에 집을 나섰습니다.
이미 기온은 상당히 올라 있었습니다.
햇살도 따갑구요.
친구는 오리를 만나러 가는 길에 뽕나무에서 익은 오디를 따기 시작했습니다.
오리 세 식구가 사는 돌다리 근처에는 풀이 쑥- 자라올라 오리섬1이 가려져서 잘 보이지 않을 정도네요.
풀이 자라는 속도가 너무나 빨라 놀랍기만 합니다.
친구는 오리섬2에서 오리들을 불러보았습니다.
근처에 오리들이 보이질 않네요.
친구를 두고 오리섬3에 오리들이 있나 살펴보았습니다.
언뜻 농원이 보입니다.
농원, 야일, 농투가 나란히 풀 아래 앉아서 쉬고 있었습니다.
벌써 햇살이 따가워서 힘들어 보였습니다.
우리가 오리섬3으로 내려가니 오리들이 물 속으로 헤엄쳐갑니다.
농투, 야일, 농원이 헤엄쳐서 옵니다.
농원이 헤엄치는 모습을 보니 좀 안심이 됩니다.
소염제가 혹시 오리에게 나쁜 영향을 미쳤을까봐 조금 걱정했거든요.
일단 물가에 잡곡을 뿌려주었습니다.
오리들이 조금 먹더니 헤엄쳐가버립니다.
친구가 애타게 오리들을 불러보지만 오리들은 깃털을 다듬으며 관심을 보이질 않습니다.
겨우 농투를 멸치로 유혹했습니다.
농투만이 우리 곁으로 다가왔습니다.
농투가 멸치를 맛나게 먹습니다.
오리섬3에 내려와본 적이 없어 내려온 김에 주변을 한 번 둘러 보았습니다.
오리들은 물에서 헤엄치며 놉니다.
농원이 발이 아파서 오른 발을 잘 젓지 않지만 균형을 심하게 잃지는 않았습니다.
농원에게 소염제를 묻힌 멸치를 주고 싶었지만 가까이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친구는 계속해서 애타게 오리들을 불렀고, 오리들은 신경도 쓰질 않습니다.
소염제를 꼬리에 묻혀둔 멸치 한 마리를 농원 쪽에 던져보았지만 농원은 먹질 않았습니다.
결국 그 멸치는 농투가 먹어치웠습니다.
소염제를 묻혀둔 또 다른 멸치도 던져보았지만... 농투가 먹었고...
농투는 심지어 우리 가까이 다가와서 멸치를 더 달라고 조릅니다.
결국 멸치는 모두 농투가 먹어버렸고 농원에게는 한 마리도 줄 수 없었지요.
소염제를 농원에게 먹여보려는 작전은 완전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농투만 포식한 오전이었습니다.
소염제를 묻힌 멸치를 먹은 농투가 조금 염려되긴 했지만 멸치가 물에 떨어졌으니 약이 씻겨졌길 바랬지요.
친구는 따가운 오전 햇살 아래, 오리를 부르면서 이리갔다 저리 갔다 하느라 힘들었고,
저는 농원에게 소염제 묻힌 멸치를 던져주려고 애썼지만 실패하고 보니 힘들었습니다.
어제 오전은 힘들기만 하고 큰 소득은 없는 날이었지요.
농원에게 잡곡을 나눠준 것에 만족하기로 했지요.
매일 잘 먹으면 발이 좀더 빨리 발이 회복되지 않을까?하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