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6. 5. 09:40ㆍ곤충, 새, 작은 동물/곤충 & 거미
꽃이 만발한 곳에는 벌들이 모여들지요.
벌을 가만히 살펴보면 참 여러가지 벌들이 있구나, 싶네요.
어제는 산아래동네에 있는 다육이를 키우고 파는 집 마당에 들어갈 기회가 있었답니다.
대개 이 집은 문이 잠겨져 있는데,
어찌 문이 열려 있어서 들어가 본 거지요.
온갖 다육이들 햇살을 받으며 잘 자라 꽃을 활짝 피우고 있기도 했어요.
꽃이 얼마나 예쁜지 꽃이 이끌려 갔더니 벌이 있는 겁니다.
이 통통하고 털이 많은 귀여운 벌은 도대체 무얼까요?
언뜻 생각하면 이렇게 몸집이 크고 통통하고 털이 복슬거리며 귀엽게 생긴 벌은
다들 그냥 '호박벌'이다 생각하지요.
그런데 곤충도감을 살펴보면 벌목 꿀벌과에는 이런 식의 오동통한 벌이 여러 종류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호박벌, 어리호박벌, 뒤영벌, 삿포로 뒤영벌...
두산백과에서는 호박벌을 뒤영벌과로 분류해놓고 있기도 하구요,
그 하위 분류로 2속, 즉 뒤영벌속(Bombus), 떡벌속(Psithyrus)를 두고 21종을 구분하고 있다고 쓰여 있습니다.
하지만 진선에서 나온 책이나 위키피디아 등에서는 뒤영벌과 아니라 꿀벌과에 호박벌을 분류하고 있더라구요.
곤충 분류에 혼돈이 있는 것 같은데, 최근의 결론이 무엇인지 궁금하네요.
좀더 다른 책들을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무튼 사진 속의 벌을 살펴보면,
이 벌은 온몸이 검은털로 덮혀 있고
가슴 앞족의 가로띠, 제2배마디등판의 띠가 황색이고, 배뒤쪽마디띠는 흰색입니다.
크기는 대략 1.5센티미터 정도, 2센티머터는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사진 속 벌이 호박벌일까?해서 찾아보았습니다.
호박벌의 경우, 암컷은 온몸이 검은털로 덮혀 있는데 아래부분은 적갈색털로 덮혀 있다고 해요.
물론 수컷은 얼굴부터 온몸이 노란털로 덮혀 있다고 합니다.
(추측입니다만, 숫컷 호박벌이 온통 노란빛이라서 호박벌이란 이름이 붙질 않았나 싶네요.)
그렇다면 이 벌은 호박벌은 아니고 무슨 벌일까요?
삿포로 뒤영벌은 몸은 검은색이지만 아래로 갈수록 갈색이랍니다.
가운데 가슴 앞쪽의 가로띠와 제2배마디등판의 띠는 황색, 4, 5,6배마디의 띠는 활갈색이라고 해요.
그렇다면 삿포로 뒤영벌로 아니구요.
그럼 뒤영벌일까요?
농촌진흥청의 농업용어사전에서는 꿀벌과의 뒤영벌속에 속하는 벌이 세계적으로 무려 250종이랍니다.
화분매개곤충으로 이용하고 있데요.
가슴앞쪽과 배 제 2마디, 꼬리3마디는 황갈색이고, 꼬리는 암갈색이랍니다.
그렇다면 뒤영벌로 아니네요.
어리호박벌은 전체적으로 검은빛이고 날개로 흑자색으로 광택이 난다고 해요.
가슴 등판과 가운데 가슴 옆면이 황색빛이랍니다.
어리호박벌도 아니네요.
각각의 벌 크기를 보면,
호박벌은 최고 1.7-2.3센티미터, 어리호박벌은 2센티미터, 삿포로 뒤영벌은 1.5-1.7센티미터, 뒤영벌은 1.45센티미터라고 합니다.
어쨌거나
사진 속의 벌은 꿀벌과, 그 중에서도 뒤영벌속에 속하는 벌이 아닐까 싶습니다.
몸 전체 또는 띠의 색상이나 몸의 크기를 미루어 짐작할 때,
또 화분매개곤충으로 뒤영벌을 이용한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서 말이지요.