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6. 10. 16:09ㆍ동네밖 식물/추억의 식물
기온이 32도를 넘어가는 무더운 날이 어제에 이어 계속되고 있어 산책할 엄두를 못 내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사진첩을 뒤적이게 되네요.
2018년 9월초 제주에 볼 일을 보러 갔다가 찍은 식물사진 대부분을 포스팅하지 못했지요.
그래서 독특한 보라빛 꽃을 피우고 연한 녹색의 동글동글한 잎이 사랑스러운 이 식물을 소개하려 합니다.
자세히 보면 꽃가지가 아래부분이 길고 윗부분이 짧아지는 원추꽃차례입니다. 아직 미처 피지 못한 꽃봉오리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네요.
이 식물은 순비기나무입니다. 이름이 무척 낯설군요.
우리나라 중부이남의 바닷가 모래땅에서 자라는 관목이라고 합니다. 반드시 햇살이 좋은 땅이어야 한다구요.
이 순비기나무를 처음 만난 것은 제주도 성산 일출봉 근처 해안가였습니다.
순비기나무는 땅속 뿌리가 옆으로 퍼져나가면서 넓은 군락을 형성한다네요.
순비기나무를 2번째로 만난 곳은 제주의 함덕해수욕장에서였습니다.
키가 너무 작아서 나무인지조차 알아보지 못했는데, 최소 20cm에서 최대 80cm까지 자라는 키작은 나무였어요.
잎은 마주나고 잎이 거꾸로 선 달걀모양입니다.
함덕해수욕장 바닷가에 순비기나무가 거대한 군락을 형성했습니다.
바닷물이 닿아도 죽지 않는 내염성수목이라서 해안가 모래사장을 쉽게 점령해 버립니다.
추위에도 강해서 서울날씨도 견딜 수 있다고 해요. 그래서 정원에서 지피식물로 키운다고 하네요.
꽃은 7월부터 9월까지 핀다고 하는데, 이때가 9월초니까 꽃구경으로는 거의 끝자락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주의 에메랄드빛 바다와 제주 특유의 현무암, 그리고 순비기나무.
정말 아름답고 평온한 풍경입니다.
순비기나무의 보라빛 꽃이 눈에 잘 안 띱니다. 꽃은 거의 다 지고 열매가 익어가는 모양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