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청둥오리, 대장 집오리 공격하다 (하천오리 시리즈176-2)

2019. 8. 12. 23:05동네하천에서 만난 새/집오리의 삶과 죽음 20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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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사이 비바람이 제법 거세게 불었던 것 같은데... 

오리들이 지난 밤에는 서서 불안한 밤을 보냈을 듯 싶네요. 

생각보다 비의 세력이 일찍 약해져서 다행입니다.

앞선 포스팅에 이어 지난 목요일(8/8)의 오리 세 식구의 근황을 전합니다. 

돌다리 5를 지나자 오리섬1이 보입니다. 

오리들에게 잡곡을 물가에 놓아주려면 밤새 자란 풀들을 헤치고 내려가야 하는데...

한삼덩굴이 나날이 무성해져서 풀에 긁히는 일이 허다합니다. 

게다가 물가로 내려가면 풀에 베이기도 하고 벌레들에게 쏘이기도 하고... 

여름날 오리들에게 밥을 주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네요. 

오리 세 식구의 변함없는 잡곡식사풍경. 

야일의 부리쪼기는 어김없구요.

농투의 날개가 형편없어졌습니다. 깃털갈이를 하는 중인 거죠.

요즘 오리들이 지내는 오리섬1이 모습이 바뀌었습니다. 비가 오고 토사가 밀려오는 과정에서 섬의 형태는 계속해서 변신을 거듭합니다.

오리들에게 잡곡을 주는 위치도 바뀌었습니다. 

풀이 너무 무성해지기도 했고, 비가 와서 잡곡 주던 곳이 잠기기도 했고... 

오리 세 식구가 잡곡 식사를 하는 동안 청둥오리 삼둥이 자매가 가까이 다가와서 기회를 엿봅니다. 

농투는 소리를 내면서 경고를 보내고 야일은 청둥오리들이 가까이 다가오면 부리쪼기 동작을 해보입니다.  

어느새 참새 똑똑이도 근처로 다가와서 잡곡먹을 기회를 엿보며 조금씩 잡곡을 먹습니다. 

확실히 오리 세 식구의 식사 시간의 불청객이 늘어났습니다. 

청둥오리 자매와 참새 똑똑이. 

청둥오리 자매는 주변에서 먹이를 구하는 듯 잡곡에는 무관심한 듯한 태도를 취하면서도 

사실 잡곡 먹을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청둥오리 자매가 오리섬1 부근, 즉 오리 세 식구의 영역에서 이웃으로 자리잡기로 결정한 모양입니다. 

잡곡 혜택도 함께 누리려는 것이겠지요. 

언제나 그렇듯 야일이 잡곡 식사를 끝내고 물가로 자리를 옮기니까 

물가에 있던 청둥오리가 잡곡 있는 쪽으로 이동합니다. 

청둥오리가 다가오니 농투가 경고의 소리를 냅니다. 

청둥오리들을 경계하느라 농투가 잡곡식사에 집중을 못합니다. 

야일이 떠난 뒤에야 비로소 농원과 농투 둘이서 사이좋게 잡곡을 먹을 수 있는 시간입니다. 

어느 틈에 다시 참새 똑똑이가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잡곡 식사에 끼여듭니다. 참새의 몸색이 땅색이랑 닮아서 오리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것 같네요.

이제 농원도 잡곡식사를 끝내고 야일의 곁으로 이동합니다. 

하지만 농투는 홀로 잡곡식사를 계속합니다. 

하지만 청둥오리들이 혼자 잡곡 식사를 하는 농투 곁으로 다가옵니다. 

농투가 청둥오리를 쫓으려고 달려갑니다. 

하지만 청둥오리는 농투보다 잽싸게 피해서 다시 잡곡이 있는 곳으로 와서는 식사를 하기 시작합니다. 

농투는 청둥오리 쫓기를 포기하고 농원과 야일이 있는 곳 근처에 그냥 머뭅니다.

드디어 청둥오리 자매에게도 잡곡을 먹을 기회가 왔습니다. 

오리 세 식구가 많은 양의 잡곡을 남기고 갔기에 이날은 청둥오리들이 포식할 수 있는 날입니다. 

스윅은 벨의 눈치를 보면서 빙글빙글 돌면서 식사를 합니다.

