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 오리, 식구사이라도 내 밥부터 챙긴다(하천오리 시리즈 170)

2019. 8. 3. 14:46동네하천에서 만난 새/집오리의 삶과 죽음 20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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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화요일(7/30)은 낮 최고 기온이 30도, 습한 무더위, 강한 바람이 함께 한 날이었습니다. 

일기예보는 장마가 끝인 듯 이야기했던 날이었지요.

저녁무렵 하천가를 찾아보았더니, 물이 제법 줄어들었습니다. 

자라돌이 환히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하지만 돌 위에서 몸을 말리는 자라는 볼 수 없었지요. 

그런데 [두산백과]의 자라에 대한 설명을 살펴보니, 알을 낳을 때 빼고는 물밖으로 거의 나오지 않는다고 하니, 

어쩌면 제가 본 것이 자라가 아니라 거북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하천에 자라가 산다는 사실은 우리 시에서 펴낸 하천동식물에 관한 책을 읽고 알고 있었고, 

자라돌에서 몸을 말리는 생명체가 꼭 자라를 닮았다고 생각했거든요.  

지금으로서는 확신할 수가 없군요.ㅠㅠ

큰다리1 아래서 오리를 부르니 동번과 서번이 뒤뚱뒤뚱 달려옵니다. 

언제 봐도 귀여워서 거의 볼 때마다 오리들의 걸음걸이를 촬영하게 됩니다. 

오리들이 달려올 때면 환영받는다는 생각이 들어 무척 즐겁습니다. 

동번과 서번이 식사하는 모습은 끝까지 보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서둘러 오리 세 식구를 만나러 가느라구요. 

돌다리5에서 보니 풀이 쓰러진 모습이 보입니다.

물이 줄어들어 원래 밥을 주던 곳에서 줘도 되겠다 싶었어요.

오리섬2가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오리들에게 잡곡을 그곳 물가에 뿌려주었습니다. 

이날도 역시 야일이 농원을 부리로 찌릅니다. 

확실히 하천 수위가 낮아져서 오리섬1도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농원은 야일이 부리로 찌르니 잠시 식사를 멈추고 자리를 바꿉니다.

야일이 농원과 농투를 부리로 계속 쪼아댑니다. 

야일의 부리찌르기가 계속되니 농원과 농투가 자리를 계속 바꿉니다. 

그런데 야일의 폭력적인 태도는 바뀌질 않고 급기야 농투의 가슴을 물어뜯네요. 

오리 세 마리 사이의 적당한 간격이 형성되면 야일의 부리쪼기, 물기의 폭력적인 행동이 사라집니다. 

야일이 부리로 찌르건 말건 오리들의 식사는 계속됩니다. 

서로 적당한 거리를 두고 부리를 가운데 모아서 식사하는 모습이 재미나네요.

최근에는 농투까지 농원을 부리로 찌르곤 합니다. 

이날도 야일뿐만 아니라 농투까지 농원을 부리로 쪼면서 비키라고 하네요. 

다들 얼마나 배가 고픈 것인지... 

아무튼 농투의 신경이 날카로운 듯합니다.

야일과 농투의 등쌀에 지쳐  농원이 잠시 식사를 중단합니다. 

하지만 포기할 농원이 아니지요. 다시 돌아와서 함께 식사를 합니다.

야일이 어느 정도 먹었는지 자리를 떠났습니다. 

농원과 농투 둘만의 식사가 이어집니다.

하지만 이날 야일은 다시 잡곡을 먹기 시작합니다. 

배가 부르면 잡곡 식사를 멈추면 더는 먹지 않는데, 이날은 다시 돌아와 먹는 것을 보니 배가 고프긴 한가 봅니다. 

농원이 성가신 농투와 야일을 피해 또 잠깐 식사를 중단합니다. 

잠시 후 다시 돌아와서 농원은 식사를 계속합니다. 

이제 잡곡을 거의 다 먹었군요. 

아무래도 오리들이 너무 배가 고파서 성격까지 나빠지고 있어 잡곡을 더 주었습니다. 

이미 어느 정도 잡곡을 먹었음에도 야일의 폭력적인 행동이 줄지 않습니다. 

농투를 물고 농원에게 부리를 찌르는 행동은 계속됩니다.

오리의 이런 행동은 자신의 식사에 방해가 되니 떨어지라는 의미인 것으로 보이는데요, 

특히 배가 고플 때 심해집니다. 

농원이 나름 거리를 유지하려고 애쓰면서 식사를 계속합니다. 

하지만 야일과의 거리에 덜 신경을 쓰는 농투가 야일에게 물어뜯깁니다. 

농원이 무슨 소리를 들었는지 잠시 식사를 중단하고 고개를 듭니다. 

농원이 이동하려하니까 다들 함께 움직입니다.

아무 일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다시 식사가 계속됩니다 .

야일은 또 농원을 향해 부리로 쪼네요. 

이날 야일은 식사가 끝날 때까지 농원과 농투에게 심하게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마침내 야일의 잡곡 식사가 끝이 났나 봅니다. 

농원과 농투의 평화로운 식사가 시작됩니다. 

야일은 혼자 물가로 이동합니다. 이제 다른 식사를 할 생각인가 봅니다. 

이제 충분히 먹었는지 야일이 다시 농원과 농투 곁으로 다가왔습니다. 

농원과 농투가 다시 경계하는 태도를 보입니다. 

장마시기 동안 오리들이 체력 소진이 많아서인지 신경이 무척 예민해진 것 같습니다 

동번과 서번뿐만 아니라 농원과 농투도 사소한 소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식사동안 몇 번씩이나 식사를 중지하고 경계하는 태도를 취했습니다. 

아무일도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면 다시 식사를 이어가구요.

이날 야일이가 평소보다 훨씬 더 폭력적인 태도를 보인 것도, 

평소와 달리 농투가 농원을 부리로 찔렀던 것도, 

배고픔과 수면부족, 피로감이 쌓여서 벌인 일은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하지만 바라보는 우리들조차 함께 피로해지는 광경이었지요. 

그만큼 장마기간은 오리들에게 견디기 힘든 시기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습지에서 터오리(흰뺨검둥오리) 한 마리를 발견했습니다. 

반갑더군요. 

원래 습지가 흰뺨검둥오리의 영역이었는데, 습지공사 때문에 그동안 영역을 잃었던 거였어요. 

아직도 습지 공사는 끝이 나지 않았지만, 그래도 물길이 조성되어 있어 다시 돌아왔나 봅니다. 

인간의 개입이 새들의 생존환경에 크나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충분히 생각하고 시행정을 집행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실제로 인간 때문에 무수한 새들이 서식처를 상실하고 생존환경이 나빠져서 새의 숫자가 감소한다고 합니다. 

심지어 멸종하기도 하구요. 

세상이 인간만을 위한 것이 아님을 잊지않고 살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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