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 목련 동백의 시간은 가고

2020. 3. 26. 18:01동네에서 만난 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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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하얗게 찬란하던 이웃아파트의 매화꽃이 시들고 있습니다. 

우리 아파트의 목련도 벌써 집니다. 

바람이 목련 꽃을 떨어뜨립니다. 

목련의 시간이 너무 짧아 아쉬운 마음 마저 듭니다. 

오늘 저녁 비가 내리면 이 꽃들이 모두 떨어질 것만 같습니다. 

꼭 가짜 꽃처럼 반듯한 동백꽃이 아름답습니다. 

우리 아파트 동백꽃의 시간도 가고 있습니다. 

하나 둘 시들어 가네요. 

분홍 동백꽃이 먼저 시듭니다. 

분홍 동백꽃의 잎이 붉은 동백꽃의 잎보다 더 길쭉하네요. 

지는 동백꽃도 아름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린 시절 마당에 피었던 동백꽃이 불현듯 생각났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우리 가족이 이사를 간 후 그 동백나무는 많이 자랐을까요?

이 동백나무는 언뜻 보기에도 꼴이 말이 아닙니다. 

친구가 선운사 홑동백을 꺾꽂이해서 키운 것인데 아파트 베란다에서 키워서 꽃이 안 피나 싶어서 

수 년 전 우리 아파트 화단에 심었지만 해가 거듭되는 데도 단 한 번도 꽃을 피우지 않았습니다.

친구는 이 동백나무를 '숫동백'이라 부릅니다. 

동백나무에 암수가 있는 걸까요? 도대체 이 동백나무는 왜 꽃을 피우지 않는 걸까요?

살아남기에도 벅차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에는 힘이 드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어린 시절 제대로 자라지 못해서 제대로 된 어른이 되질 못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주변의 동백나무들이 너도나도 아름다운 꽃들을 피우는 동안 단 한 송이의 꽃도 피우지 못하는 동백나무가 안쓰럽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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