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7. 5. 12:44ㆍ동네에서 만난 식물/하천가
며느리배꼽의 열매가 남색빛을 띠었습니다.
벌써 녹색열매가 남색으로 변하는 때가 온 겁니다.
며느리배꼽을 그동안 며느리밑씻개와 혼동했습니다.
그러면 잎으로 며느리배꼽과 며느리밑씻개를 구분해보기로 합니다.
며느리배꼽의 잎은 며느리밑씻개잎과 마찬가지로 삼각형이지만, 며느리밑씻개의 잎은 모서리부분이 뽀족하게 좀 빠져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잎자루가 며느리배꼽은 잎이 배꼽 위치에 붙어 있지만
며느리밑씻개는 삼각형의 변 중앙이 오목하게 들어가 있는 부분에 붙습니다.
그리고 며느리배꼽의 경우, 줄기를 감싸는 턱잎, 탁엽초가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깔대기모양입니다.
하지만 며느리밑씻개는 탁엽초가 콩팥모양입니다.
며느리배꼽의 잎이 단풍이 들었습니다. 붉게 물든 잎이랑 탁엽초가 예쁘네요.
줄기에는 가시가 돋아 있습니다.
며느리밑씻개는 주로 농촌에서 살지만 며느리배꼽은 도시화된 농촌이나 후미진 도시에서 주로 발견된다고 합니다.
며느리배꼽은 건조한 곳에서도 살아남아 며느리밑씻개보다 생존력이 더 뛰어납니다.
따라서 도시천변에서는 며느리배꼽이 며느리밑씻개보다 훨씬 더 눈에 띠는 것이 당연하겠지요.
며느리배꼽의 꽃은 연녹색으로 여름부터 초가을까지 피고 열매를 맺는다고 합니다.
꽃은 연한 녹색빛이니 눈에 잘 띠지 않다가 이렇게 녹색열매가 남색빛으로 바뀌기 시작하는 시점이 되면
며느리배꼽의 존재감이 느껴집니다.
며느리배꼽의 덩굴은 2미터에서 3미터까지 뻗고 줄기에 가시가 돋아 있어 순식간에 풀밭을 들어가기 힘든 정글처럼 만들어 버립니다.
며느리배꼽의 덩굴이 뒤엉킨 곳에는 뱀도 살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식물을 악마의 꼬리를 닮은 풀이라고 불렀나 봅니다.
하지만 순전히 인간의 자기중심적인 판단이 들어간 이름이지요.
며느리배꼽과 며느리밑씻개는 모두, 야생의 자연과 경작된 땅의 경계에 살면서 황폐화된 땅은 덮어서 보호하는 임무를 수행한다고 합니다. 어쩌면 이들은 우리에게 여기서부터는 야생의 자연이니 더는 침범말라는 경고를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야생의 보초병같은 존재라고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