청둥오리 자매가 잡곡식사를 하는 동안, 농원과 야일은 풀도 먹고 물 속의 먹이도 찾아 먹습니다. 

아마도 농투는 혼자 청둥오리 자매들과 맞설 수 없어 농원과 농투의 곁에 머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남은 잡곡을 차지하게 된 청둥오리 자매의 잡곡 식사.

스윅은 벨의 기세에 눌려서 오리 세 식구가 떠난 후에도 편안하게 식사를 하지 못합니다. 

스윅은 잡곡을 독점하고자 하는 벨의 눈치를 보면서 벨에게 쪼이지 않도록 요령껏 잡곡을 먹어야 하니까요. 

농투는 농원과 농투가 열심히 물가에서 식사를 이어가는 동안 무언가를 찾아먹기보다는 근처에서 깃털다듬기에 열중합니다.

오리 세 식구의 물가 식사도 어느 정도 끝이 나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그런데 농원은 잡곡식사를 끝낸 것이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혼자 잡곡을 먹고 있던 벨을 쫓습니다. 

쫓기던 벨을 피해 스윅이 풀숲을 헤치며 잡곡을 먹고 있는 농원의 뒤로 접근합니다. 

그리고 놀라운 일이! 스윅이 농원을 뒤에서 공격합니다. 

농원이 자신을 공격한 스윅을 쫓습니다. 

농원에게 쫓기던 스윅은 벨을 피해 다시 달아납니다. 

이 영상을 자세히 돌려보기 전까지는 벨이 농원을 공격한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니더군요. 스윅이라니...! 

공격받고 비록 청둥오리를 내쫓았지만 밥맛이 떨어진 건지 농원이 오리섬1로 떠나버립니다. 

농원이 떠나니 야일도, 농투까지도 따라 떠납니다. 

농투는 농원까지 감히 공격하는 청둥오리를 절대 혼자 상대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더 확인했겠지요. 

다시 청둥오리의 잡곡 식사 시간이 시작됩니다. 

농원의 격렬한, 물 속 머리 담그기가 계속되고, 야일도 열심히 물 속에 머리를 담급니다. 

하지만 농투는 슬쩍슬쩍 머리를 담궈보는 것이 어찌... 흉내만 내는 듯하네요.

농원은 무더위도 무더위지만 청둥오리에게 깜짝 놀라서 더 열이 오른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어서 오리 세 식구는 오리섬1에 올라 깃털 고르기를 시작합니다. 

스윅은 계속 벨의 눈치를 보며 주위를 배회합니다. 

스윅은 잡곡에 관심 없는 척 물도 마셔보고...

겨우 기회를 포착해서 잡곡 먹기에 합류하는 스윅. 

청둥오리 자매의 잡곡 식사, 오리 세 식구의 깃털고르기를 지켜보다 우리는 자리를 떴습니다. 


이제 오리섬1에는 새로운 질서가 자리를 잡을 것 같습니다. 

오리 세 식구의 대장인 농원도 청둥오리를 결코 만만하게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잡곡을 두 번 이상 오가면서 먹을 엄두는 내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충분히 잡곡을 먹고 풀 등 물가의 먹이를 먹으러 가면 청둥오리 자매가 남은 잡곡을 먹는 식이 되리라 조심스레 예측해 봅니다. 

스윅의 농원에 대한 비겁한 공격은 어쩌면 

'우리에게도 잡곡을 좀 남겨줘!' ,'너희들은 이미 충분히 먹었으니, 이젠 우리가 먹을 차례야!' 하는 항의의 몸짓이 아니었나 싶네요. 


앞으로 오리 세 식구와 청둥오리 자매가 어떻게 공존할지 지켜보기로 하지요. 

아무래도 청둥오리 자매는 오리 세 식구의 불편한 이웃으로 자리잡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청둥오리 자매에게는 절대 잡곡을 따로 주지 않기로 결심합니다. 

오리 세 식구가 청둥오리 자매에게 잡곡을 남겨준다면 그것을 청둥오리 자매가 먹는 것은 막지 않겠지만 말이지요. 

 야생오리인 청둥오리들이 집오리들에 비하면 훨씬 야생에 적응할 능력이 뛰어나니까 스스로 충분히 먹이를 구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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