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둥오리들, 다시 만나 반갑구나

2020. 11. 10. 13:51동네하천에서 만난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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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개울의 다리 위에는 늘 사람들이 다리 아래를 내려보느라 북적입니다. 

대개는 밥달라고 조르는 잉어떼를 보느라 서 있는 거지요. 

요즘에는 잉어떼와 더불어 희뺨검둥오리들과 청둥오리 암컷도 사람들에게 먹이를 구하는 모습도 눈에 띱니다. 

무엇보다 제 눈길을 잡는 오리는 바로 이 청둥오리 암컷입니다. 

이 암컷 청둥오리는 흰뺨검둥오리들보다 더 다리 가까이 다가가서 밥을 달라고 조릅니다.

이 흰뺨검둥오리 커플도 사람들에게 먹이를 달라 조르고 싶지만 그래도 조금은 경계심을 갖는 것 같네요.

이 암컷 청둥오리는 외모로 판단하건대, 분명 에밀리 가계의 청둥오리로 보입니다. 

에밀리는 다른 야생오리들과 달리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먹이를 달라고 조르면서 생존에 성공한 야생 청둥오리 암컷이었습니다. 

(에밀리가 궁금하시면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썼던 '집오리 시리즈'를 참고하세요.)

에밀리는 벨의 어미였고, 벨은 어미보다 더 튼튼해 보였던 암컷 청둥오리였지요. 

그리고 사진 속 청둥오리는 벨의 손녀쯤 되지 않을까 싶네요. 

에밀리 자녀들의 아름다운 자태를 그대로 물려받았습니다. 

청둥오리 암컷이 잉어떼 근처에 머물면서 먹이를 구하려는 태도도 어쩌면 대대로 학습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흰뺨검둥오리들은 멀찌감치 머물러 있습니다. 

흰뺨검둥오리들은 우리 하천의 터오리임에도 청둥오리 암컷보다 더 인간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듯합니다. 

집오리들(농원, 농투, 농삼, 야일)이 살았던 곳에도 청둥오리들이 찾아왔습니다. 

그동안 이곳이 내내 비어 있어 마음이 쓸쓸했었지요.

수컷 청둥오리 한 마리와 암컷 청둥오리 두 마리입니다. 

이 청둥오리 암컷들도 에밀리의 후손으로 보입니다. 

이곳은 원래 벨과 그녀의 자매들이 함께 지내던 곳입니다. 

벨의 자녀들이 쌍개울 쪽으로 이주한 후에 이곳에서 청둥오리 만나기가 힘들어졌는데 다시 이곳에 돌아와줘서 너무 반갑습니다. 

하지만 에밀리가 주로 지내던 상류쪽까지는 그 모습을 보이질 않네요. 

아무튼 11월이 되니까 청둥오리들을 더 자주 만날 수 있어 행복합니다.

반갑다. 청둥오리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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