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폭우로 오리섬이 잠긴 날(하천오리 시리즈158-1)

2019. 7. 19. 22:00동네하천에서 만난 새/집오리의 삶과 죽음 20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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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올 여름 들어 가장 무더운 날이었다 싶습니다. 

지난 밤에도 무더웠지만 오전 내내 컨디션이 좋지 않을 정도로 덥고 습했지요. 

다행히 낮에 내린 소나기로 무더위를 좀 걷어내 다행이다 싶었어요. 

당장 낮기온이 34도에 이른다고 하니까 오리들부터 걱정이 되었습니다. 

소나기가 내리자 오리들 목숨을 구했구나,하는 생각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아무튼 이번 주는 오리들이 견뎌내기 힘든 나날이 이어지는 것 같군요.


월요일(7/15) 낮에도 세찬 소나기가 두 차례 내렸던 기억이 납니다. 

오리밥을 챙겨서 볼 일을 보고 오리들을 만나러 갔었지요. 

하천가에서 낯선 꽃을 발견했습니다. 이 소담스러운 꽃은 무엇일까요?

하천가의 나무들이 왕창 베어진 다음 물까치들만 보면 마음이 짠하네요. 

동번과 서번이 지내는 큰다리1 주변에서 그들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동번이와 서번이가 지내는 작은 섬도 잠깐의 폭우에 잠겼네요.

큰다리1 아래도 좀더 내려가면 명아주가 군락을 이루는 곳이 있어요. 

거기서 올해 처음 매미 허물을 발견했습니다. 

오늘 보니, 물까치가 매미 허물을 먹는지 물고 날아가더군요.  

또 물까치네요. 오리들을 만나러 가는 길에 물까치들을 만날 일이 무척 많답니다. 

하지만 사진찍기는 어렵지요. 너무 재빨라서요. 운이 좋으면 이렇게 찍는 데 성공하는 날도 있습니다. 

어느덧 오리 세식구가 근처에 살고 있는 돌다리5에 도달했습니다. 

요즘 이 돌다리는 청소년 비둘기들의 놀이터가 된 것인지 휴식처가 된 것인지...

아무튼 비둘기들을 돌다리 위에서 종종 만나게 되네요.

친구가 오리섬2로 내려가는 길 앞에서 멈춰서 있습니다.

어떤 아주머니가 그 길 중간에 서 있었기 때문이었지요. 

가까이 다가가보니 그 길 바로 아래 오리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농투는 우리가 내려가는 길을 따라 위로 올라오고 있었어요. 

낮에 내린 소나기로 갑작스레 하천물이 불어나서 오리섬2가 거의 사라졌습니다. 

하천을 내려다 보다 오리섬1 근처 바위에 청둥오리 한 마리가 서 있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다둥이네 청둥오리 암컷 6마리가 줄을 지어 이동합니다. 

청둥오리 수컷은 어딜 간 건지...?

잠깐 다둥이의 이동을 담아보았습니다. 

이 오리들은 사람들 가까이 오지 않는 것 같아요. 야생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건지...

물살이 빠르고 흙탕물이 된 하천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오리섬1도 많이 잠겼네요. 

멀리서 보니 오리들이 오리섬2 하류쪽에서 자란 풀들 속에 친구가 뿌려준 잡곡을 나란히 먹고 있는 꽁지가 보였습니다. 

친구와 아주머니의 대화가 길어지네요. 길목을 막고 있어 오리들 사진 찍기도 쉽지 않아 주변을 좀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오리들 촬영을 할 수 없으니 참새라도 찍어 보았습니다. ^^

무궁화의 흰 꽃봉오리가 만개하기 시작했습니다.

한삼덩굴이 엄청 자랐군요. 녹색꽃이 피었습니다. 

한삼덩굴의 생명력은 참으로 대단합니다. 

그렇게 한삼덩굴을 제거하기 위해서 시에서 노력을 하는 데도 한삼덩굴은 살아남아 이렇게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겠지요.

아주머니께서 떠나셔서 오리들 가까이 다가가보았습니다.

하지만 평소처럼 하천가로 내려갈 수는 없네요. 

물이 차서 땅이 없어져 버렸습니다. 

오리들의 밥은 그나마 풀이 무성하게 자란 곳에 주었으니 물살에 떠내려가지는 않았습니다. 

이 날은 하천이 흙탕물이 되어서 오리들이 스스로 먹이를 구하기가 힘들었겠지요. 배가 고팠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야일이 농투에게 부리찌르기를 합니다. 

이번에는 야일이 농원에게 부리찌르기를 합니다. 농원이 야일을 피합니다.

농원은 야일의 부리찌르기를 피해 반대쪽에서 잡곡을 먹어보려하지만 야일의 부리찌르기는 계속되네요. 

결국 농원은 잡곡 먹기를 중단하고 근처 물 속에서 먹이를 구하는 척도 해보고 깃털도 골라봅니다. 

그러다가 다시 풀 속으로 들어가서 잡곡 먹기를 계속합니다. 

다들 무척 배가 고팠던 하루였던 것 같습니다. 

오리들이 잡곡을 먹는 동안 하천의 흙탕물이 쉴새없이 흘러갑니다. 


날이 더우면 더워서 죽을까봐, 비가 오면 배가 굶주릴까봐, 오리들에 대한 걱정은 덜어지질 않네요. 

여름날은 거의 내내 오리들에 대한 걱정으로 하루하루가 지나갑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동번과 서번을 만난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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