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6. 26. 08:00ㆍ동네하천에서 만난 새/집오리의 삶과 죽음 2018-19
3일째 낮최고 기온이 30도를 넘었습니다.
오리들이 이 무더위에 잘 적응하고 있는지 걱정이 되었지요.
특히 야일이는 여름을 나본 적이 없는 오리니까 더 걱정이네요. 동번과 서번도 그렇구요.
지난 금요일(6/21) 오리 세 식구가 잡곡을 남겨놓고 오리섬1로 가버려 애타게 불렀다는 이야기로 끝내며, 'to be continued' 했지요?^^
이번 이야기는 농원의 엉덩이 흔들며 꽁지털기, 날개죽지펴며 기지개켜기로 시작합니다.
아무리 바라봐도 질리지 않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이예요.
오리들이 모두 오리섬1에 올라 섬 위에서 먹이찾기를 합니다.
오리섬1 위의 돌과 모래, 흙 사이에 고인 물을 헤치며 오리들이 먹고 있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이끼? 수생곤충?
오리섬2에서 오리섬1에 있는 오리들을 계속해서 불러봅니다.
남겨두고 간 잡곡을 먹으라구요.
친구가 애타게 오리들을 부릅니다. 오리들은 못 들은 척.
농투가 어린 시절 식사를 하던 바위들 쪽으로 이동합니다.
농투를 따라 야일, 농원도 이동하기 시작합니다.
바위 주변에 작년에는 물만 있었는데, 올해는 흙이 밀려내려와서 작은 섬이 오리섬1과 이어져 있습니다.
오리들이 그 작은 섬 주변으로 차례차례 이동합니다.
친구가 계속 "오리야~"하며 오리들을 불러도 오리들이 오리섬2로 다시 올 생각을 하지 않아서
제가 휘파람 아주머니를 흉내내서 휘파람을 불렀습니다.
그랬더니 오리들이 농투를 선두로 차례차례 되돌아옵니다.
상류로 흐르는 세찬 물살에 휩쓸려가다 다시 느린 물살을 거슬러 하류로 올라옵니다.
마침내 오리들이 다시 잡곡을 뿌려둔 곳으로 되돌아왔습니다.
그사이 친구가 잡곡 위에 한삼덩굴잎을 놓아두었네요.
오리들이 한삼덩굴잎을 먹길 고대하며 기다립니다.
농원은 한삼덩굴잎을 잘 먹지만, 농투는 영 싫어하는 눈치입니다.
야일은 몇 잎 정도는 먹어주지,합니다.^^
오리들이 한삼덩굴잎을 먹는 장면을 잘 포착해서 찍고 싶지만... 매번 놓칩니다.
한삼덩굴잎이 조금 줄어들긴 했습니다.
농투가 제일 먼저 자리를 뜹니다.
이제 오리들의 식사가 정말로 끝이 난 듯보입니다.
다들 오리섬5 근처로 헤엄쳐갑니다.
올여름에 물 속에서 부쩍 크게 자란 풀들 무리(왼편) 주변에서 농투가 먹이를 구합니다.
이제 우리도 떠날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날 잡곡을 깨끗이 먹어치우지 않아서 잡곡 위에 한삼덩굴잎을 덮어 가려두었습니다.
나중에 모두 먹었는지 모르겠네요.
오리들이 먹지 않았다면 다른 새들이 와서 배를 채웠겠지요.
길 위로 올라오니 나이든 작은 개가 우리를 바라봅니다.
나이가 들었지만 순하고 귀여운 모습이라서 사진을 찍어볼까 했더니 고개를 바로 돌리고 제 갈길을 가버리네요.
이날 친구는 "오리야~"를 너무 많이 외쳐서 목이 아플 것 같아요.
휘파람 아주머니 흉내를 내서 겨우 오리들을 다시 불러 올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친구는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휘파람은 불지 않겠다고 고집을 하지만요.
아무래도 오리들은 말소리보다는 휘파람 소리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 같습니다.
아주머니가 맛있는 빵을 줘서인지, 아니면 휘파람 소리가 말소리보다 더 잘 들려서인지... 정확히는 알 수 없네요.
어제는 저녁 6시에도 기온이 29도라고 해서, 7시가 넘은 시간에 오리들을 만나러 갔습니다.
다음 포스팅은 어제 만난 오리들의 근황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오리들에게 관심을 가져주시는 모든 분들께 좋은 하루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